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세이 보고 현타? 관객 수준 떡상! 기획자가 뽑은 2024년 고객 트렌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관객을 '이야기꾼'으로 만들다
요즘 '오디세이' 영화가 엄청 화제잖아. 근데 이걸 보면서 나는 영화 자체보다 '관객'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졌어. 왜냐하면 요즘 관객들은 그냥 영화 보고 끝나는 게 아니라, 3시간 영화 보고 30시간씩 이야기하는 수준으로 발전했거든. 마치 이동진 평론가님처럼 말이야.
나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을 '시제를 바꾼 감독'이라고 생각해. 왜냐하면 놀란 감독은 관객들의 수준을 엄청 높게 본단 말이지. 그래서 영화 이야기가 아니라, 이 똑똑해진 관객들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해. 왜냐하면 이 관객들이 결국 우리들의 '고객'이 되기 때문이야. 고객 수준이 높아졌으니, 우리도 일하는 방식을 바꿔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나는 '감독의 관점으로 본 오디세이'라는 질문을 던지고 싶어. 우리는 과연 '오디세이'를 보러 간 걸까, 아니면 '크리스토퍼 놀란'을 보러 간 걸까?
최근에 나홍진 감독의 '호프'가 나왔을 때도 그랬잖아. '추격자', '곡성'을 거쳐 '호프'까지, 우리는 나홍진 감독의 '서사'를 보러 간 거라고 생각해. '호프' 영상보다 오히려 관객들이 만든 영상이 더 많을 정도로, 관객들이 '호러'가 된 거지.
얼마 전 펜타에서 14살짜리 친구가 자기 영상을 만들어서 80만 뷰를 만드는 걸 봤어. 14살짜리가 '호메로스'를 쓴 것처럼 말이야. 이제는 영화 감독이 한 명이 아니야. 모두가 감독이고, 모두가 각본가가 돼서 함께 참여하는 시대가 온 거지.
놀란 감독은 이런 흐름을 정말 잘 설계하는 감독이야. 그런데 이런 감독 때문에 오히려 영화 산업이 힘들어지기도 해. 영화계 친구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요즘 새로운 영화를 만들기 너무 어렵대. 디즈니나 픽사 같은 곳에서도 신규 캐릭터가 나오면 흥행이 안 되는 경우가 많잖아. 2017년 '코코' 이후로 기대만큼 성과를 못 낸 작품들이 많아.
왜냐하면 관객들 머릿속에 새로운 캐릭터가 들어갈 '구멍'이 없어. 2시간 동안 아무리 멋진 이야기를 써도, 28년 동안 쌓아온 놀란 감독의 '서사'와 경쟁해야 하거든. 사람들은 '오디세이'를 선택하는 게 아니라,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28년을 선택하는 걸로 보여.
내가 계속 이야기하는 '인지도'와 '인지 자산'을 알아야 해. 우리가 진짜 키워야 하는 건 '인지 자산'이야. '인지도'는 그냥 사람들이 얼마나 아느냐인데, 이건 광고로 돈 쓰면 올릴 수 있어. 하지만 '인지 자산'은 달라. 이건 '얼마나 오랫동안 나에 대해 떠들 수 있느냐'야.
명품 브랜드의 기준이 뭐냐면, 사람들이 앉아서 그 브랜드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느냐는 거야. 과거에는 스튜디오 출신이거나, 마블처럼 IP가 있으면 됐지만, 이제는 감독 자체에 대해 우리 엄마까지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해. 우리끼리 술자리에서 나홍진 감독이나 놀란 감독에 대해 3시간씩 이야기할 수 있잖아? 이게 세상이 바뀐 증거야.
그래서 모든 브랜드는 '인지도'가 아니라 '인지 자산'을 쌓아야 하고, 개인도 마찬가지야. 이걸 예언한 사람이 덴마크의 미래학자 롤프 옌센이야. 그는 20년 뒤 사회는 모든 산업이 '스토리화'될 거라고 했어. 정보가 가공되면 모든 사람이 '스토리텔러'가 될 거라고 했지.
