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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 딸인 신입사원 무시 속, 유일하게 친절한 만년 부장의 비밀!

게시일: 작성자: 자청의 유튜브 추출기

이서윤, 계약직 신입사원의 비밀

서울 강남의 한 빌딩, 겨울 아침 8시 30분.

27살 이서윤은 계약직 신입사원으로 첫 출근을 했어. 하지만 아무도 모르는 비밀이 있었지. 바로 이 회장님, 이창호 씨의 외동딸이라는 사실! 영국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돌아온 서윤은 아버지 회사의 맨 밑바닥부터 시작하기로 결심했어. 아버지는 반대했지만, 딸의 의지를 꺾을 순 없었지.

엘리베이터 안에서 서윤은 긴장된 마음을 다스리려 애썼어. 전략 기획팀 계약직으로, 누구보다 평범한 신입사원이 되는 게 목표였거든.

15층에 도착해 사무실 문을 열고 인사를 건넸지만, 몇몇 직원들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어. 계약직 신입에게 큰 관심은 없었지. 그때, 한 중년 남성이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다가왔어.

"어서 와, 장인호 부장이야. 오늘 첫 출근이지? 아침은 먹었어?"

50대 초반으로 보이는 장인호 부장의 목소리에는 진심 어린 관심이 담겨 있었어. 서윤은 그 순간을 평생 기억하게 될 줄 몰랐지. 회사에서 처음으로 자신을 '사람'으로 대해준 사람이 바로 장인호 부장이었거든. 다른 직원들은 계약직이라는 이유로 제대로 쳐다보지도 않았지만, 장 부장은 달랐어.

"네, 감사합니다. 잘 부탁드려요."

서윤이 정중히 인사하자, 장 부장은 자신의 자리 근처로 안내하며 말했어.

"여기가 내 자리야. 모르는 게 있으면 언제든 물어봐도 돼."

장인호 부장은 이 회사에서 25년을 근무한 베테랑이었지만, 과거 대형 프로젝트 실패로 승진에서 밀려나 만년 부장으로 남아 있었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후배들에게 항상 따뜻했고, 특히 신입사원들을 챙기는 것으로 유명했지. 서윤은 첫날부터 장 부장의 인품을 느낄 수 있었어. 점심 시간에 혼자 있는 서윤에게 같이 먹자고 제안하는 모습, 업무를 차근차근 알려주는 모습에서 진정한 선배의 모습을 봤지.

반면, 같은 팀의 박정현 이사는 서윤을 거의 투명 인간 취급했어. 명문대 출신에 NBA까지 마친 그는 계약직 신입사원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지. "계약직은 계약직답게 조용히 있어"라는 시선으로 말이야.

하루가 지나고 집에 돌아가며 서윤은 생각했어. '장인호 부장님 같은 분이 이 회사에 더 많았으면 좋겠어.' 그녀는 작은 수첩에 적었지. "기억해야 할 사람: 장인호 부장님."


둘째 주, 계약직의 벽

둘째 주가 시작되고 서윤은 회사 생활에 조금씩 적응해 갔지만, 계약직이라는 신분의 벽은 생각보다 높았어. 정규직 직원들은 서윤을 동등한 동료로 보지 않았고, 중요한 회의에서도 의견을 묻지 않았지.

그날 오후, 전략 기획팀 회의가 있었어. 서윤은 구석진 자리에 앉아 회의 내용을 열심히 메모했지. 회의 주제는 신규 사업 아이템 발굴이었고, 각자 준비해 온 아이디어를 발표하는 시간이었어. 박정현 이사가 먼저 발표를 시작했지.

"최근 트렌드를 분석해 보니 친환경 제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저희도 이 분야에 진출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의 발표는 체계적이었지만, 새로울 게 없는 내용이었어. 다른 팀원들도 비슷한 수준의 아이디어를 내놓았지. 그때 팀장이 말했어.

"혹시 다른 의견 있는 사람?"

잠시 정적이 흘렀고, 서윤은 용기를 내어 손을 들었어.

"저, 말씀드려도 될까요?"

서윤의 목소리가 회의실에 울렸어. 몇몇 사람들이 의외라는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봤지. 계약직 신입이 회의에서 발언하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었거든.

"음. 뭔가 생각이 있나?" 팀장이 반신반의하며 물었어.

서윤은 준비해 온 자료를 꺼내며 차분히 설명을 시작했지.

"제가 해외 생활을 하면서 느낀 건데, 우리나라 전통 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상품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었습니다."

