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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 황혼 재혼 실화, 72세 남자와 하룻밤 반전 비법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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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플스테이에서 처음 만난 72세 남자와 하룻밤, 그리고 충격적 반전! ㅣ실화사연ㅣ오디오북ㅣ인생사연 | 황혼 | 재혼 | 실버 | 노후사연 | 황혼연애 | 반전실화 | 오디오드라마

황혼정원

조회수 조회수 147.1K 좋아요 좋아요 4.1K 게시일 게시일

설명

반찬가게를 정리하고 무료한 나날을 보내던 70세의 선자 씨. 친구의 권유로 템플스테이에 참가한 그녀는 그곳에서 말수가 적은 한 남자, **정대현 씨(72세)**를 만나게 됩니다. 단 한 번의 밤이 두 사람의 인생을 바꾸어 놓았죠. ✔ 단 3일의 기적 🧡 이 이야기가 누군가의 황혼을 조금 더 따뜻하게 밝혀주길 바랍니다 🧡 구독과 좋아요는 다음 사랑 이야기의 씨앗이 됩니다! 지금, 누군가의 이야기가 당신의 하루에 작은 위로가 되어줄지도 모릅니다. 황혼정원 채널에서 진심 어린 사연과 함께 마음을 나눠보세요. 좋아요 와 구독, 알림 설정으로 재미, 위로, 감동의 순간을 놓치지 마세요. 📩 사연 제보 및 문의: selflw@naver.com 💌당신의 사연이 이 채널의 주인공이 되어 또 다른 누군가에게 힘이 될 수 있습니다. #절에서 #노년로맨스 #템플스테이사건 #감동실화 #70대사랑 #황혼연애 #봄은언제든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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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아래를 만져 주세요.

내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오다니 믿을 수 없었습니다.

어느새 그가 제 곁에 조용히 앉았고 주름진 손이 제 손 위에 살며이 내려앉았습니다.

말이 필요 없었어요.

70이라는 나이에 누군가의 체온의 가슴이 이토록 떨릴 줄은 몰랐거든요.

절 뒤편에 달빛 내린 평상에서 그 사람과 저는 처음으로 입을 맞췄습니다.

방 안에 들어와 조심스의 문을 닫고 서로의 옷깃을 천천히 풀어내며 우리는 다시 남자와 여자가 되었습니다.

오늘 여러분께 그날 밤 이후 제 인생을 완전히 바꿔 놓은 믿기 어려운 이야기 하나를 들려드리겠습니다.

과연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본격적인 이야기에 들어가기 전에 지금 아래 구독 버튼과 좋아요 그리고 알림 설정까지 눌러 주세요.

모두 무료입니다.

자, 그럼 이야기 시작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오선자라고 해요.

올해 이른살이고요.

평생 시장에서 반찬 가게를 해오다.

이제는 문을 닫게 됐어요.

40년 동안 해온 일이 없지만 임대료는 계속 올라가고 매출은 뚝뚝 떨어지니까 어쩔 수 없이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어요.

회벽 내시면 자동으로 눈이 떠져서 밑반찬 준비하러 부엌에 가다가 멈춰 서곤해요.

아, 이제 안 해도 되는구나 싶으면서도 뭔가 허전하고요.

남편이 10년 전에 먼저 가고 나서는 혼자 버텨왔거든요.

딸은 미국에 살고 있어서 1년에 전화 몇 번 아들하고는 명절 때나 얼굴 보는 정도예요.

집이 이렇게 조용한 줄 몰랐어요.

요즘엔 혼잣 말이 늘었어요.

말할 사람이 없으니까 자꾸 혼자 중얼거리게 되더라고요.

혼자 먹는 밥은 정말 맛이 없어요.

그냥 라면이나 끓여 먹고 대충 때우고 있어요.

그런데 며칠 전에 친구 김이녹이가 찾아왔어요.

이녹이는 저하고 동갑인 이른살인데 40년지기 친구거든요.

가게 문 닫고 나서 연락도 안 된다고 걱정됐다면서요.

그러더니 갑자기 절에 가자고 하는 거예요.

템플스테이라고 절에서 2박 3일 지내는 프로그램이 있다면서요.

처음엔 거절했어요.

절 같은 데는 죽기 전에나 가는 곳이라고 생각했거든요.

나 같은 죄인이 절에 가서 뭘 해? 평생 장사하면서 얼마나 많은 거짓말을 했는데.

그렇게 말했더니이가 버럭 소리 치더라고요.

무슨 죄인이야? 네가 언제 나쁜 짓했어? 평생 성실하게 살았잖아.

그 말 듣고 보니까 정말 그래요.

나는 평생 성실하게 살았어요.

남한테 피해 준 것도 없고 내 일 열심히 하면서 살았는데 왜 자꾸 미안해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어요.

이가 계속 권하더라고요.

지금 이렇게 집에만 박혀 있으면 더 우울해져.

그냥 공기라도 바꿔 보자.

하긴 요즘 너무 답답하긴 해요.

매일 똑같은 하루의 반복이고 할 일도 없고요.

명상도 하고 스님 말씀도 듣고 산책도 한다고 해요.

그리고 밥도 맛있게 해 준다니까 솔깃하더라고요.

그래도 나 같은 사람이 가서 괜찮을까? 그랬더니 이노기가 괜찮다고 해요.

처음 하는 사람들 위한 프로그램이래요.

그냥 편한 마음으로 가면 된다고 하더라고요.

고민하다가 결국 가기로 했어요.

그래 뭐 어때? 이렇게 집에만 있어 봤자 더 우울해지는 것 같으니까 그냥 한번가 보자.

사실 기대보다는 걱정이 더 많아요.

그런데 뭔가 변화가 필요한 것 같아요.

그래서 용기에서가 보기로 했어요.

이녹이랑 함께 절에 도착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와 있더라고요.

젊은 사람들만 올 줄 알았는데 저희 또래도 꽤 되고 해서 다행이었어요.

편성을 한다고 해서네 명씩 한 조가 되어서 함께 활동한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이노기하고 같은 조가 될 줄 알았는데 웬걸 다른 조로 배정됐어요.

좀 당황했죠.

제가 배정받은 조회는 저 말고도 세 분이 더 계셨어요.

그중에 저보다 조금 나이가 많아 보이는 남자 어르신이 계셨는데 그분이 바로 정대현이라는 분이었어요.

이른 두 살이라고 하시더라고요.

처신상이 참 독특했어요.