그런데 나는 놀란 감독이 이걸 뛰어넘었다고 생각해. '호메로스'도 한 사람이 썼다고 보지 않아. 영화 마지막에 나오는 것처럼, 이야기는 노래로 들려왔던 원형이고,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면서 만들어진 거야. 이걸 기깔나게 쓰는 게 놀란 감독이야.
놀란 감독의 연출은 앞으로 모든 사람들이 만들고 싶어 할 연출일 거야. 그래서 나는 그가 너무 부러웠어. 그의 인터뷰를 보면 항상 '관객들의 머릿속에 무엇이 기억될 것인가'를 이야기해. 3시간 영화를 보고 딱 한 가지만 기억하고 나가는 관객들에게 뭘 줄 것인가. 모두를 어떻게 '호메로스'처럼 만들 것인가. 결국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어떻게 전해져 나갈 것인가를 신경 쓰는 거지.
롤프 옌센은 모두가 '스토리텔러'가 될 거라고 했지만, 나는 그 시대를 넘어 '누가 이야기거리가 되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해. '스토리텔링'은 하는 사람이 되는 거고, '이야기거리'를 던져서 모두가 떠들게 만드는 감독, 기업, 개인이 다음 시대를 열고 있다는 거야. 왜냐하면 관객이 진화했으니까.
놀란 감독에게서 배울 점은, 그는 관객, 즉 고객을 엄청 수준 높게 본다는 거야. 댓글 보면 '어떻게 저런 생각을 하지?' 싶을 정도로, 이동진 평론가를 뛰어넘는 평론들이 나오잖아. '호프' 보면서도 계속 웃으면서 댓글 봤지? 그게 지금 시대의 사람들이라고 생각해. 놀란 감독의 영화는 항상 대중을 믿고 던져. 이게 정말 수준 높은 연출이야.
놀란 감독은 아빠가 영국인, 엄마가 미국인이라 영국 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았어. 아빠가 광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여서 어릴 때부터 카메라를 가지고 놀면서 컸지. 영화감독이 되겠다고 했을 때, 아빠는 그를 영문학과로 보냈고, 거기서 TV 구조를 많이 보게 됐어.
데뷔까지 6년의 무명 시절이 있었어. 기업 영상, 광고, 교육 영상 등을 찍다가 집에 도둑이 들었는데, 비싼 물건보다 소소한 것들을 훔쳐간 것에 영감을 받아 첫 장편 영화 '미행'을 만들었어. 예산이 900만 원 정도밖에 안 됐지만, 이 이야기는 그는 인터뷰마다 자주 해.
그 영화의 반응이 너무 좋아서 칸 영화제까지 갔고, 거기서 돈을 모아 '메멘토'를 만들었지. '메멘토'는 정말 이해하기 어려운 영화였잖아? 하지만 그게 놀란 감독을 만든 결정적인 계기야. 영화제에서는 최고라고 했지만, 아무도 배급해주려고 하지 않았어. 당시 배급사 기준으로는 대중이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했거든.
하지만 놀란 감독은 그걸 밀어붙였고, 아무도 배급 안 하겠다고 했던 영화가 대박이 났어. 그때부터 그는 관객을 믿지 않을 수 없게 된 거지.
어떤 브랜드나 상품이든 대중을 움직이는 방법이 있어. 모든 대중의 수준이 올라간 건 아니지만, 시장을 움직이는 건 처음에는 '이노베이터'와 '얼리 어댑터'야. 이들의 수준이 올라간 거고, 이들은 지식인이기 때문에 이야기하는 걸 좋아하지. 놀란 감독은 바로 그들의 니즈를 건드린 거야.
이야기의 핵심은 '입에서 입으로 전달되는 것'이야. 이걸 아니까 계속 이야기거리를 만들어. 예를 들어 '배트맨' 시리즈는 놀란 감독에게 일종의 '트로이 목마' 같아. 아무도 받지 않겠다고 했던 배트맨 시리즈를 맡아서, 놀란 감독만의 방식으로 영화를 만들었지. 거기서 이야기거리를 만들 수 있었던 핵심은, 첫 장면부터 아이맥스로 찍었다는 거야. 사람들은 "와, 저거 진짜로 찍었대!" 하면서 입소문을 퍼뜨렸지.
