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개 관상이 최고" 늙은 관상가의 소름 돋는 예언과 결말 (조선야담)
귀한 개의 이야기
옛날 옛날에, 사람 얼굴만 보고 운명을 맞추는 신기한 관상가가 살았어. 근데 이 관상가는 좀 특이했지. 찾아오는 사람들한테는 "더 볼 게 없어"라고만 하고 돌려보냈거든.
그러던 어느 봄날, 관상가는 초가집 마당에 있는 하얀 개랑 눈이 딱 마주쳤어. 한참을 뚫어져라 보더니, 집 주인인 봉석이한테 이렇게 말했대.
"이 개를 아주 귀하게 여기시오. 이 개의 상이 보통이 아니오."
봉석이는 어리둥절했지만, 관상가는 "꼭 그렇게 해야 하오"라고만 하고는 다시는 나타나지 않았어.
이 말을 제일 탐낸 건 장터에서 장사하는 덕칠이라는 사람이었어. "저 개를 팔면 먼 곳에서 돈을 많이 벌 수 있겠는데?"라고 생각했지.
어느 날 밤, 덕칠이는 봉석이네 배를 몽땅 훔쳐서 먼 곳에 팔아버렸어. 봉석이는 배를 찾으려고 장터까지 헤매고 다녔는데, 그때 덕칠이가 나타나서 이렇게 말했지.
"봉석아, 네가 배 팔아넘긴 거 아니냐? 관상이 좋다니까 돈 받고 팔았겠지!"
증거가 없었던 봉석이는 아무 말도 못 하고, 소문은 순식간에 퍼져버렸어. 봉석이는 억울했지만 어쩔 수 없이 매일 배를 찾아 헤맸지.
그러던 어느 날 저녁, 문밖에서 익숙한 소리가 들렸어. 발바닥은 흙투성이가 되고 털은 엉망이 된 하얀 개, 바로 봉석이네 백구였지! 봉석이는 그 자리에 주저앉아 백구를 꼭 안아줬어. "이놈아, 어디 갔다 이제 오느냐?"
백구는 꼬리를 흔들더니 봉석이 옷자락을 물고 느티나무 쪽으로 끌고 갔어. 그리고 앞발로 땅을 긁기 시작했지. 파보니, 거기서 백구를 팔아넘긴 거래 문서가 나왔어!
그 순간, 봉석이 귀에 관상가의 목소리가 다시 들리는 것 같았대.
"이 개의 관상이 내가 평생 본 어떤 인간보다 귀하오."
다음 날 아침, 봉석이는 문서를 들고 장터로 달려갔어. "덕칠아, 네가 배를 훔쳤다는 증거야!"
덕칠이는 결국 잡혀갔고, 봉석이의 억울한 누명도 벗겨졌지.
관상가가 평생 사람 얼굴에서 찾으려 했던 건 '진심', '충절', '귀함' 같은 거였나 봐. 근데 결국 그걸 말 못 하는 짐승한테서 발견했던 거지.
너의 곁에도 말없이 너를 지켜주는 존재가 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