키가 크시고 말수가 진짜 적으시더라고요.

자기 소개 시간에도 정대현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딱 그 한 마디만 하시고 끝이에요.

다른 분들은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데 이분만 정말 간단하게 하시더라고요.

예불 시간이 됐어요.

스님이 불경 있는 법을 알려 주시는데 솔직히 저는 하나도 모르겠더라고요.

그런데 정대현 씨는 묵묵히 따라하시더라고요.

목소리도 안 들리고 그냥 입만 조금씩 움직이시는데 뭔가 진지해 보였어요.

저는 좀 답답했어요.

이렇게 조용한 분이랑 이박삼위를 어떻게 지내나 싶어서요.

그래서 용기에서 말을 걸어봤어요.

정대현 씨, 전에도 절에 와 보신 적 있으세요? 처음입니다.

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럼 왜 오게 되셨어요? 물어봤더니 잠깐 생각하시더니 그냥 마음이 답답해서요.

라고 하시더라고요.

그 말을 들으니까 뭔가 통하는게 있는 것 같았어요.

저도 똑같은 이유로 온 거거든요.

오후에는 명상 시간이 있었어요.

스님이 호흡에 집중하라고 하시는데 저는 자꾸 딴 생각이 나더라고요.

그런데 옆에서 정대현 씨가 정말 집중하고 계시는 것 같았어요.

춤소리조차 조용하고 미동도 안 하시더라고요.

저녁 먹고 난 뒤에 자유 시간이 있었어요.

저는 마당에 나와서 앉아 있었어요.

공기도 좋고 별도 많이 보이더라고요.

그런데 정대현 씨도 나와 계시는 거예요.

정대현 씨는 평소에 뭐 하셨어요? 물어봤더니 경찰이었습니다.

라고 하시더라고요.

아, 그래서 말수가 적고 차분하신 거구나 싶었어요.

은퇴하신지 오래 되셨어요? 3년 됐습니다.

그런데 이상했어요.

말은 별로 안 하시는데 불편하지가 않더라고요.

오히려 뭔가 안정감이 있었어요.

옆에 있어도 부담스럽지 않고 편안했어요.

내일은 뭘 하는지 아세요? 산책도 하고 차담 시간도 있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잠깐 머뭇거리시더니 선자 씨는 괜찮으신가요? 여기 와서 갑자기 그런 질문을 하시더라고요.

그 질문에 뭔가 마음이 따뜻해졌어요.

별로 말은 안 하시지만 관심은 있으시구나 싶어서요.

네, 생각보다 괜찮아요.

저도 나쁘지 않습니다.

그렇게 대답하시고 또 조용해지셨어요.

그날 밤 잠자리에 누워서 생각해 봤어요.

정대현이라는 분이 참 신기하다고요.

말은 별로 안 하시는데 뭔가 믿음직스럽고 어쩐지 믿음이 간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둘째 날 아침이에요.

새 소리에 눈을 떴는데 참 오랜만에 편안하게 잠들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도시에서는 매일 차소리 사람 소리에 잠들었는데 여기는 정말 조용하고 평화로웠어요.

아침 예불 시간에도 정대현 씨와 마주쳤어요.

어제보다는 조금 더 자연스럽게 인사를 나누게 되더라고요.

잘 주무셨어요? 네.

선자 씨도 잘 주무셨나 봐요.

짧은 대화지만 뭔가 어색함이 조금씩 풀리는 느낌이었어요.

오늘은 함께 산책을 하는 시간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절 뒤편으로 올라가는 산길이 있는데 조별로 함께 걸으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거래요.

정대현 씨와 저 다른 두 분이 함께 걸었어요.

잔길이 생각보다 가파르더라고요.

저는 좀 숨이 차서 중간중간 쉬어가면서 걸었는데 정대현 씨가 자연스럽게 제 속도에 맞춰 주시더라고요.

괜찮으세요? 천천히 가도 됩니다.

그런 말씀을 해 주시니까 마음이 편했어요.

다른 두 분은 앞서 올라가시고 저희 둘만 뒤에서 천천히 걸었어요.

정대현 씨, 경찰일 하실 때 힘들지 않으셨어요? 그랬더니 잠깐 생각하시더니 힘들긴 했죠.

그런데 보람도 있었어요.

지금은 어떠세요? 은퇴하고 나서 뭘 하고 계세요? 물어봤더니 표정이 조금 어두워지시더라고요.

별로 하는 일이 없어요.

아내가 3년 전에 먼저 갔거든요.

그 뒤로는 그냥 하루하루 보내고 있어요.

그 말을 들으니까 마음이 짠하더라고요.

저도 비슷한 처지니까 더 그랬나 봐요.

저도 그래요.

남편이 10년 전에 갔는데 요즘엔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도 모르겠어요.

특히 가게 문 닫고 나서는 더 그래요.

정대현 씨가 저를 돌아보시더니 그러셨구나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리고 잠깐 침묵이 흘렀어요.

그런데 그 침묵이 어색하지 않았어요.

저로의 아픔을 이해하는 그런 침묵 같았어요.

잔 중턱에 작은 정자가 하나 있었어요.

거기서 잠깐 쉬어가자고 하셔서 앉았어요.

절 아래가 한 눈에 보이더라고요.

경치가 참 좋네요.

그러게요.

이런 걸 보니까 마음이 좀 편해지는 것 같아요.

정대현 씨, 혹시 외로우세요? 갑자기 그런 질문을 했어요.

왜 그런 말이 나왔는지 저도 모르겠더라고요.

정대현 씨가 잠깐 놀라신 것 같더니 외롭죠, 많이요?라고 라고 솔직하게 대답하시더라고요.

저도 외로워요.

너무 외로워서 가끔 미칠 것 같을 때가 있어요.

혼자 밥 먹을 때, 혼자 잠들 때 이렇게 살아야 하나 싶을 때가 많아요.

그렇게 말하니까 눈물이 날 것 같더라고요.

정대현 씨가 조용히 말씀하시더라고요.

저는 매일 같은 시간에 일어나서 같은 자리에서 혼자 밥 먹어요.

아내가 늘 안 뜬 자리는 비워 두고요.

그런데 그 빈 자리가 점점 더 크게 느껴져요.

그 말을 들으니까 정말 마음이 아팠어요.

저도 똑같거든요.

남편이 앉던 자리를 비워두고 혼자 먹는 밥맛이 얼마나 없는지 혼자 먹는 밥은 꼭 종이 씹는 맛 같아요.

