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용 '일의 감각' 에세이, 돈보다 중요한 진짜 일의 의미 찾는 법!
일에 대한 고민, 어떻게 해결할까?
"이거 내가 좋아하는 일 맞아?"
가끔 이런 생각이 들 때 있지?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하는 일이 싫게 느껴질 때 말이야. 그럴 때 리트머스 시험지를 한번 써보는 거야. 지금 받는 월급의 10배를 준다고 해도 싫은지 말이야. 만약 그래도 싫다면, 그건 진짜 네가 좋아하는 일이 아닐 가능성이 높아.
월급 10배 테스트를 해봤는데도 여전히 싫다면, 그만두는 게 좋을 수도 있어. 나는 이걸 연봉 100배까지도 해봤는데, 그래도 그만두고 싶더라. 100배 이상 올라가니까 조금 흔들리긴 했지만, 그래도 그만두고 싶다는 건 돈 문제가 아니라는 거지.
책 이야기: '일의 감각'
이번에 '일의 감각'이라는 책을 낸 박은성 편집장님을 모시고 이야기를 나눠봤어. 이 책은 박은성 편집장님이 처음으로 직접 쓰신 책이라서, 책을 쓰게 된 계기나 책에 담긴 생각들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을 수 있었지.
Q: 왜 하필 지금 '일의 감각'이라는 책을 쓰게 됐나요?
A: 사실 이 책을 쓰려고 마음먹은 건 2년 전부터야. 2011년부터 책을 쓰겠다고 노력했는데, 게으르고 뭘 시키면 더 하기 싫어지는 성격 때문에 출판사랑 계약도 못 하고 미루기만 했지. 그러다가 '매거진 비' 발행인으로서 꼭 써야겠다고 생각했어. 잡지를 보면 발행인의 글에서 그 잡지사의 분위기나 만드는 사람의 심리 상태가 드러난다고 생각하거든. 내가 원하는 키워드로 책을 쓰고 싶었고, 나중에 내 아이들이 볼 수 있도록 정리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시작했지. 다행히 지금 책이 잘 팔리고 있어서 회사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아.
Q: 책 제목이 '일의 감각'인데, 왜 '브랜드'가 아니라 '감각'이라는 단어를 썼나요?
A: 사람들이 나를 보면 '브랜드'를 떠올릴 텐데, 왜 '브랜드'라는 단어를 피했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들도 있더라고. 나는 '브랜드'라는 건 결과적으로 과거를 돌아봤을 때 정리되는 거지, 미리 세울 수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 '매거진 비'에서 많은 브랜드를 다뤘지만, 대부분은 브랜드를 미리 계획하기보다는 일을 하다 보니 브랜드가 만들어진 경우야. 그래서 '브랜드'라는 말 자체가 좀 어색하게 느껴질 때가 있어.
식당에서 음식을 맛있게 하는 건 기본인데, 갑자기 '브랜드'를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해서 전략 부서가 생기는 느낌이랄까? 지금 시대에는 '브랜드'라는 말에만 집중하는 건 맞지 않다고 생각해. 내가 많은 사람들과 일해보니, 결국 브랜드는 '오너'와 뗄 수 없는 관계라는 걸 알게 됐어.
모든 기업은 그 회사만의 운명이 있어. 아무리 감각 있는 사람이 브랜드를 만들어줘도 그 운명을 바꾸긴 어렵지. 결국 오너가 가진 생각만큼, 오너의 그릇만큼 브랜드의 크기가 결정돼. 오너가 브랜드 감각이 좋지 않아도 괜찮지만, 적어도 그릇만 넓으면 돼. 담을 수만 있으면 된다는 거지. 오너의 그릇이 커지지 않으면 아무리 노력해도 소용없어. 그래서 나는 '브랜드'라는 말을 사업과 분리해서 전문 스킬처럼 보여지는 건 아니었으면 좋겠어. 브랜드 전문가들이 하는 일은 비즈니스 중심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해.
Q: 디자이너 입장에서 좋아하는 일을 찾는 게 어렵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왜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많을까요?
A: 책에서 "그럼에도 재밌는 부분을 찾아봐라"라고 했는데, 나는 사실 대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32년 동안 가상 세계, 인터넷, 모바일을 싫어했어. 답답하고 싫었지. 그런데 자꾸 그걸 하게 되더라고.
내가 싫어하는 일을 해야 할 때는 의무감으로 하는 게 아니라, '좋아하려고 애쓰는 모드'로 들어가. 좋아할 때까지 파고드는 거지. 예를 들어 웹사이트 디자인을 할 때는 전 세계에 잘 만들어진 웹사이트를 다 외우려고 했어. 뭘 좋아하면 자연스럽게 외워지는 것처럼 말이야.
