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배 수행 끝! 스승의 가르침으로 '이것' 깨닫고 기쁨에 터져버린 사연 (ft.혜국스님)
중학생 눈높이로 풀어보는 스님의 수행 이야기
파도와 바닷물, 그리고 우리의 마음
- 파도 = 번뇌, 망상, 미운 마음, 원망하는 마음
- 바닷물 = 우리 마음 속 부처님
파도가 싫다고 파도를 없애려고 하면 바닷물까지 사라져 버려. 그러니까 미운 마음, 원망하는 마음을 없애려고 애쓰지 말고, 이 파도를 어떻게 바닷물로 만들까 고민해야 해.
그럼 어떻게 하냐고? 바람만 없애면 돼. 여기서 바람은 욕망, 무언가를 빨리 얻고 싶은 마음 같은 거야.
자기 망상, 그러니까 내가 만들어낸 생각들을 미워하지 말고 사랑해야 해. 그게 바로 너의 인생이고, 네가 소중하게 만들어온 너만의 이야기거든. 파도를 없애려고만 하면 수행은 절대 안 돼. 대신 바람을 잠재워서 파도를 바닷물로 만들 생각을 해야 해.
스님의 출가 이야기 (13살, 벼락 맞은 듯 출가하다!)
스님은 13살 때 중학교 시험에 1등을 못 해서 속상한 마음에 절에 갔어. 그때 절에 계시던 법장 스님이 스님을 해인사로 보내버렸지.
처음 절에 와서 제일 무서웠던 건 "집에 가라"는 말이었대. 왜 그랬을까?
어느 날, 스님이 장난으로 던진 칡넝쿨이 스님의 목에 걸리는 바람에 스님이 넘어져 다쳤어. 그때 스님은 엄청 맞았고, 어머니가 너무 보고 싶어서 집에 가고 싶었대. 하지만 지월 스님이라는 노스님이 맛있는 걸 주면서 다독여줘서 집에 가는 마음을 접었지.
지금 생각하면 전생에 절에서 살고 싶다는 소원을 많이 빌었나 봐. 65년이 넘는 시간 동안 수행하면서도 "다음 생에도 부처님 곁을 떠나지 않게 해주세요"라는 마음은 변함이 없다고 해.
예불 시간이 기다려지는 이유 (부처님 덕분에 내가 나를 알게 됐어요!)
스님은 65년 동안 출가했지만, 지금도 부처님께 예불하는 시간이 가장 좋다고 해. 왜냐하면...
- 부처님이 안 오셨다면 나는 나를 몰랐을 거야. 내가 나인지, 우주와 내가 하나인지 전혀 몰랐을 거라고.
- 모든 생명은 부처님이라는 말씀을 떠올릴 때마다, 부처님이 이 세상에 와주신 덕분에 수많은 사람들이 생각의 감옥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는 걸 느껴.
- 예불할 때 부처님께 절하는 게 아니라, 내 마음속 번뇌와 망상을 내려놓고 우주와 내가 하나라는 진리에 손을 올리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예불 시간이 기다려진대.
은사 스님, 일타 큰스님과의 인연 (자비와 공성은 양쪽 발과 같다!)
스님의 은사 스님이신 일타 큰스님은 자비로운 분이셨대. 어린 스님이 울적할 때 다정하게 다독여주셨지.
한번은 스님이 3년 결사를 마치고 해인사에 인사드리러 갔는데, 일타 스님이 "내가 3년 결사를 끝까지 한 번도 못 했는데, 네가 내 문지기 좀 해줄 수 있겠냐"고 부탁하셨어. 스님은 흔쾌히 하겠다고 했지.
그런데 스님이 문을 지키는 동안, 스님을 보러 온 신도들을 단호하게 돌려보냈어. 그러자 일타 스님이 "수행자라는 애가 어떻게 그렇게 표독스럽냐"며 밥을 안 드시는 거야. 스님은 신도들에게 전화해서 사과했고, 일타 스님은 "해국이(스님 이름)가 혼나고 환희심 나서 정진한대"라며 밥을 드셨지.
이 일을 통해 스님은 자비와 공성은 수행의 양쪽 발과 같다는 것을 깨달았어. 자비 없이 공성만 추구할 수는 없다는 거지.
성철 큰스님과의 만남 (땅에서 넘어진 자, 땅을 딛고 일어나라!)