서윤의 아이디어는 구체적이고 참신했어. 한국의 전통차 문화를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재포장하여 해외 시장에 진출하자는 것이었지. 그녀는 시장 규모부터 타겟 고객층, 마케팅 전략까지 체계적으로 정리해 발표했어. 회의실은 조용해졌지. 서윤의 아이디어는 다른 사람들의 것과는 차원이 달랐어. 실현 가능성도 높고, 무엇보다 회사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는 내용이었거든.

그런데 박정현 이사가 냉소적인 미소를 지으며 말했어.

"계약직 주제에 너무 나서는 거 아닌가? 이런 중요한 사업을 계약직이 감당할 수 있을 것 같아?"

회의실의 분위기가 싸늘해졌어. 서윤은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지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지. 신분의 벽 앞에서 그녀는 무력했거든. 다른 팀원들도 박 이사의 눈치를 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

그때 장인호 부장이 일어났어.

"아이디어 자체는 참 좋은데요. 신입이라고 무시할 게 아니라 이런 참신한 발상을 격려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그의 목소리에는 확신이 담겨 있었지. 박 이사는 불쾌한 표정을 지었지만, 더 이상 말하지는 않았어.

회의가 끝난 후 장 부장이 서윤에게 다가왔어.

"좋은 발표였어. 처음 치고는 정말 잘했어."

그의 격려에 서윤은 고마움을 느꼈지. 그날 저녁, 서윤은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어.

"아빠, 오늘 정말 고마운 분을 만났어. 장인호 부장님이라고, 나를 진짜 동료로 대해 주시는 분이야."

이창호 회장은 딸의 목소리에서 진심을 느꼈지.


셋째 주, 함께하는 점심

셋째 주가 되자 서윤은 회사 생활의 리듬을 찾기 시작했어. 매일 아침 7시 30분에 출근해서 업무 준비를 하고, 점심 시간에는 장인호 부장과 함께 식사를 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지. 장 부장은 혼자 먹는 점심이 익숙한 사람이었어. 승진에서 밀려난 후 동기들과는 자연스럽게 거리가 벌어졌고, 후배들은 그를 어려워했거든. 하지만 서윤과 함께하는 점심 시간은 그에게 작은 즐거움이었어.

"부장님은 왜 혼자 점심 드세요?" 어느 날 서윤이 궁금해하며 물었어.

장 부장은 쓸쓸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지.

"글쎄, 나이 들다 보니 그렇게 되더라고. 너도 나중에 알게 될 거야."

서윤은 장 부장의 과거가 궁금했어. 회사 선배들에게 슬쩍 물어보니, 예전에는 총망받는 인재였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지. 장 부장님이 5년 전까지만 해도 승진 후보 1순위였는데, 그 프로젝트 하나 때문에... 5년 전 장인호 부장은 회사의 핵심 프로젝트를 맡았어. 신규 사업 진출을 위한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였는데, 예상치 못한 변수로 인해 실패하고 말았지. 그 책임을 지고 그는 한직으로 밀려났고, 그 이후로 승진 기회를 잃었어.

하지만 장 부장은 원망하지 않았어.

"사업이라는 게 워낙 변수가 많으니까. 그때는 최선을 다했어. 지금도 후회하지 않아."

그의 말에서 서윤은 진정한 프로 정신을 느꼈지. 점심을 먹으며 장 부장은 서윤에게 업무 노하우를 알려주곤 했어.

"기획이라는 건 단순히 아이디어만 내는 게 아니야. 실현 가능성, 수익성, 리스크까지 모두 고려해야 해."

그의 조언은 어떤 경영학 교과서보다도 실용적이었어. 서윤은 장 부장의 경험과 지혜에 감탄했지. 비록 승진에서는 밀렸지만, 그의 실력은 여전히 뛰어났거든.

'이런 분이 왜 인정받지 못하는 걸까?' 서윤은 회사의 인사 시스템에 대해 의문을 갖기 시작했어.

한편, 박정현 이사는 서윤과 장 부장의 관계를 못마땅하게 생각했어.

"만년 부장이 계약직이랑 친하게 지내니까 딱 수준이 보이네." 그는 동료들 앞에서 비아냥거리곤 했지.

그런 박 이사의 태도를 장 부장도 알고 있었어. 하지만 그는 개의치 않았지.

"사람 대하는 것에 신분이 어디 있어? 서윤이는 좋은 아이야."

장 부장은 서윤의 성실함과 열정을 높이 평가했어. 서윤 역시 장 부장에 대한 고마움이 커져 갔지. 다른 사람들이 계약직이라고 무시할 때도, 그만은 자신을 동등한 인격체로 대해 주었거든.

'이런 분이야말로 진짜 리더야.' 서윤은 마음속으로 다짐했지.

어느 날 오후, 서윤은 장 부장의 책상을 정리하다가 한 장의 사진을 발견했어. 젊은 시절의 장 부장이 동료들과 함께 찍은 사진이었는데, 그때의 그는 지금보다 훨씬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었지.