그렇게 계속하다 보면 어느 순간 아름다움과 멋진 장면들이 보이기 시작해. 내가 잘했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계속 캡처해서 모으고 반복하다 보면, 전 세계에서 가장 낫다고 생각하는 수준까지 내 머릿속에 외우게 되는 거지. 이걸 말로 하니까 대단하게 들릴 수 있지만, 나는 웹디자이너라면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어.
하다 보면 매력을 발견하고, 그걸 내 디자인에 적용해보는 거야. 나는 그냥 당연한 세상에서 시계 날줄을 빼는 것 같은 행동을 하는 거지. 어디에 있는 이미지들을 어떻게 꿰서 그 수준을 맞추고, 감각을 한 스푼 더하는 정도야. 그러다 보면 머릿속에서 디자인이 끝나.
Q: '덕업일치'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나요?
A: 만약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까지 벌 수 있다면, 그건 인생의 로또를 맞은 거라고 생각해. 좋아하는 걸 찾기도 힘든데, 그걸로 일까지 하고 돈까지 번다니 말이야.
하지만 나는 '업으로 시작해서 덕으로 끝나야 한다'는 주의야. 좋아하는 게 뭔지 몰라서 아무것도 못 하는 것보다는, 내가 해야 하는 일, 경쟁력 있는 일을 하면서 좋아하려고 애쓰는 게 맞다고 생각해. 그래야 먹고 살 수 있지.
Q: 책에서 '오너십'을 강조했는데, 사회 초년생부터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었던 비결이 뭔가요?
A: 그때는 '오너십'이라는 개념으로 생각한 게 아니라, '일을 올바르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어. 내가 볼 때 이게 맞는데, 시킨 사람이 엉뚱한 소리를 하면 너무 힘들었거든. 그냥 해달라는 대로 해주고 돈 받고 끝내면 편하겠지만, 그게 너무 싫었어.
내가 생각할 때 맞는 걸 맞게 해야 기분이 좋고 스스로 담당할 수 있으니까, 할 수 없이 그 사람을 거기까지 끌어올려야 했지. 디자인 이야기만 해서는 안 되니까, 내가 당신보다 더 고민 많이 한 사람이라는 걸 증명해야 했어. 그게 내가 터득한 방식이었고, 지금 와서 책으로 쓰다 보니 '오너십'이 된 거지.
그래서 나는 무슨 일을 맡으면 일단 나보다 더 깊이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해.
Q: 디자이너로서 '오래 고민한 흔적이 나오면 안 된다'는 말의 노하우는 뭔가요?
A: 사실 세상은 생각보다 디자인이 중요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 물건이 가지고 있는 가장 적절한 수준에서 디자인을 딱 맞춰야 해. 명품 가방도 디자인만 보고 사는 게 아니라, 가볍고 들기 편한지 등을 보잖아. 세상에 있는 모든 것들이 그래.
그래서 섬세하게 했지만, 툭 한 것처럼 보여야 해. 애플 디자인처럼 말이야. 심플하지만 엄청 디테일해야 하는 그 차이를 알아채는 게 중요하지. 좋은 걸 많이 보고 따라 하다 보면 그 미묘한 차이가 보이고, 거기에 차별화된 지점을 짚을 수 있게 돼.
Q: '상식'에 대해 의심하고 생각해 보라는 말과 '대중은 자신이 뭘 원하는지 모른다'는 주장을 연결했을 때 어떤 생각이 드나요?
A: 나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건 스티브 잡스였고, 그 외에도 많은 혁신가들을 보면서 느낀 건, 그들이 말하는 건 너무 당연하게 느껴진다는 거야. 어렵지 않고, "왜 나는 이걸 몰랐지?" 싶을 정도로 설득력이 있지. 그게 진짜 혁신이라고 생각해.
세상에 없는 아이디어가 아니라, 너무 당연한 걸 다시 되찾는 거지. 기술이 발전하면서 잊고 있었던 순수한 본래의 상식으로 돌아가서 다시 해석하는 거야. 세상에 모든 걸 혁신하기는 너무 쉬운 세상이야.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그걸 알아주는 자본과 감각 있는 사람의 만남이야. 자본이 없는 사람들끼리 아무리 모여서 이야기해도 세상은 바뀌지 않아. 자본가들끼리 모여서 감각 있는 사람이 없다고 투덜대도 마찬가지고.
그 만남의 스파크가 튈 때 세상이 조금씩 바뀌는 거지. 나는 그런 타이밍을 준비하면서 사는 거라고 생각해. 그걸 알아주는 자본가를 만나서 약간 움직여 볼 수 있는 준비를 하면서 말이야. 그런 만남이 있을 때 스파크가 터질 거고, 나는 그 순간을 기다리면서 살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