14살 천재 소녀, 소금 등짐에 암행어사 숨겨 포졸 따돌린 기막힌 반전!
소금 장수 딸 은소 이야기
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 충청도 어느 마을에 소금 장수 막쇠와 그의 외동딸 은소가 살았어.
막쇠 아저씨는 힘도 세고 말도 별로 없는 믿음직한 사람이었지. 한번 정한 값은 절대 안 바꾸고 약속은 꼭 지키는 멋진 분이었어.
은소는 눈만 또렷하고 맑은 똑똑한 아이였어. 한번 본 건 절대 잊지 않고, 들은 말은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기억했지. 책 조각을 주워 뜻을 짐작하고, 선비들 대화를 엿들어서 혼자 공부할 정도였어. 아빠가 아들로 태어났으면 좋겠냐고 물었을 때, 은소는 "아들이었으면 아빠 등짐 못 져드렸을 테니까 딸로 태어난 게 좋아요!"라고 말할 정도로 아빠를 아끼고 아빠의 일을 돕고 싶어 했지.
마을에서 두 고개만 넘으면 음내라는 곳이 있었는데, 거기에는 현감 오달문이라는 사람이 다스리고 있었어. 오달문은 배만 볼록 나오고 눈꺼풀이 두꺼운 탐관오리였지. 백성들이 굶어도 자기 배만 채우고, 세금은 계속 올렸어. 막쇠 아저씨도 세금 때문에 힘들었지.
어느 날, 막쇠 아저씨가 소금을 팔러 음내에 갔는데 포졸들이 세금을 두 배로 올렸다고 했어. 막쇠 아저씨는 쉰 양이나 되는 돈을 낼 수 없어서 빈 등짐을 지고 돌아왔지. 은소는 아빠 얼굴만 보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챘어.
마을에는 최노인이라는 훈장 할아버지가 살고 있었어. 최노인은 한양에서 벼슬을 했다는 소문도 있었지만, 마을 아이들에게 글을 가르치며 조용히 살고 있었지. 하지만 마을 규칙 때문에 여자아이인 은소는 서당에 갈 수 없었어. 은소는 서당 담 너머에서 최노인 할아버지의 목소리를 들으며 글을 배웠지.
어느 날, 최노인 할아버지가 담 너머에서 글을 외우는 은소를 보게 되었어. 은소가 처음 듣는 글을 틀리지 않고 외우는 것을 보고 최노인 할아버지는 은소의 총명함에 놀랐지. 그리고 은소에게 "사람의 가치는 태어남이 아니라 살아감에 있느니라."라는 중요한 말을 가르쳐 주었어. 그 후로 최노인 할아버지는 밤마다 은소에게 글을 가르쳐 주었지.
시간이 흘러 은소가 14살이 되던 해 가을, 음내에 암행어사가 내려온다는 소문이 돌았어. 오달문은 암행어사를 막기 위해 부하들에게 칼을 쓰되 증거를 남기지 말라고 명령했지.
그날 밤, 막쇠 아저씨와 은소는 이웃 마을에서 소금을 받아 돌아오는 길이었어. 길가 바위 뒤에서 신음 소리가 들려왔고, 바위 뒤에는 칼에 베인 남자가 쓰러져 있었어. 남자는 힘겹게 눈을 뜨며 "살려 주시오."라고 말했지. 막쇠 아저씨는 섣불리 나서지 않으려 했지만, 은소가 남자의 손목에 묶인 마패를 보고 깜짝 놀랐어. 마패는 암행어사의 증표였지!
은소는 아빠에게 마패를 봤다고 속삭였고, 막쇠 아저씨는 그제야 남자가 암행어사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 암행어사를 숨겨주면 자신들도 위험해질 수 있었지만, 은소는 아빠의 눈빛을 보고 아빠도 이 사람을 그냥 두고 갈 수 없다는 것을 알았지. 결국 부녀는 암행어사를 소금 자루 속에 숨겨 집으로 데려왔어.
집에 도착하자마자 포졸들이 길목을 지키고 있었지. 은소는 당황하지 않고 "소금이요, 소금! 이 소금 한 대박이면 겨울 김장은 걱정 없습니다!"라고 외치며 포졸들을 속였어. 포졸들이 등짐을 찔러보았지만 소금만 흘러나오자, 부녀는 무사히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지.
집에 돌아온 부녀는 암행어사 박종수를 치료해주었어. 박종수는 오달문이 보낸 자들에게 습격당한 것이었지. 박종수는 은소의 총명함에 놀랐고, 은소는 오달문의 비리를 밝히기 위해 최노인 할아버지가 준 증거 서류를 박종수에게 전달했어.
박종수는 사흘 뒤 한양에서 지원이 오면 오달문을 처벌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오달문은 포졸들을 풀어 마을을 뒤지기 시작했어. 은소는 박종수를 더 안전한 곳으로 옮기기 위해 최노인 할아버지의 도움을 받아 서당 마루 밑에 숨겨주었지.
사흘 후, 박종수는 막쇠 아저씨와 함께 밤길을 통해 강을 건너 다른 고을로 탈출했어. 은소는 포졸들을 따돌리기 위해 일부러 산 반대쪽으로 달려가 포졸들을 유인했지.
박종수는 한양으로 돌아가 오달문의 비리를 밝히고, 백성들에게 돌아갈 세금을 되찾아주었어. 은소의 기억력 덕분에 오달문과 그 뒤에 있던 좌의정 김상원까지 처벌받았지.
그 후, 은소는 임금님의 명으로 백성의 억울함을 듣는 관청에서 일하게 되었어. 처음에는 낮은 자리였지만, 은소의 뛰어난 기억력과 정직함으로 점점 높은 일을 맡게 되었지.
시간이 흘러 은소는 고향을 찾았어. 마을은 예전보다 훨씬 살기 좋아졌고, 사람들은 행복해 보였지. 은소는 아버지와 함께 된장찌개에 보리밥을 먹으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어.
은소의 이야기는 사람의 가치는 태어남이 아니라 살아감에 있다는 것을, 그리고 살아감은 스스로의 선택에서 온다는 것을 보여주는 아름다운 이야기로 지금까지도 전해지고 있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