"부장님이 사진 찍으신 거예요?" 서윤이 물으니, 장 부장은 잠시 추억에 잠겼어.

"아, 그때가 20년 전쯤 되겠네. 그때는 정말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었어."

그의 목소리에는 그리움이 섞여 있었어. 서윤은 그 순간 결심했지. 언젠가 장인호 부장이 다시 그때의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도와야겠다고 말이야.


넷째 주, 공모전의 기회

넷째 주 월요일, 회사에 큰 변화가 있었어. 본사에서 새로운 사업 아이템 공모전을 연다는 공지가 내려온 것이었지. 우수한 아이디어를 제출한 팀에게는 실제 사업화 기회와 함께 상당한 포상금이 주어진다고 했어. 전략 기획팀 사무실은 금세 술렁거렸지. 박정현 이사를 비롯한 몇몇 팀원들은 벌써부터 어떤 아이디어를 낼지 머리를 맞대고 있었어.

반면, 장인호 부장은 조용히 자신의 업무를 보고 있었지.

"부장님은 참가 안 하세요?" 서윤이 물으니, 장 부장은 쓸쓸한 미소를 지었어.

"나야 뭘. 이미 한번 실패한 사람인데."

그의 말에서 5년 전의 상처가 아직도 아물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지. 하지만 서윤은 포기하지 않았어.

"부장님, 저와 함께 해보시면 어떨까요? 지난번에 제가 발표한 아이디어 기억하시죠?"

서윤의 제안에 장 부장은 고개를 저었어.

"그 좋은 아이디어를 내가 망칠 수는 없지."

며칠 후, 서윤은 혼자서라도 그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로 했어. 퇴근 후 집에서, 주말에도 카페에서 자료를 수집하고 사업 계획서를 작성했지. 한국 전통차 문화의 세계화라는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작업이었어. 서윤의 열정은 대단했지. 전통차의 역사부터 현재 시장 상황, 해외 진출 전략, 예상 수익 모델까지 세밀하게 분석했어. 영국에서의 경험과 경제학 전공 지식이 큰 도움이 되었지.

일주일 후, 서윤은 완성된 사업 계획서를 장 부장에게 보여 주었어.

"부장님, 한 번만 봐 주세요."

장 부장은 처음에는 시큰둥했지만, 계획서를 보는 순간 표정이 달라졌어.

"이거 정말 잘 만들었네."

장 부장의 목소리에는 놀라움이 담겨 있었어. 서윤의 계획서는 전문가 수준이었지. 시장 분석부터 재무 계획까지 빈틈이 없었어.

"부장님이 도와주시면 더 완벽해질 것 같아요."

서윤의 간절한 부탁에 장 부장은 결국 마음을 열었어.

"그래, 한번 해보자."

그날부터 둘의 본격적인 협업이 시작되었어. 장 부장은 25년간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서윤은 참신한 아이디어와 해외 경험을 각각 제공했지. 둘이 만나니 시너지 효과가 대단했어.

"전통차 시장에서 중요한 건 품질이야. 아무리 마케팅이 좋아도 맛이 없으면 소용 없어." 장 부장의 조언에 서윤은 고개를 끄덕였어.

"그럼 품질 관리 시스템부터 체계적으로 구축해야겠네요."

매일 점심 시간과 퇴근 후 시간을 이용해서 둘은 계획서를 다듬어 나갔어. 장 부장은 오랜만에 일에 대한 열정을 되찾았고, 서윤은 실무 경험이 풍부한 멘토를 만난 기쁨을 느꼈지.

한편, 박정현 이사는 둘의 협업을 못마땅하게 여겼어.

"만년 부장이랑 계약직이 무슨 대단한 일을 하겠다고." 그는 동료들에게 비아냥거렸지만, 속으로는 조금 불안했지.

공모전 마감일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을 때, 서윤과 장 부장의 계획서는 거의 완성 단계에 이르렀어. 제목은 'KT 프로젝트: 한국 전통차의 글로벌 브랜딩 전략'이었지.

"정말 잘 만들어진 것 같아요, 부장님." 서윤이 만족스러워하자, 장 부장도 뿌듯한 표정을 지었어.

"너 덕분이야. 오랜만에 이렇게 재미있게 일해 봤어."

공모전 발표 전날, 전략 기획팀에는 긴장감이 흘렀어. 총 다섯 개 팀이 참가했는데, 그중에서 박정현 이사 팀과 장인호 부장-서윤 팀이 가장 주목받고 있었지. 박 이사는 자신만만했어.

