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결심 70% - 퇴직 전 꼭 갖춰야 할 3가지 기준
팀장에서 팀원으로 내려온 아빠의 퇴직 고민 이야기
안녕하세요! 저는 얼마 전에 팀장에서 팀원으로 내려왔어요. 그래서 명예퇴직을 진지하게 고민했죠. 그런데 이번에 싱가포르랑 말레이시아 여행을 다녀오면서 답을 찾은 것 같아요.
왜 명예퇴직을 고민했을까?
요즘 뉴스에 명예퇴직, 희망퇴직, 구조조정 같은 이야기가 많이 나오잖아요. 저처럼 50대 전후면 한 번쯤은 다 생각해 봤을 거고, 지금도 그런 상황에 있는 분들도 있을 거예요. 직장인에게 이런 불안감은 현실이죠.
물론 회사마다 다르지만, 정년까지 다니는 분위기도 많아요. 한국 노동법이 꽤 강력해서 중견기업 이상에서는 함부로 직원을 자르기 힘들거든요. 물론 버티기 힘든 회사도 있지만요. 실제로 구조조정으로 회사를 떠나는 대기업 직원이 약 20% 정도라고 하니, 생각보다 많은 숫자는 아닌 것 같아요.
그래도 직장인이라는 신분이 공무원처럼 '철밥통'은 아니니까, 언제든 원치 않게 회사를 떠나야 할 위험은 안고 살아야 해요. 특히 저처럼 50대 초반이면 회사 입장에서는 '고연봉 비효율'로 볼 수도 있어서 불안감이 더 커질 수밖에 없어요.
팀장에서 팀원으로 내려온 뒤, '내가 바로 대기업 인사 적체의 표본인가?'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어요. 씁쓸함과 불안을 넘어 공허함까지 느껴졌죠. 그래서 명예퇴직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된 거예요.
유튜브 댓글 덕분에 생각이 바뀌었어요!
제가 팀장에서 팀원으로 내려온 이야기, 그리고 은퇴 후 인생 설계에 대해 올렸더니 정말 많은 분들이 댓글로 소중한 의견과 조언을 남겨주셨어요. 공감과 위로도 많았고,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조언들도 정말 많았죠. 유튜브의 힘이 대단하다는 걸 느꼈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사실 올해 초부터 가장 많이 고민했던 게 명예퇴직이었어요. 1년 뒤 은퇴를 목표로 그 안에 모든 준비를 끝내려고 했죠. 가장 큰 이유는 아이 셋 교육 문제였어요. 제 직장에 큰 이슈가 없었다면 이런 생각은 안 했을 텐데, 제게 이런 일이 생기면서 '이참에 동남아로 가서 해외살이를 해볼까?' 하는 생각을 했던 거예요.
한국에서 국내 대학 입시를 하려면 사교육에 돈을 많이 쓰고도 공부는 주입식, 암기식, 경쟁은 미친 경쟁이잖아요. 그런 방식이 의미가 있다면 그렇게 하겠는데, 그래도 명문대 진학은 바늘 구멍이고, 설령 상위 대학에 가더라도 취업이 또 바늘 구멍이잖아요. 현업에 있는 아빠로서 그런 현실을 너무 잘 알기에, 제 아이들이 그 길을 걷지 않게 하고 싶었어요.
얼마 전 70세 퇴직 선배님과 대화할 기회가 있었어요. 제가 "사장님, 같은 돈이라면 아이에게 돈이나 아파트를 주는 게 나을까요, 아니면 아이들 공부에 쓰는 게 맞을까요?"라고 물었죠. 저는 당연히 '돈'이라는 답을 예상했는데, 선배님은 "당연히 자녀 교육이지. 고기를 잡는 법을 가르쳐야지, 고기를 주면 금방 없어지고 돈 달라고 계속 나를 괴롭히잖아. 요즘은 자식들이 쉽게 독립을 못 해. 부모 마음 고생은 물론이고 실질적인 지원이 끝도 없이 이어져. 사회에서 제 몫하는 성인으로 키워내는 게 어쩌면 진정한 재테크지. 그게 성공한 노후 대비라니까."라고 말씀하셨어요.
그 말씀이 정말 인상 깊었어요. 특히 학령기 아이 아빠인 저는 자산 계획 중에 교육 투자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느꼈죠. 그래서 아이들에게 또 다른 가능성을 만들어 주자고 결심했어요. 그때부터 명퇴 이후 시나리오를 본격적으로 그리기 시작했죠. 생활은 말레이시아, 대학은 홍콩이나 싱가포르를 우선 고려했어요. 하지만 현실적인 제약이 없다면 아이들 유학과 장기적인 취업을 생각하면 1순위는 당연히 미국이었죠. 3년 전에 미국 조지아주를 다녀왔는데, 물가, 자연환경, 한인 커뮤니티, 교육 여건까지 정말 마음에 들었거든요. 여건만 된다면 아이들이 미국에서 학업하고 영주권까지 받아서 안정된 기반을 마련해 주는 게 제일 좋죠. 하지만 현재 상황을 고려하면 미국은 너무 부담이 커서, 보다 현실적인 대안으로 아시아권 국가들을 고민하게 된 거예요. 최근에는 한 구독자님의 의견을 받아서 일본도 알아보고 있어요.