나는 그 영화를 3시간 동안 보면서, 놀란 감독이 우리에게 그냥 스토리를 들려주는 게 아니라, 계속 '이야기거리'를 주는 사람이라는 걸 느꼈어. 그래서 우리는 계속 떠들 수밖에 없게 되는 거지. 3시간 보고 30시간 떠드는 건 당연하고, 300시간도 떠들 수 있을 것 같아.
이걸 '기획적 관점'으로 해석해보고 싶었어. '인지 자산'을 만들려고 한 거지. 대중이 이해하게 만드는 것과 이야기하게 만드는 건 달라. 이야기하게 만들려면 세 가지가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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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어떻게 할지': 항상 인터스텔라를 만들 때 옥수수밭을 샀다는 이야기처럼, '어떻게' 만들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있어야 해. 놀란 감독은 할리우드가 대중이 진짜 원하는 게 뭔지 모른다고 했어. 대중은 계속 새로운 걸 원한다고. 그의 주제는 항상 새롭지만, 그중에서도 아이맥스로 3시간 내내 영화를 찍었다는 건 정말 새로웠지. 이걸 '어떻게' 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바로 이야기거리가 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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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그 사람이에요": 모든 이야기거리에는 '낙차'가 있어야 에너지가 생겨. 바닥이 있고 정점이 있어야 한다는 거지. 놀란 감독은 900만 원으로 영화 찍었던 이야기를 지금도 해. 그리고 3,700억. 이 갭이 사람들에게 "제가 그때 그 사람이에요"라는 느낌을 주면서 이야기거리를 만드는 핵심이야. 왕이었다가 거인이 되어야 이야기거리가 되는 것처럼 말이야. 실패담을 계속 이야기하는 것도 마찬가지야. 못했던 애들이 잘했다고 해야지, 잘했던 애들이 잘했다고 하면 누가 듣겠어? 우리가 실패하면, 그건 대중에게 '인지 자산'이 쌓인 거야. 바닥을 쳤기 때문에 다음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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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질문: 답을 주려고 하면 안 돼. 대신 열린 질문을 계속 던져야 해. 놀란 감독이 제일 잘하는 거지. 장면 하나를 보여주고, 스스로 질문하게 만드는 거야. "저건 왜 그러는 거지?"라고. 그러면서 그걸 찾아가게 만드는 거지. 설명하려고 들면 안 돼. 놀란 감독은 설명하지 않아. 이게 '스토리텔러'와 '이야기거리'의 차이야. '이야기거리'는 그냥 툭 던져놓고, 사람들이 떠들게 기다리는 거야.
놀란 감독의 등장은 디렉터로서 정말 골치 아픈 일이야. 왜냐하면 고객들의 수준을 이렇게까지 올려놨으니, 나는 계속 "와, 어떻게 저렇게까지 해?" 하는 일을 해야 하거든. 나는 어떤 영화를 쓰는 게 아니라, 크리스토퍼 놀란이라는 시나리오를 쓰고 있는 것 같아. 30년째 말이야.
우리 모두가 시나리오 작가가 되었다고 한다면, 그 '낙차'를 견딜 수 있나? 그리고 이야기거리를 던지고 설명하지 않으려고 할 수 있나? 이게 제일 어려운 것 같아. 이런 관점으로 브랜딩도 디렉팅할 수 있어야 하고, 나 자신도 키울 수 있어야 하는 '디렉터의 시대'가 왔다는 게 이번에 내가 잡았던 키워드였어.
좋은 영화는 끝나고 났을 때 얼마나 떠들 수 있느냐야. 좋은 제품도 마찬가지야. 제품 수준은 거기서 거기니까, 그 제품에 대해 내가 얼마나 오랫동안 떠들고 싶은가. 나는 사람들에게 이야기거리를 제공할 수 있는 사람인가? 누군가가 나를 떠올렸을 때, 술자리에서 두세 시간 떠들 수 있을 만큼 내 인생을 가지고 시나리오를 썼나? 이런 고민을 하게 만들었던 '오디세이'였어.
그래서 나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어떤 서사와 인지 자산을 만들어 가야 할지 깊이 고민하게 됐어. 너희들은 무슨 생각을 했는지 궁금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