라고 했더니 정대현 씨가 고개를 끄덕이시더라고요.

오후에는 차담 시간이 있었어요.

스님이 직접 차를 끓여 주시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었어요.

다른 분들은 인생에 대한 깊은 얘기들을 하시는데 저는 별로 할 말이 없더라고요.

그런데 정대현 씨가 갑자기 말씀하시더라고요.

스님, 사람이 외로울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 질문에 스님이 웃으시면서 외로움을 부정하지 말고 받아들이세요.

그리고 그 외로움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을 찾으세요.

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날 저녁 또 마당에 나와 있었어요.

어제처럼 정대현 씨도 나오실까 싶어서 기다렸는데 정말 나오시더라고요.

또 만나게 되네요.

네.

여기가 참 좋아요.

달이 참 밝았어요.

정대현 씨가 조심스럽게 물어보시더라고요.

선자 씨, 지금 잠깐 나랑 바람 세러 갈래요? 그 말의 가슴이 조금 두근거렸어요.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네 좋아요라고 대답했어요.

정대현 씨와 함께 절 뒤편으로 천천히 걸어갔어요.

달빛이 정말 밝았어요.

도시에서는 볼 수 없는 환난 달빛이었어요.

게스트하우스 뒤편에 작은 평상이 하나 있더라고요.

여기 앉을까요? 정대현 씨가 말씀하시더라고요.

평상에 나란히 앉았어요.

처음엔 조금 떨어져서 앉았는데 밤기가 차가워서 자연스럽게 가까워지게 되더라고요.

손자 씨 추우시면 안으로 들어가시죠? 아니에요.

괜찮아요.

이런 밤공기 맡은지 오래됐어요.

한참 말없이 앉아 있었어요.

그런데 그 침묵이 전혀 어색하지 않더라고요.

오히려 편안했어요.

옆에 누군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느낌이었어요.

별들이 정말 많이 보이더라고요.

도시에서는 몇 개 안 보이던 별들이 여기서는 셀 수 없을만큼 많았어요.

선자 씨.

정대현 씨가 조용히 부르시더라고요.

네.

이 이 나이에 이런 말 하는게 우수울지도 모르지만 오늘 하루 정말 오랜만에 마음이 편했어요.

선자 씨와 얘기 나누면서요.

그 말을 들으니까 가슴이 따뜻해지더라고요.

저도 그래요.

정말 오랜만에 누군가와 진짜 대화를 한 것 같아요.

가족들하고도 이런 얘기는 안 하거든요.

그러게요.

가족들은 오히려 더 조심스러워요.

걱정 끼칠까 봐서요.

맞아요.

아픈 소리 하면 자식들이 걱정할까 봐서 항상 괜찮다고만 해요.

그러다 보니까 진짜 속마음을 털어 놓을 사람이 없더라고요.

정대현 씨가 고개를 끄덕이시면서 저도 그래요.

혼자 견디는게 익숙해졌어요.

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때 정대현 씨가 조심스럽게 손을 뻗으시더라고요.

제 손 옆에 살짝 올려 놓으시는 거예요.

저도 모르게 그 손을 가만히 덮었어요.

따뜻하더라고요.

정말 오랜만에 느끼는 사람의 온기였어요.

이 나이에 누가 내 손을 이렇게 따뜻하게 잡아 줄 줄 몰랐어요? 정대현 씨가 속삭이듯이 말씀하시더라고요.

그 말에 눈물이 날 뻔했어요.

저도 똑같은 마음이었거든요.

저도 그래요.

남편간 뒤로 누군가 제 손을 잡아 준 적이 없었어요.

한참을 그렇게 앉아 있었어요.

손을 잡고 말없이 저로의 체온을 느끼면서요.

그런데 어느 순간 정대현 씨가 일어나시더라고요.

손자 씨 저희 방으로 갈까요? 그 말에 가슴이 뛰었어요.

무슨 뜻인지 알 것 같았거든요.

네.

짧게 대답했어요.

그리고 함께 일어나서 게스트 하우스 쪽으로 걸어갔어요.

정대현 씨 방 앞에서 멈춰섰어요.

들어오실래요? 조심스럽게 물어보시더라고요.

방안은 조용했어요.

정대현 씨가 차를 끓여 주셨어요.

손이 조금 떨리시는게 보이더라고요.

저도 떨렸어요.

이런 감정을 느끼는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더라고요.

마치 처음 연애하는 소녀 같은 기분이었어요.

차를 마시면서 서로를 바라봤어요.

정대현 씨가 조용히 말씀하시더라고요.

선자 씨, 저 지금 너무 떨려요.

이런 마음 갖는게 맞는 건지 모르겠어요.

저도 똑같아요.

그런데 잘못된 것 같지는 않아요.

정대현 씨가 천천히 일어나서 제 옆으로 오시더라고요.

그리고 조심스럽게 제 얼굴을 바라보시더라고요.

선자 씨.

네.

지금 괜찮으신가요? 저는 고개를 끄덕였어요.

주름진 손끝이 서로의 옷깃을 풀어 갔어요.

급하지 않게 정말 천천히 어색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자연스러웠어요.

마치 오래 전부터 알고지는 사이처럼요.

몸과 마음이 겹쳐지는 순간 저는 속으로 생각했어요.

다시 여자가 되는 기분이란게 있다면 아마 지금이겠지.

그날 밤은 정말 따뜻했어요.

서로를 안고 있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속삭였어요.

어린 시절 얘기도 하고 젊었을 때 꿈 얘기도 하고요.

밤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다는 걸 다시 알게 됐어요.

아침이 밝기 전에 눈이 떠졌어요.

정대현 씨의 품에서 깨어났는데 참 신기한 기분이더라고요.

몇 년 만에 이렇게 편안하게 잠들었나 싶었어요.

정대현 씨는 아직 주무시고 계셨어요.

잠든 얼굴을 보니까 어제 밤이 꿈이 아니었구나 싶더라고요.

창 밖으로 새 소리가 들려왔어요.

정말 맑고 아름다운 새 소리였어요.

도시에서는들을 수 없는 그런 소리요.

그 소리를 들으면서 가만히 누워 있었어요.

정대현 씨의 체온을 느끼면서요.

이런 아침이 있다는 걸 입고 살았네요.

정대현 씨가 살며이 눈을 드시더라고요.

그리고 저를 보면서 조용히 웃으시는 거예요.