해외 대학을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 취업 때문이에요. 국내, 국외 두 가지 선택지를 주고 싶어서죠. 저 때도 취업이 쉽진 않았지만, 그래도 열심히 하면 다 되던 시절이었던 것 같아요. 지금은 대기업 공개 채용도 거의 없다고 하니, 대졸 학생들이 얼마나 힘들까 싶어요. 이제 정말 이런 이야기가 남 얘기 같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부모로서 가능하다면 어떻게든 도와주고 싶어요. 좁은 문 앞에서 줄 서기보다 더 넓은 세상에서 기회를 찾을 수 있도록요. 저는 다자녀 아빠라서 아이들이 잘만 독립해주면 제 노후는 훨씬 가벼워질 것 같아요. 이런 생각으로 이번에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를 다녀오게 된 거예요. 7년 만에 다녀온 거라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 그 이야기는 다음 영상에서 해볼게요.
그런데 최근 영상들에 남겨주신 많은 분들의 댓글을 하나하나 읽으면서 제 생각에 조금씩 변화가 생겼어요. '혹시 내가 낮아진 자존감 때문에 명퇴를 고민했던 건 아닐까? 괜한 자존심에 퇴직을 미화하고 인생 2막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한 건 아닐까?' 이런 생각이 갑자기 떠오르더라고요.
이번 여행도 사실은 마음 한쪽으로 6, 70% 정도는 퇴직 쪽으로 기운 상태에서 떠났어요. 하지만 여행 첫날부터 생각이 조금씩 바뀌더라고요.
그래서 내린 결론은?
지금 제 결론은 이렇습니다.
- 현재 직장에서 팀원 자리에서 계속 근무하고, 아이들 교육도 일단 한국에서 시키는 걸로 하자. 큰 아이는 본인이 한국 대학을 원하고 있고, 둘째 셋째는 아시아권 대학을 고려하고 있지만 국내에서 준비해도 충분히 가능하겠다는 판단이 들었어요.
- 여행 중에 예전 현지 파트너들과 오랜만에 만났는데, 모두 더 나은 커리어로 바뀌어 있고 뭔가 삶이 업그레이드된 것 같아서 부럽기도 했어요. 또 한국 주재원 동료와도 만났는데, 싱가포르 물가에 힘들다고 하면서도 자녀 교육과 취업은 싱가포르에서 시키려고 하더라고요.
- 물론 싱가포르나 말레이시아라고 해서 사는 게 쉽진 않아요. 현지인도, 주재원도 각자의 애환과 고민이 있었죠. 사람 사는 건 다 똑같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래도 분명한 건 한국보다는 이 국가들이 젊은 세대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줄 수 있다는 점이었어요. 그래서 가능하다면 제 아이들은 대학만큼은 이쪽에서 도전하게 하고 싶다는 생각이 한층 더 확실해진 계기가 됐어요.
- 사실 부족하긴 해도 은퇴 후 준비를 나름대로 해왔다고 생각했고, 1년 정도 더 준비하면 충분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돌이켜보니 그건 어쩌면 '설마 내가 무너지겠어?' 하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었을 수도 있더라고요. 그래서 이제는 막연한 희망보다 구체적인 숫자와 현실 위에서 판단하자, 그렇게 생각이 바뀌었어요.
퇴직 전 꼭 갖춰야 할 세 가지 기준
제가 결론 내린 퇴직 전 꼭 갖춰야 할 세 가지 기준은 이렇습니다.
- 지금 당장 수입이 끊겨도 생계에 무리가 없다는 확신. 즉, 최소 1년에서 3년 정도 생활비에 해당하는 현금이나 현재 급여의 최소 50%까지는 패시브 인컴(가만히 있어도 들어오는 돈)이 마련되어 있어야 해요.
- 앞으로 내가 어떤 일을 하며 수입을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한 현실적인 시나리오가 있을 것.
- 그 시나리오를 실제로 실행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반이 준비되어 있을 것. 즉, 회사 전에 관련 경험이나 자격증, 인적 네트워크, 초기 투자금 등을 잘 준비해야 해요.
물론 요즘처럼 불확실한 시대에 완벽한 준비는 없다는 것도 알아요. 'Act first, think later' (먼저 행동하고 나중에 생각하라) 어쩌면 먼저 움직이는 용기가 더 필요한 경우도 많겠죠. 하지만 제 나이와 상황에서는 그 실행이 무모하지 않도록 확실한 기준을 세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퇴직은 '지금이 아니면 안 된다'라는 조급함이 아니라, '지금은 아닐 수도 있다'라는 판단이 더 현명할 수 있다는 것을 이번 퇴직 고민을 통해 깊이 절감했어요.
저는 평생 직장인으로 살아왔는데, 과연 자영업 마인드로 온전히 제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지는 삶을 잘 감당할 수 있을까? 지금 이 시점에서 스스로에게 던져보는 질문이에요. 그렇다면 팀원으로 내려온 지금 이 자리가 오히려 제겐 시험 무대라는 생각도 들더군요. 실무자로서 신뢰를 쌓고 팀 성과에 기여도를 최대화하는 것, 여기서부터 저를 테스트하는 것이 조직 밖에서도 제 이름으로 설 수 있는 훈련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결국 당분간은 퇴직보다 지금의 직장을 유지하면서 은퇴 이후를 준비하려 합니다. 자산을 더 탄탄히 하고 퇴직 후 현금 흐름 만들기에 집중하는 것, 그것이 지금 제게 가장 현실적인 선택이라는 판단이 들었어요.
많은 분들이 조언해 주신 것처럼, "지금이야말로 자산을 불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새로운 일을 찾기보다 지금 위치에서 재정을 안정시키는 게 우선이다." 그 말씀들이 저에게는 현실을 직시하게 만든 냉철한 조언이었고, 결국 판단을 다시 세우게 만든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어요.
여러분이라면 안정적인 자리에서 더 준비하시겠어요? 아니면 더 늦기 전에 뛰어드시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