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의 15년 짝사랑 비밀 공개! 3번 고백한 진짜 이야기

1762년, 운명의 시작

1762년 5월 13일, 어두컴컴한 새벽. 좌의정 홍봉한의 집에서 갑자기 통곡 소리가 울려 퍼졌어. 그 이유는 바로 궁에서 출발한 가마들이 홍봉한의 집으로 연달아 들어왔기 때문이지.

가마에서 내린 사람들은 누구였을까? 바로 궁으로 시집갔던 홍봉한의 딸, 혜경궁 홍씨와 당시 열 살이었던 홍봉한의 손자이자 세손이었던 정조, 그리고 정조의 아내인 세손빈 김씨와 두 명의 어린 공주들이었어. 한마디로 온 가족이 쫓겨나듯 홍봉한의 집으로 오게 된 거지.

이 모든 사건의 중심에는 정조의 아버지, 사도세자가 있었어. 사도세자가 뒤주에 갇혀 생을 마감하면서, 궁 안에 있던 혜경궁 홍씨와 정조, 그리고 공주들은 모든 직책을 잃고 궁 밖으로 쫓겨나게 된 거야. 더 이상 왕실의 사람이 아니었기에 궁에서 살 수 없게 된 거지.

벼락같은 상황에 비참하고 한스러웠겠지만, 11살의 정조와 세손빈, 어린 공주들을 보며 혜경궁 홍씨는 마음을 다잡았어.

성덕임, 운명적인 만남

혜경궁 홍씨와 정조가 홍봉한의 집에서 안정을 취할 때, 집안을 분주하게 오가며 모든 상황을 지켜보는 한 여자아이가 있었으니, 바로 열 살의 성덕임이었어.

성덕임은 원래 궁녀가 아니었어. 성덕임의 아버지, 성윤이가 홍봉한의 집에서 일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지. 성윤이는 홍봉한의 '청지기'였는데, 집안의 대소사를 챙기는 중요한 역할을 했어. 마치 집사 같은 역할이라고 생각하면 돼.

이때, 성덕임과 정조는 처음으로 만나게 된 것으로 보여. 청지기의 역할 자체가 집안과 대대로 관계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성덕임도 집안일을 도우면서 정조를 처음 만났을 가능성이 높아.

정조가 외가집에 왔을 때 성덕임은 열 살, 정조는 열한 살이었지. 난리가 난 홍씨 집안에서 허드렛일을 돕던 성덕임은 아마 이때 처음으로 왕족들을 보게 되었을 거야.

다시 만난 인연, 궁궐에서

짧은 만남을 끝으로 성덕임은 더 이상 정조를 볼 수 없었어. 혜경궁 홍씨와 정조가 다시 궁으로 돌아갔기 때문이지. 사도세자가 죽은 지 9일 만에 영조가 사도라는 시호를 내리고 세자로 복권시키면서, 혜경궁 홍씨와 정조도 복권되어 궁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된 거야.

그로부터 몇 달 뒤, 두 사람의 인연은 예상치 못하게 궁궐에서 다시 이어졌어. 바로 성덕임이 궁녀로 입궐하게 된 거지. 혜경궁 홍씨가 자신의 처소로 성덕임을 불러들인 거야.

혜경궁 홍씨가 성덕임을 궁궐로 불러들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성덕임은 어릴 때부터 맑고 총명했으며, 글씨도 잘 썼다고 해. 또한 복스럽게 생겼다는 칭찬도 들었지. 똑똑하고 겸손한 태도를 가진 성덕임은 혜경궁 홍씨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혜경궁 홍씨의 곁에서 신뢰받는 궁녀로 지내게 되었어.

정조의 첫사랑, 성덕임

혜경궁 홍씨의 곁에서 지내던 성덕임은 자연스럽게 혜경궁 홍씨의 아들, 세손 정조를 만나게 되었어. 정조는 어머니를 만나러 올 때마다 잠시나마 숨통이 트이는 시간을 가졌지. 무섭고 깐깐한 할아버지 영조와 자신을 후계자 자리에서 끌어내리려는 신하들 사이에서 마음 둘 곳 없던 정조에게 어머니를 만나는 시간은 소중했어.

정조에게는 세손빈 김씨가 있었지만, 당시 정조는 아내를 온전히 신뢰할 수 없는 상황이었어. 이런 정조의 곁에서 어머니를 돕는 성덕임을 보며, 정조의 마음은 점점 커져갔지.

정조는 처음에는 그저 외가집에서 온 나인 정도로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성덕임에게 마음을 빼앗겼어. 어머니를 보던 정조의 눈동자는 차를 내오는 성덕임을 따라 움직였고, 고개를 숙이고 배웅하는 성덕임의 앞을 천천히 지나치기도 했지.

예쁘고 똑똑한 성덕임을 지켜보며 정조의 사랑은 풍선처럼 부풀어 갔어. 생전 처음 가져보는 감정, 정조의 첫사랑이 시작된 거야.