깨셨어요? 네.

조금 전에 깼어요.

잘 주무셨나요? 네.

정말 오랜만에 푹 찼어요.

이런 새벽이 다시 오긴 하네요.

정대현 씨가 새 소리를 들으면서 중얼거리듯 말씀하시더라고요.

그 말이 참 마음에 와닿더라고요.

정말 그래요.

이런 평화로운 새벽이 다시 올 수 있구나 싶었어요.

정대현 씨 후회하세요.

갑자기 그런 질문을 했어요.

왜 그런 말이 나왔는지 저도 모르겠지만 문득 궁금했어요.

정대현 씨가 잠깐 생각하시더니 아니요.

전혀요.

선자 씨는요? 저도 안 해요.

오히려 고마워요.

한참을 말없이 서로를 바라봤어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그런 감정들이 있더라고요.

고맙다는 말로도 부족하고 사랑한다는 말로도 부족한 그런 마음이요.

그냥 서로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했어요.

손자 씨, 오늘이 마지막 날이네요.

정대현 씨가 아쉬워하시면서 말씀하시더라고요.

그러고 보니까 정말 그렇더라고요.

내일이면 각자 집으로 돌아가야 해요.

갑자기 가슴이 허전해지더라고요.

시간이 너무 빨라요.

어제 온 것 같은데 벌써 마지막이라니.

저도 그래요.

이런 시간이 계속됐으면 좋겠어요.

정대현 씨가 제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더라고요.

그 손길이 참 따뜻했어요.

저서히 일어날 시간이 됐어요.

다른 분들이 일어나기 전에 각자 방으로 돌아가야 했거든요.

정대현 씨가 천천히 일어나시면서 옷을 입으시더라고요.

저도 옷을 정리했어요.

어색할 줄 알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더라고요.

선자 씨 정대현 씨가 문 앞에서 저를 불러 주시더라고요.

네.

어젯밤 정말 고마웠어요.

이런 마음 느낄 수 있게 해 주셔서.

그 말에 눈물이 날 뻔했어요.

저야말로 고마워요.

정말로요.

정대현 씨가 주머니에서 작은 종이를 꺼내시더라고요.

그리고 그걸 제 손에 쥐어 주시더라고요.

나중에 보세요.

이게 뭐예요? 그냥 제 마음이에요.

아침 예불 시간에 만났을 때는 평소처럼 자연스럽게 인사를 나눴어요.

다른 사람들은 전혀 눈치 못 채는 것 같더라고요.

그런데 서로의 눈빛만 봐도 어젯밤의 일들이 생각나더라고요.

은밀한 비밀을 공유하는 그런 기분이었어요.

공양 시간에도 마찬가지였어요.

말은 별로 안 했지만 가끔 눈이 마주칠 때마다 미소를 지었어요.

그 미소 속에 모든게 담겨 있는 것 같았어요.

고마움도 그리움도 아쉬움도요.

오늘은 소감을 나누는 시간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템플 스테이를 마무리하면서 각자 느낀 점을 이야기하는 시간이래요.

벌써부터 가슴이 아팠어요.

이제 정말 헤어져야 한다는 생각이 드니까요.

다른 분들은 명상의 의미라든지 마음의 평안에 대해서 이야기하시더라고요.

저는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2, 3일 동안 정말 많은 일이 있었는데 그걸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 정대현 씨도 별 말씀을 안 하시더라고요.

그냥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라고만 하시고 끝내시더라고요.

저도 비슷하게 마음이 편해졌어요.

라고만 했어요.

진짜 하고 싶은 말은 너무 많았지만 그 자리에서는 할 수가 없었어요.

조감 나누기가 끝나고 나서 짐을 챙기는 시간이 됐어요.

정말 떠날 시간이 다가오고 있더라고요.

정대현 씨는 어디 계실까? 마지막으로 인사라도 드려야 하는데 싶었어요.

짐을 다 챙기고 절구로 나왔어요.

버스가 기다리고 있더라고요.

사람들이 하나 둘씩 모여들고 있었는데 정대현 씨가 보이지 않더라고요.

어디 계실까 싶어서 둘이 번거렸어요.

이녹이가 제파를 잡으면서 선자야 빨리 와 버스 떠난다고 한다.

라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정대현 씨를 못 봤거든요.

잠깐만 인사드려야 할 분이 있어.

누구? 아, 그 조용한 아저씨.

응.

정대현 씨.

에이, 나중에 연락하면 되지.

버스 기사님이 기다리고 계시잖아.

이가 이녹이가 자꾸 제촉하더라고요.

다른 사람들도 다 버스에 올라탔어요.

저만 밖에서 있는 상황이었어요.

그때 정대현 씨가 멀리서 뛰어오시는게 보였어요.

손에 뭔가 들고 계시더라고요.

선자 씨.

제 이름을 부르시면서 오시는데 가슴이 뛰더라고요.

드디어 만났구나 싶어서요.

정대현 씨, 어디 계셨어요? 찾았어요.

미안해요.

스님께 인사드리느라 이거 드리려고 했어요.

정대현 씨가 작은 봉투를 제 손에 쥐어 주시더라고요.

이게 뭐예요? 나중에 보세요.

집에 가서.

버스 기사님이 경적을 울리더라고요.

정말 떠날 시간이 된 거예요.

선자 씨 버스 타세요.

네.

그런데 정대현 씨는 저는 다른 버스타요.

방향이 달라서요.

그 말을 들으니까 갑자기 가슴이 아파오더라고요.

다른 버스라니 그럼 지금 여기서 헤어지는 거예요.

이게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니까 말이 안 나오더라고요.

선자 씨 정대현 씨가 제 손을 잡으시더라고요.

이 3일 정말 고마웠어요.

제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시간이었어요.

저도 그래요.

정말 고마웠어요.

이노이가 버스에서 선자야 정말 가야 해.

라고 외치더라고요.

다른 승객들도 기다리고 있고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상황이었어요.

가야겠어요.

네.

가세요.

조심해서 가시고요.

정대현 씨가 제 손을 놓으시더라고요.

그 순간이 정말 아쉬웠어요.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연락처도 못 물어봤는데 그런데 벌써 이노이가 제팔을 잡아끌더라고요.

안녕히 가세요.

선자 씨도 안녕히 가세요.

그게 마지막 인사였어요.

버스 문이 다치고 있었거든요.

저는 급하게 버스에 올라탔어요.

