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시모 손길 며느리 눈 빌린 비밀, 조선 야담 2부 #반전
옛날 옛날, 할머니들의 이야기
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 할머니 두 분이 살았어. 한 할머니가 다른 할머니 집에 놀러 갔는데, 집이 너무 조용해서 걱정했지.
"어이, 웬일이야? 집이 이렇게 조용해?"
"아이고, 오셨어요? 비가 그치니 명주(옷감)가 꾸덕꾸덕해져서 다듬질 좀 하려고요. 불 좀 쬐어주세요."
그런데 옷감을 다듬질하는데, 한 할머니가 눈을 감고 있었어.
"아니, 불 쬐는데 눈은 왜 감는 거야? 옷감 만지는 건 봤어도, 눈 감고 옷감 만지는 건 처음 보네."
알고 보니, 그 할머니는 눈이 잘 안 보였던 거야.
"언제부터 눈이 그러셨어요?"
"여름부터요."
"그럼 올가을에 그 예쁜 바늘땀은 누구 솜씨야?"
"저 아이 손이에요."
그때 다른 할머니도 허리가 아프다고 했어. 둘 다 몸이 예전 같지 않다는 걸 알게 된 거지.
"나도 올봄부터 허리가 말을 안 듣네. 다들 이렇게 나이가 드는 건가 봐."
"자네한테는 끝까지 말 안 하려고 했는데... 25년이나 같이 살았는데 뭘 숨기겠어."
그렇게 둘은 옛날 이야기를 시작했어.
"올해는 셋이서 다듬이질했지. 하나에 들고 둘에 내리고... 옛날에는 25번 다듬이질하던 장단이 이제는 한 홍두께 위에서 끝났어."
어느 날 밤, 한 할머니가 화로 옆에서 쇠로 된 인두를 봤어.
"어머니, 그 인두는 누구한테 받으셨어요?"
"내 시어머니한테 받은 거야."
"어떤 분이셨어요?"
"내가 19살에 시집왔을 때, 그 어른 눈이 흐려지고 계셨지. 나를 여기 앉혀놓고 그러셨어. '눈은 내가 맡고, 손끝은 네가 맡아라.'"
"어머니, 저한테 하신 말씀이랑 똑같아요!"
"그건 내 말이 아니었어. 그 어른이 너한테 한 말이었지."
"어머니도 처음 옷 지으실 때 그러셨어요?"
"달았지. 그런데 틀어졌어. 나는 울면서 다 뜯었지."
"그 어른은 뭐라고 하셨어요?"
"흥! '명주도 물 한 방울이랑 인두면 잊어준다.'"
그렇게 말한 뒤, 할머니는 바늘 자국에 물을 한 방울씩 떨어뜨렸어. 그리고 뜨거운 인두로 그 자리를 살짝 눌렀지.
"어머니, 자국이 없어졌어요! 손끝에도 걸리지 않아요."
"혼례날 이틀 전에 꽃님이 저고리를 입어봤어. '꽃님아, 한번 입어보렴.' 그랬더니 어머니 등이 당긴다고 했지."
"손가락 두 개 반 정도가 모자라요. 아주머님, 제 탓이에요?"
"아니야. 봄에 잰 치수 그대로인데, 여름 사이에 네가 잘한 거야."
"연두색 명주도, 자주색 명주도 얼마 안 남았어요. 혼례날이 이틀 뒤인데, 모자란 한 치를 어디서 찾죠?"
이렇게 할머니들의 이야기는 계속 이어졌어. 몸은 늙었지만, 마음만은 따뜻했던 옛날 이야기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