성철 큰스님은 스님에게 무서운 분이셨대. 한번은 너무 더워서 공부가 안 되자, 스님들과 함께 옷을 다 벗고 산으로 올라가 통곡하며 공부가 왜 안 되는지 부처님께 하소연했지.
내려오는 길에 소변을 보러 갔다가 성철 큰스님을 만났는데, 옷도 안 입고 있는 모습을 보시고는 "너희들 뭐하는 놈들이냐"고 꾸짖으셨어. 스님들이 공부가 너무 안 된다고 하자, 성철 스님은 "땅에서 넘어진 자, 땅을 딛고 일어나라"고 말씀하셨대.
이 말은 화가 나면 그 자리에서 화를 풀고 일어나고, 모든 일이 안 되면 그 자리에서 다시 마음을 다잡고 일어나라는 뜻이었어. 이 가르침은 스님에게 큰 도움이 되었지.
또 성철 스님은 "지장 스님의 머리는 희고 회색 스님의 머리는 검다"는 법문을 하셨는데, 그때는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하고 졸다가 지나쳐 버린 것이 너무 아쉽다고 해. 그때 귀 기울여 들었어야 했는데 후회가 많이 남는다고.
화두와의 씨름 (벼락을 맞아도 놓치지 않을 자신 있나?)
스님은 처음에는 화두가 너무 어렵게 느껴져서 다른 경전을 외우기 시작했어. 그런데 성철 스님은 그걸 알아채고 "화두를 벼락을 맞아도 놓치지 않을 자신 있냐"고 물으셨지.
스님은 법화경이 좋다고 말씀드렸더니, 성철 스님은 세 가지 질문을 하셨어.
- 눈으로 보는 게 뭐냐? (눈으로 보는 게 아니라 마음으로 본다는 것을 깨닫게 하셨지.)
- 안도 아니고 바깥도 아닌 중간이 아닌 그것은 무엇이냐? (안과 밖이 나뉘지 않는 허공 같은 것을 물으신 거였어.)
- 그것이 어떤 소식이냐? (이 질문에는 스님이 답을 못 했지.)
결국 스님은 하루에 3,000배씩 10만 배를 하라는 명을 받았어. 처음에는 무릎이 까져서 아팠지만, 7만 배쯤 했을 때 부처님께 절하는 게 아니라 내 마음속 번뇌 망상이 내 본래 부처에게 절하는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지.
이 깨달음을 얻고 성철 스님께 달려가 "오늘부터 절을 새로 하겠습니다!"라고 말씀드렸더니, 성철 스님은 처음으로 스님을 보고 "뭐 먹고 싶냐"고 물으셨대.
연비 사건 (마음이 변할까 봐 두려워서...)
새로 시작한 10만 배가 끝날 무렵, 스님은 마음이 변할까 봐 두려웠어. 그래서 아무도 모르게 장경각에 불을 질러 연비(몸에 불을 붙여 수행하는 것)를 해버렸지.
나중에 성철 스님께 혼나셨지만, 스님은 그만큼 마음이 변할까 봐 두려웠던 거야.
고행과 수행 (고행은 나에게 필요했다!)
스님은 태백산 도솔암에서 2년 7개월 동안 생식과 장좌불와 같은 고행을 했어. 처음에는 졸음과 싸우느라 힘들었지만, 성철 스님도 똑같이 힘들었다는 것을 알고 용기를 얻었지.
스님은 생각이 많고 에너지가 밖으로 나가는 사람에게는 고행이 필요하다고 말해. 하지만 이미 수행을 잘하는 사람에게는 고행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지.
번뇌 망상을 사랑하라!
마지막으로 스님은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어.
번뇌 망상은 바깥에서 들어오는 불청객이 아니라, 내 안에 있는 내 과거의 발자국이고 내 잠재의식이라는 거야. 그걸 미워하지 말고 사랑해야 해.
파도가 번뇌라면, 바닷물은 우리 마음속 부처님이야. 파도를 없애려고 하지 말고, 바람(욕망)을 잠재워서 파도를 바닷물로 만드는 것이 수행이지.
번뇌 망상을 미워하고 싸우는 동안에는 절대 이길 수 없어. 대신 사랑으로 다스려야 해. 화두 수행은 바로 그런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과정이야.
간화선은 생각의 감옥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아주 좋은 방법이라고 스님은 말했어. 화두를 듣는 순간 앞이 막히는 것은 감정의 세계에서 막히는 것이지, 마음의 본래 부처 세계는 완전한 평화에 가 있는 시간이기 때문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