그리고 참가 자리에 앉아서 밖을 봤어요.

정대현 씨가 거기서 계시더라고요.

손을 흔들고 계셨어요.

저도 창문을 두드리면서 손을 흔들었어요.

버스가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어요.

정대현 씨의 모습이 점점 작아지더라고요.

아, 아까 그분이구나.

꽤 멋진 분이네.

이녹이가 창밖을 보면서 말하더라고요.

응.

많이 친해졌나 봐.

아쉬워하는 거 보니까 그냥 좋은 분이었어.

버스가 산길을 내려가면서 절이 점점 멀어지더라고요.

정대현 씨도 이제 안 보여요.

가슴 한쪽이 허전해지더라고요.

이렇게 헤어지는게 맞나 싶기도 하고요.

선자야.

그런데 그분 연락처럼 물어봤어?이가 물어보더라고요.

아니 못 물어봤어.

아이고 왜 못 물어봐? 좋은 분이면 연락하고 지내면 되는데.

정말 그래요.

왜 연락처를 못 물어봤을까요? 집에 도착할 때까지 계속 아쉬웠어요.

정대현 씨는 지금 뭘 하고 계실까? 무사히 집에 도착하셨을까? 그런 생각들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더라고요.

집 앞에서 이노기와 헤어졌어요.

선자야, 좋은 시간 보냈지? 응.

고마워.

따라가자고 해줬어.

그런데 그분 생각 많이 나겠네.

이가 이가 웃으면서 말하더라고요.

저는 괜히 부끄러워서 에이 무슨 소리야라고 했어요.

혼자 집에 들어와서 짐을 풀었어요.

그때 정대현 씨가 주신 봉투가 생각나더라고요.

어디 덧더라? 가방을 뒤져봤는데 없더라고요.

혹시 떨어뜨린 건 아닐까 싶어서 가방을 다 뒤져봤는데도 없어요.

아, 버스에서 떨어뜨린 것 같아요.

이가 급하게 끌어당기면서 올라탔거든요.

그때 떨어진 것 같더라고요.

정대현 씨가 그렇게 정성스럽게 준 건데 가슴이 아팠어요.

그날 밤 잠자리에 누워서 생각해 봤어요.

정대현 씨 얼굴도 생각나고 함께 손 잡고 걸었던 것도 생각나고 그날 밤도 생각나고 정말 꿈 같은 3일이었어요.

그런데 이제 다시 못 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니까 너무 아쉬웠어요.

다시 돌아온 일상이에요.

예전처럼 식탁에 혼자 앉아서 밥을 먹고 있는데 어쩐지 음식 맛이 더 싱겁게 느껴지더라고요.

절에서 먹던 담백한 공양이 그리워지기도 하고 무엇보다 정대현 씨와 함께 앉아서 조용히 밥 먹던게 자꾸 생각나더라고요.

며칠이 지났는데도 계속 정대현 씨 생각이 나요.

특별한 일을 하는 것도 아닌데 문득문득 떠오르는 거예요.

마실 때도 TV 볼 때도 잠자리에 누워서도 그분의 따뜻한 손 조용한 목소리 그날 밤에 온기까지요.

이누기가 전화를 했어요.

선자야 어때? 절 갔다 온 후로 좀 달라진 것 같아? 뭐가 달라져? 표정이 좀 밝아진 것 같은데? 그 아저씨 덕분인가? 괜히 얼굴이 빨개지더라고요.

무슨 소리야? 그냥 공기 좋은데 갔다 와서 그런 거지.

에이, 솔직하게 말해 봐.

괜찮은 분이었지?이가 계속 물어보더라고요.

괜찮긴 했어.

조용하고 신사적이고.

그러게.

나도 보니까 괜찮던데 연락처럼 왜 안 물어봤어? 급하게 헤어져서 못 물어봤어.

아이고 그럼 어떻게 연락해? 절에 물어보면 되겠네.

그 말을 듣고 생각해 봤어요.

정말 절에 연락해 볼 수도 있겠더라고요.

그런데 개인 정보라서 안 알려 줄 수도 있고 망설려지더라고요.

일주일쯤 지났을 때 우편함에서 뭔가를 발견했어요.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에서 보낸 봉투였어요.

아, 사진을 보내 준다고 했었지 싶어서 얼른 열어봤어요.

정말 사진들이 들어 있더라고요.

단체 사진도 있고 활동하는 모습들도 있고 그런데 그중에 정대현 씨와 함께 찍힌 사진이 있더라고요.

잔책할 때 찍은 사진인 것 같았어요.

둘이 나란히 걸어가는 뒷모습이요.

그 사진을 보니까 가슴이 뛰더라고요.

사진 봉투 안에 편지 봉투가 하나 더 들어 있더라고요.

누가 보낸 건지 궁금해서 열어봤는데 정대현 씨 글씨더라고요.

손글씨로 정성스럽게 쓰신 편지였어요.

손이 떨려서 제대로 읽을 수가 없을 정도였어요.

선자씨께 안녕하세요.

편지 받으실지 모르겠지만 써봅니다.

그 3일이 제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시간이었어요.

선자씨 덕분에 오랜만에 마음이 따뜻해졌습니다.

특히 그날 밤은 제 인생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따뜻했던 시간일지도 모르겠어요.

정말 고맙습니다.

편지를 읽으면서 눈물이 났어요.

정대현 씨도 저와 같은 마음이셨구나 싶어서요.

그리고 마지막 문장이 더 감동적이었어요.

선자 씨가 그리워요.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만약이 편지를 받으시면 연락 주세요.

편지 아래쪽에 전화번호가 적혀 있더라고요.

정대현 씨 연락처였어요.

이렇게 다시 연락할 수 있게 되다니 너무 기뻤어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떨리기도 했어요.

전화를 해도 될까? 부담스러워하시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도 되고요.

하루 종일 고민했어요.

전화기 앞에 앉아서 번호를 누를까 말까 망설리고 그러다가 용기를 내서 전화를 걸었어요.

신호음이 울리는데 가슴이 터질 것 같더라고요.

여보세요? 정대현 씨 목소리였어요.

반가운 그 목소리를 다시 들으니까 너무 좋더라고요.

정대현 씨, 저 오선자예요.

아, 선자 씨, 정말 전화 주셨네요.

목소리에서 기쁨이 느껴지더라고요.

편지 잘 받았어요.

고마워요.

편지 무래하지 않았나요? 갑자기 보내서 아니에요.