거절당한 고백

하지만 현실은 야속했어. 정조는 성덕임을 매일 볼 수 없었지. 할아버지 영조와 함께 지내다가 어쩌다 틈이 나면 어머니를 만나러 오는 것이 전부였으니까. 동궁에 앉아 책을 볼 때도 성덕임의 모습이 눈앞에 아른거렸어.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었던 정조는 보고픈 마음을 참지 못하고 성덕임을 은밀한 곳으로 불러냈어. 처음에는 날씨나 안부를 묻는 시시한 질문을 하다가, 갑자기 이런 말을 건넸지.

"나의 후궁이 되어다오."

궁녀인 성덕임에게 왕이 될 세손이 고백을 한 거야. 꿈에서도 상상해봤을 법한 벅찬 순간이었지. 하지만 성덕임은 갑자기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흘리며 조심스럽게 말했어.

"명을 따를 수 없습니다."

성덕임은 정조의 아내인 세손빈이 아직 아이를 낳지 못했다는 사실이 마음에 걸렸던 거야. 세손빈과 정조의 사이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자신이 후궁이 되어 아이를 먼저 낳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했지.

이 고백은 정조의 흑역사로 기록되어 있어. 정조가 직접 쓴 글에 따르면, 그는 감동하여 더 이상 다그치지 못하고 입을 다물어야 했다고 해. 그렇게 정조의 당찬 고백은 실패로 돌아갔고, 세손의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못했지.

성덕임의 삶, 그리고 정조의 왕위

비밀스러운 고백의 날이 지나고, 정조와 성덕임은 각자의 자리로 돌아갔어. 성덕임은 궁녀로서 자신의 생활에 충실했지. 옷감을 잘 만들고 요리도 잘했으며, 글씨도 정말 잘 썼다고 해. 궁에서 필요한 재능과 기회를 모두 갖춘 팔방미인이었던 성덕임은 동료 궁녀들과 함께 소설 필사를 하기도 했어.

성덕임이 21살이 되던 해에 필사한 책의 일부가 남아있는데, 그 글씨가 정말 아름다워. 우리가 흔히 보는 궁서체의 아름다움이 여기서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지.

성덕임이 평화로운 궁궐 생활을 하는 동안, 정조는 전쟁 같은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어. 아버지를 죽였던 세력들이 그대로 남아있었고, 자신은 혼자였지. 매일 자객의 위협과 독살의 위험 속에서 왕이 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정적을 제거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어.

이런 상황에서 정조는 잠시 좋아했던 성덕임을 마음에 묻어두기로 했지. 그리고 이때, 자신의 마음에 꼭 맞는 오른팔이 되어줄 사람을 얻게 되는데, 바로 홍국영이었어. 외롭고 불안했던 궁궐에서 홍국영의 존재는 정조에게 한 줄기 빛이자 믿을 구석이 되어주었지.

16년 후, 드디어 25살의 정조에게 지위가 바뀌는 일이 생겼어. 영조가 승하하고 조선의 새로운 왕, 정조 시대가 열린 거야.

후사를 기다리는 왕실

왕이 된 정조를 보며 성덕임은 정조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신경이 쓰였을 거야. 이제 훌륭한 왕이 되기를 응원하며 마음을 놓았을지도 몰라.

하지만 정조가 왕이 된 지 2년이 지난 1778년, 궁궐에 비상이 걸렸어. 바로 세자가 없었기 때문이지. 서른을 바라보는 정조에게 후사가 없다는 것은 왕실의 큰 걱정거리였어.

정조는 다른 후궁들에게도 마음을 두지 않고 있었어. 정조의 마음에는 여전히 단 한 사람, 성덕임만이 있었기 때문이지. 처음 본 뒤 20년 동안 성덕임을 후궁으로 삼고 싶다는 마음을 품고 있었지만, 왕실의 상황 때문에 쉽게 말을 꺼내지 못했어.

하지만 왕실의 어른인 정순왕후는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며 후궁 간택을 명했어. 결국 정조는 왕실의 뜻을 따를 수밖에 없었지.

후궁 간택이 진행되면서, 정조가 가장 싫어했던 외척 세력의 힘을 강화시키려는 홍국영은 자신의 동생인 원빈 홍씨를 후궁으로 간택하게 했어. 이렇게 해서 홍국영은 왕의 매제가 되었지.

원빈 홍씨는 정조와 정식으로 가례를 치르고 후궁 중에서 가장 높은 빈의 자리에 올랐지만, 왕실 어른들의 바람대로 후손을 낳는 데는 실패했어. 원빈 홍씨는 입궐한 지 1년 뒤 병으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지.

그런데 이때, 예상치 못한 비명과 울음소리가 궁 안에 퍼졌어. 누군가가 궁녀들을 끌어내 칼로 위협하고 있었는데, 과연 누가 이런 엄청난 짓을 벌이고 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