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민이 뽑은 인생책 '이방인', 평범한 상식 뒤 부조리를 파헤치다 #알쓸범잡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 이야기
오늘 법률가 정재민 님이 알베르 카뮈의 소설 '이방인'에 대해 이야기해 주셨어. 이 소설은 29살에 발표되었고, 카뮈는 이 작품과 '페스트' 덕분에 44살에 노벨문학상을 받았다고 해. 정말 대단한 작가인 거지!
'이방인'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는데,
1부: 살인 사건
주인공 '뫼르소'는 프랑스 사람이지만 알제리에서 살고 있어. 어느 날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장례식에 참석해. 근데 장례식에서 별로 슬퍼하지도 않고, 다음 날 여자친구 만나서 수영도 하고 영화도 보고 데이트를 즐겨.
집에 돌아왔는데, 같은 아파트에 사는 '레이몽'이라는 불량배가 있어. 레이몽은 여자친구를 때렸는데, 그 여자친구의 오빠가 복수하러 온 거야. 레이몽이 총으로 쏘려고 하다가 뫼르소가 총을 대신 들고 있게 돼. 근데 그 오빠가 칼을 꺼내서 찌르려고 하는 순간, 햇빛이 칼날에 반사돼서 뫼르소 눈을 찌를 것처럼 느껴진 거야. 그래서 자기도 모르게 총을 쏴서 그 오빠를 죽여버려.
2부: 재판
여기서부터 진짜 황당한 일이 벌어져. 뫼르소는 사실 햇빛 때문에 눈이 부셔서 쏜 건데, 사람들은 이걸 보고 "사이코패스 아니야?"라고 생각하는 거지.
심지어 판사가 "신을 믿니? 죄를 고백하고 용서를 구해봐"라고 물으니까, 뫼르소는 "신은 없다"고 답해.
검사는 뫼르소가 아랍계 사람을 죽였다는 사실보다, 장례식 때 울지도 않고, 커피도 마시고, 담배도 피웠다는 사소한 행동들을 가지고 뫼르소를 몰아붙여. 마치 뫼르소가 사람 죽인 것보다 그런 행동들이 더 큰 죄인 것처럼 말이야.
결국 뫼르소는 살인 때문에 사형 선고를 받게 돼. 하지만 사실 진짜 이유는 햇빛 때문에 쏜 우발적인 살인보다는,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슬퍼하지 않고, 장례식 때도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담배 피우고 커피 마시고... 이런 뫼르소의 '다름' 때문에 사람들이 그를 '이방인'으로 낙인찍고 단죄하려 한 거지.
왜 '이방인'일까?
이 소설이 특별한 이유는, 보통 범죄 소설은 주인공이 왜 범죄를 저질렀는지 설명하고 독자들이 공감하게 만들지만, '이방인'은 그렇지 않다는 거야. 뫼르소는 그냥 햇빛 때문에 쐈다고 말하고, 어머니 죽음에도 별다른 감정을 느끼지 않아. 이런 뫼르소의 모습 때문에 사람들은 그를 이해하지 못하고 '사이코패스'나 '소시오패스'라고 단정 지어버려.
하지만 작가는 뫼르소가 악마라서 그런 게 아니라, 인생에 별다른 의미를 느끼지 못하고 무심하게 사는 사람이라고 말하고 싶었던 것 같아. 오히려 거짓말을 안 하고 솔직하게 사는 게 문제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거지.
결국 이 소설은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상식'이나 '사회적 시선'이 얼마나 폭력적일 수 있는지, 그리고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누군가를 '이방인'으로 만들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하게 해주는 작품이야.
정재민 님은 이 소설을 보면서 우리 사회의 부조리함과, 다름을 인정하지 못하는 모습들을 이야기하며 깊은 생각을 나눌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고 마무리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