정말 기뻤어요.

저도 연락하고 싶었거든요.

정말요?네 네, 정말이에요.

한참 동안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어요.

절에서 돌아온 후 어떻게 지냈는지 그때 생각은 안 나는지 서로 그리웠다는 이야기도 하고요.

전화 통화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지더라고요.

선자 씨 혹시 시간 되실 때 만날 수 있을까요? 정대현 씨가 조심스럽게 물어보시더라고요.

네, 좋아요.

저도 만나고 싶었어요.

그럼 이번 주말에 어떠세요? 좋아요.

전화를 끊고 나서 가슴이 뛰었어요.

다시 만날 수 있다니 정말 기뻤어요.

그동안 허전했던 마음이 조금씩 채워지는 느낌이었어요.

절에서의 그 3일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었던 것 같아요.

주말이 됐어요.

정대현 씨와 만나기로 한 날이에요.

아침부터 무엇을 입을지 고민하면서 옷장 앞에서 한참을서 있었어요.

이런 마음이 드는게 얼마만인지.

마치 첫 데이트를 앞둔 소녀 같은 기분이더라고요.

만나기로 한 곳은 시내 공원이었어요.

조용하고 산책하기 좋은 곳이라고 정대현 씨가 제안하셨거든요.

약속 시간보다 일찍 도착했는데 벌써 정대현 씨가 와 계시더라고요.

벤치에 앉아서 기다리고 계셨어요.

정대현 씨 멀리서 부르니까 일어나시면서 손을 흔드시더라고요.

가까이 가니까 절에서 봤을 때보다 더 반가웠어요.

일찍 오셨네요.

오랜만이에요.

정말 오랜만이에요.

저로 얼굴을 보니까 처음엔 좀 어색했어요.

절에서는 자연스러웠는데 이렇게 일상으로 돌아와서 만나니까 다른 느낌이더라고요.

어떻게 지내셨어요? 그냥저냥요.

선자 씨는요? 저도 비슷해요.

공원을 천천히 걸으면서 이야기를 나눴어요.

절에서 돌아온 후 어떻게 지냈는지 그때 생각은 어땠는지 처음엔 조심스럽게 이야기하다가 점점 편해지더라고요.

역시 정대현 씨는 말이 많지 않으셨지만 들어 주시는게 참 좋았어요.

선자 씨 혹시 후회하세요? 그때 이를요? 갑자기 그런 질문을 하시더라고요.

무슨 소리예요? 전혀 안 해요.

정대현 씨는요? 저도 안 해요.

오히려 감사해요.

그 말을 들으니까 마음이 편해지더라고요.

벤치에 앉아서 잠깐 쉬었어요.

선자 씨, 사실 저 편지 보내고 나서 계속 걱정했어요.

혹시 부담스러워 하실까 봐서요? 그런 걱정 안 하셔도 되는데요.

저도 연락하고 싶었어요.

정말요? 네, 정말이에요.

그런데 연락처를 몰라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저도 그랬어요.

그래서 절에 부탁해서 편지를 보냈어요.

아, 그래서 템플스테이 편지와 함께 온 거구나 싶었어요.

점심 시간이 돼서 근처 작은 식당에서 함께 밥을 먹었어요.

정말 오랜만에 누군가와 마주 앉아서 먹는 밥이었어요.

혼자 먹을 때와는 완전히 다른 맛이더라고요.

밥이 맛있네요.

그러게요.

같이 먹으니까 더 맛있는 것 같아요.

식사를 마치고 나서 정대현 씨가 제안하시더라고요.

선자 씨 혹시 시간 되시면 그 절에 다시가 볼까요? 절래요? 네.

우리가 처음 만난 곳이잖아요.

가보고 싶어요.

좋은 생각이라고 생각했어요.

정말 그곳에서 다시 만나고 싶었거든요.

좋아요.

언제 갈까요? 다음 주는 어떠세요? 네.

좋아요.

그날 오후를 함께 보내면서 정말 많은 이야기를 했어요.

어린 시절 이야기, 젊었을 때 꿈 이야기, 가족 이야기.

절에서는 못 했던 이야기들을 나눴어요.

정대현 씨는 정말 좋은 분이셨어요.

말은 많지 않으시지만 진심이 느껴지는 그런 분이요.

손자 씨, 오늘 정말 즐거웠어요.

헤어질 때 정대현 씨가 말씀하시더라고요.

저도 그래요.

오랜만에 이렇게 좋은 시간 보냈어요.

그럼 다음 주에 절에서 만나요.

네.

그렇게 해요.

집에 돌아오는 길에 마음이 정말 가벼웠어요.

이런 기분이 드는게 얼마만인지.

정대현 씨와 함께 있으면 외롭지 않더라고요.

혼자가 아니라는 느낌이 들어서 좋았어요.

그 주 내내 절에 가는 날을 기다렸어요.

정대현 씨도 기다리고 계실까 싶어서요.

벌써부터 설레더라고요.

우리가 함께 걸었던 산길, 함께 앉았던 평상, 그 모든 곳들을 다시 보고 싶었어요.

드디어 약속한 날이 됐어요.

절에 도착했는데 정대현 씨가 먼저 와 계시더라고요.

그것도 우리가 그때 앉았던 평상에요.

마치 그날 밤을 기다리고 계신 것 같았어요.

선자 씨.

정대현 씨가 일어나시면서 말씀하시더라고요.

혹시이 평상으로 오실 것 같아서 여기서 기다리고 있었어요? 그 말을 들으니까 가슴이 뛰더라고요.

저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계셨구나 싶어서요.

여기 앉아요.

정대현 씨가 평상을 가리키시더라고요.

저는 말없이 그 옆에 앉았어요.

그날 밤처럼 조용히.

그리고 정대현 씨의 손이 제 손 위에 살며씩 올려지더라고요.

따뜻했어요.

그 이후로 정대현 씨와 자주 만나게 됐어요.

서로의 도시를 오가면서 차도 마시고 산책도 하고 이런 관계가 될 줄은 몰랐어요.

처음엔 그냥 좋은 분이구나 싶었는데 만날수록 더 편해지고 더 그리워지더라고요.

어느 날 정대현 씨가 제안하시더라고요.

선자 씨, 저희 관계를 좀 더 진지하게 생각해 봐도 될까요? 진지하게요? 네.

그냥 가끔 만나는 사이가 아니라 서로에게 의미 있는 사람이 되는 거요.

그 말을 들으니까 가슴이 뛰었어요.

저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거든요.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어요.

정말요? 네.

정대현 씨와 함께 있으면 정말 편해요.

외롭지도 않고요.

그런데 손자 씨, 자녀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실까요? 정대현 씨가 걱정스럽게 물어보시더라고요.

그러고 보니까 정말 그렇더라고요.

아이들한테 어떻게 말해야 할까요?이 나이에 누군가와 만나고 있다고 하면 뭐라고 할까요? 일단 얘기해 볼게요.

정대현 씨도 따임한테 말씀해 보세요.

네.

그렇게 해요.

그런데 선자 씨 반대하시면 어떻게 하죠? 글쎄요.

그래도 우리 마음은 변하지 않을 거예요.

먼저 아들한테 전화를 했어요.

며칠 고민하다가 용기를 냈거든요.

아들아, 엄마가 할 얘기가 있어.

무슨 일이에요? 엄마가 요즘 좋은 분을 만나고 있어.

한참 침묵이 흘렀어요.

엄마, 무슨 말씀이세요? 템플스테이에서 만난 분인데 정말 좋은 분이야.

나보다 조금 나이가 많으시고 전에 경찰리 하셨던 분이야.

엄마가 연애를 하신다는 거예요.

그렇게 직접적으로 말하니까 부끄럽더라고요.

연애라고 하기엔 그냥 서로 의지하고 지내는 사이야.

엄마 괜찮으세요? 혹시 사기꾼이거나 아니야.

그런 분이 아니야.

정말 신사적이고 좋은 분이야.

아들이 잠깐 생각하더니 말하더라고요.

엄마가 외로우셨구나.

미안해요.

더 자주 연락드릴 걸 그랬어요.

그런게 아니야.

너도 바쁜 거 아니까.

그분 진짜 괜찮은 분이에요? 응.

정말 좋은 분이야.

그럼 한번 뵙고 싶어요.

언제 시간 되실 때 같이 식사라도 해요.

아들이 그렇게 말해 주니까 정말 고마웠어요.

반대할 줄 알았는데 이해해 주려고 하더라고요.

미국에 있는 딸한테도 전화했어요.

시차 때문에 밤 늦게 전화했거든요.

따라깨웠나? 아니에요.

엄마 무슨 일이에요? 엄마가 요즘 좋은 분을 만나고 있어.

딸이 깜짝 놀라더라고요.

엄마 정말요? 어떤 분이세요? 딸은 아들보다 더 관심을 보이더라고요.

자세히 설명해 주니까.

엄마 정말 다행이에요.

엄마가 너무 외로워하실까 봐 걱정했거든요.

반대 안 해.

왜 반대해요? 엄마도 행복하실 권리 있어요.

그분이 엄마를 잘 대해 드리면 되는 거죠.

딸의 말을 듣고 눈물이 났어요.

이렇게 이해해 줄 줄 몰랐거든요.

정대현 씨도 따님께 말씀드렸대요.

처음엔 걱정하시더니 아버지가 행복해 하시는 모습을 보고 찬송해 주셨다고 하더라고요.

딸이 좋아하더라고요.

아버지 얼굴이 많이 밝아지셨다고.

그렇게 가족들의 축복을 받고 나니까 더 당당해졌어요.

숨길 일도 아니고 잘못된 일도 아니니까요.

이 나이에도 누군가를 만나고 사랑할 수 있다는게 신기하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했어요.

어느 날 정대현 씨가 물어보시더라고요.

선자 씨 그날 밤 나는 어땠어요? 갑자기 왜 그런 질문을 하시나 싶었어요.

무슨 뜻이에요? 그냥 궁금해서요.

저 같은 사람이 손자 씨한테 어떻게 느껴졌나 해서요.

정대현 씨, 저는 잠깐 생각해 보고 대답했어요.

솔직히 말하면 정말 오랜만에 여자로 느껴졌어요.

그리고 살아 있다는 느낌도 들었고요.

정대현 씨는 어떠셨어요? 정대현 씨가 웃으면서 대답하시더라고요.

살면서 처음으로 내가 살아 있다고 느꼈어요.

아내를 잃고 나서 그냥 하루하루 버티면서 살았는데 선자씨를 만나고 나서는 진짜로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 말을 들으니까 가슴이 따뜻해졌어요.

저도 똑같은 마음이었거든요.

저도 그래요.

가게 문 닫고 나서 정말 무료는 매일매일이 기다려져요.

정대현 씨를 만날 생각을 하면요.

고마워요.

선자 씨.

저를 다시 살아가게 해 주셔서.

저야말로 고마워요.

이런 마음을 다시 느낄 수 있게 해 주셨어.

그날 저녁 정대현 씨와 함께 저녁을 먹으면서 생각했어요.

인생이 참 신기하다고요.

이른살이 넘어서 이런 사람을 만날 줄 누가 알았겠어요? 정말 감사한 일이에요.

몇 달이 지났어요.

정대현 씨와 저는 이제 정말 가까운 사이가 됐어요.

일주일에 두세 번은 만나고 전화도 매일하고 이런 일상이 있다는게 정말 신기해요.

이른살 넘어서 이런 설렘과 기다림이 있을 줄 누가 알았겠어요? 오늘은 정대현 씨와 함께 다시 그 저를 찾았어요.

우리가 처음 만났던 곳이니까 가끔 가보고 싶더라고요.

계절이 바뀌어서 그때와는 또 다른 풍경이에요.

가을이라서 단풍이 정말 예뻐요.

선자 씨 그때 생각나세요? 정대현 씨가 우리가 처음 대화를 나눴던 마당을 바라보면서 물어보시더라고요.

당연히 나죠.

그때가 엇 그제 같아요.

저도 그래요.

그때는 이렇게 될 줄 꿈에도 몰랐어요.

절 뒤편 평상에 앉았어요.

그날 밤에 그 자리에요.

여기서 처음 손을 잡았었죠? 네, 맞아요.

그때 정말 떨렸어요.

저도요.

이 나이에 이런 마음이 들 줄 몰랐어요.

차를 마시면서 조용히 앉아 있었어요.

말을 많이 하지 않아도 편한 사이가 된 것 같아요.

그냥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더라고요.

이런 관계가 있다는게 정말 고마워요.

정대현 씨.

네.

선자 씨.

저 이제 메일이 즐거워요.

예전엔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도 몰랐는데 이제는 내일이 기다려져요.

저도 똑같아요.

아침에 눈 뜨면 손자 씨 생각부터 해요.

님이 지나가시다가 저희를 보시고 인사해 주시더라고요.

아 그때 템플스테이 오셨던 분들이네요.

어떻게 지내세요? 안녕하세요 스님.

잘 지내고 있어요.

두 분이 함께 오셨네요.

좋은 인연이 이어지고 있는 것 같아 보기 좋아요.

스님이 웃으시면서 말씀하시더라고요.

우리 관계를 눈치 채신 것 같았어요.

네.

그때 만나서 좋은 인연이 됐어요.

스님이 잠깐 앉으시면서 말씀해 주시더라고요.

나이가 들어서 만나는 인연이 더 소중해요.

서로의 아픔도 알고 외로움도 아니까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거든요.

두 분 보니까 참 좋아 보여요.

스님 말씀을 듣고 보니까 정말 그런 것 같아요.

젊을 때와는 다른 종류의 사랑인 것 같아요.

뜨겁게 타오르는게 아니라 조용하고 따뜻하게 지속되는 사랑이요.

서로의 상처를 어루만져 주는 그런 사랑이요.

노을이지기 시작했어요.

하늘이 정말 예뻤어요.

주황색, 분홍색, 보라색이 섞여서 그림 같더라고요.

경치가 참 좋네요.

그러게요.

이런 걸 혼자 보면 아깝잖아요.

같이 봐서 좋아요.

정대현 씨, 문득 이런 말이 나왔어요.

나는 당신이 마음 놓을고지예요.

그 말을 하고 나서 스스로도 놀랐어요.

언제부터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나 싶어서요.

정대현 씨가 그 말을 되느시더라고요.

네.

당신과 함께 있으면 아무 걱정 없이 편해져요.

마음을 다 내려 놓을 수 있어요.

저도 그래요.

선자 씨가 제게는 마음이 쉬는 곳이에요.

그러고 보니까 정말 그런 것 같아요.

정대현 씨와 함께 있으면 젊었을 때처럼 설레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편안해요.

아무것도 포장하지 않아도 되고 있는 그대로의 제 모습을 보여 줄 수 있어요.

선자 씨,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지낼 수 있을까요? 당연하죠.

왜 그런 말씀을 하세요? 그냥 너무 행복해서 불안해지기도 해요.

이런 행복이 계속될까 싶어서요.

정대현 씨, 우리 나이에 내일을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오늘이 순간이 소중한 거죠? 맞아요.

지금이 순간이 정말 소중해요.

절 뒤편 길을 천천히 걸어 내려왔어요.

두 사람이 나라니 정말 천천히 급할 것도 없고 어디 가야 할 것도 없어요.

그냥 이렇게 함께 걸어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해요.

선자 씨.

네.

고마워요.

제 인생에 다시 봄을 가져다 줘서.

저야말로 고마워요.

다시 살아가는 기쁨을 알게 해 주셔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생각해 봤어요.

인생이 참 묘하다고요.

끝이라고 생각했던 곳에서 새로운 시작이 있을 줄 누가 알았겠어요? 정대현 씨를 만나고 나서 제 인생에 새로운 장이 시작된 것 같아요.

이제 저에게는 마음 놓을 곳이 있어요.

정대현 씨라는 사람이요.

그리고 정대현 씨에게도 저는 그런 존재가 된 것 같아요.

이보다 더 큰 행복이 어디 있을까요? 이른살에 찾은이 작은 행복이 정말 소중해요.

여러분은 요즘 누구와 함께 아침을 맞이하고 계신가요? 혹은 혼자라는 이유로 마음 한 구석이 자꾸만 허전해지지는 않으신가요? 저는 70이라는 나이에 다시는 오지 않을 줄 알았던 사랑을 만났습니다.

말수가 적고 조용한 그 사람은 제 마음에 조용히 들어와 마음 놓을 고지 되어 주었죠.

함께 걸었던 산길, 밤늘 아래눈 대화, 그리고 따뜻한 손길, 그 모든 순간이 제 삶을 다시 살아가게 해 주었습니다.

사랑은 꼭 젊은 날에만 피는게 아니었습니다.

때론 황혼 속에서 더 깊고 더 따뜻하게 찾아오기도 하더라고요.

혹시 지금 당신 곁에도 그런 사람이 있나요? 아니면 누군가를 그리워하고 계신가요? 그렇다면 저의 이야기가 작은 위로가 되길 바랍니다.

우리는 아직 따뜻한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존재들이고 그걸 시작하기에 절대 늦은 나이라는 건 없으니까요.

혹시 여러분에게도 이야기하고 싶은 인생의 봄이 있다면 댓글로 들려 주세요.

그 이야기가 누군가에게는 용기와 위로가 될지도 모르니까요.

오늘도 함께 해 주셨어.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영상이 마음에 드셨다면 구독과 좋아요, 알림 설정으로 응원의 마음을 전해 주세요.

다음 이야기에서 또 다른 봄의 한 장면으로 찾아뵙겠습니다.

여러분의 봄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영상 정리

영상 정리

1. 이야기는 70세 오선자가 사랑을 찾은 이야기예요.

2. 그녀는 오랜 시장 반찬 가게를 운영했어요.

3. 가게를 닫고 절에서 3일간 템플스테이를 했어요.

4. 그곳에서 정대현이라는 조용한 경찰을 만났어요.

5. 둘은 산책하며 서로의 아픔과 외로움을 나눴어요.

6. 밤에는 손을 잡고 따뜻한 감정을 느꼈어요.

7. 둘은 서로에게 의미 있는 관계로 발전했어요.

8. 가족에게도 솔직히 말하고 이해를 받았어요.

9. 편지와 사진으로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어요.

10. 결국 다시 만나기로 약속하고 헤어졌어요.

11. 헤어질 때 정대현이 선자에게 마음을 전했어요.

12. 둘은 다시 만날 날을 기대하며 일상으로 돌아갔어요.

13. 그 후 둘은 자주 만나고 서로를 더 알아갔어요.

14. 정대현은 선자에게 "살아 있다고 느꼈다"고 했어요.

15. 선자는 다시 사랑과 행복을 느끼게 되었어요.

16. 이야기는 황혼 속에서도 사랑은 피어난다는 메시지예요.

17. 누구든 늦은 나이에도 새 시작이 가능하다는 희망을 전해요.

18. 마지막으로, 작은 행복과 사랑을 찾는 이야기를 전하며 마무리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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