"NBA 출신들끼리 모여서 만든 계획서인데, 만년 부장이랑 계약직이 당해낼 수 있겠어?" 그의 팀은 인공지능을 활용한 맞춤형 서비스 사업을 제안했지.

발표 당일, 본사 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공모전이 시작되었어. 이창호 회장도 자리에 있었지만, 서윤은 아버지를 의식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어. 오늘은 그냥 계약직 신입사원 이서윤일 뿐이었거든.

첫 번째로 박정현 이사 팀이 발표를 시작했어.

"이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개인 맞춤형 쇼핑 서비스를 제안합니다." 그의 발표는 체계적이고 논리적이었어. 임원들도 고개를 끄덕이며 들었지. 하지만 질의응답 시간에 문제가 드러났어.

"수익 모델이 명확하지 않은 것 같은데, 초기 투자 비용은 어느 정도로 예상하나?" 임원들의 날카로운 질문에 박 이사는 명확한 답변을 하지 못했지.

다음은 장인호 부장과 서윤의 차례였어. 발표는 장 부장이 맡았지만, 중간중간 서윤이 보조 설명을 했지.

"KT 프로젝트를 소개하겠습니다." 장 부장의 발표는 처음부터 달랐어.

"한국의 차문화는 천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제대로 된 세계화가 이루어지지 않았어요." 그는 시장의 문제점부터 차근차근 설명했지. 서윤이 이어받았어.

"저희는 전통과 현대를 결합한 새로운 접근을 제안합니다." 그녀는 해외 시장 분석 자료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진출 전략을 설명했어. 런던, 뉴욕, 도쿄 등 주요 도시의 차문화 트렌드까지 분석해 놓았지.

임원들의 반응이 달라지기 시작했어.

"흥미로운 접근이네요. 시장 분석이 상당히 정교하군요."

질의응답 시간에도 둘은 모든 질문에 명쾌하게 답변했어. 특히 재무 담당 임원의 까다로운 질문에도 서윤은 침착하게 대답했지.

"초기 투자금 회수 기간은 3년으로 예상하며, 5년 후 연간 매출 100억 원을 목표로 합니다." 구체적인 수치와 근거까지 제시했어.

발표가 끝나고 심사 시간 동안 장 부장과 서윤은 복도에서 기다렸어.

"떨리네요, 부장님." 서윤이 말하자, 장 부장은 그녀의 어깨를 토닥였어.

"결과가 어떻든 우리는 최선을 다했어. 그것만으로도 충분해."

한 시간 후, 결과 발표가 있었어.

"최우수상은 KT 프로젝트 팀입니다!"

사회자의 발표에 서윤과 장 부장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어. 박정현 이사의 얼굴은 일그러졌지.

"말도 안 돼. 계약직이랑 만년 부장이 우리를 이겼다고?" 그는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어.

시상식에서 이창호 회장이 직접 상을 수여했어.

"훌륭한 아이디어였습니다. 실제 사업화를 추진해 보겠습니다." 회장의 말에 둘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지. 하지만 서윤은 아버지와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 노력했어. 아직은 자신의 정체를 밝힐 때가 아니었거든. 장 부장은 이 모든 상황이 꿈만 같았어. 5년 만에 다시 인정받는 순간이었지.


공모전 수상, 그리고 박정현 이사의 분노

공모전 수상 소식은 회사 전체에 빠르게 퍼졌어. 만년 부장과 계약직 신입사원의 콤비가 이루어낸 이변이었지. 하지만 모든 사람이 이 결과를 받아들인 것은 아니었어. 박정현 이사는 분노를 감추지 못했지.

"심사가 공정했는지 의심스러워. 어떻게 저런 허술한 아이디어가 우리보다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지?" 그는 동료들에게 불만을 토로했어. 더욱 화가 난 것은 자신의 권위가 땅에 떨어졌다는 사실이었지. 지금까지 팀 내에서 절대적 존재였던 그가 만년 부장과 계약직에게 밀렸다는 것이 자존심을 크게 상하게 했어.

반면, 장인호 부장은 오랜만에 활기를 되찾았어.

"정말 꿈만 같아. 다시 한번 기회를 잡을 수 있을 줄 몰랐어." 그는 서윤에게 진심으로 고마워했지. "내가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야."

회사에서는 KT 프로젝트의 실제 사업화를 위한 준비가 시작되었어. 본사에서는 장인호 부장을 프로젝트 총괄 책임자로, 서윤을 핵심 기획자로 임명했지. 계약직이었던 서윤이 갑자기 중요한 프로젝트의 핵심 인물이 된 것이야.

박정현 이사는 이 소식을 듣고 더욱 분개했어.

"계약직 주제에 감당할 수 있는 일이 아니야. 결국 실패하고 말 텐데." 그는 기회만 있으면 서윤의 능력을 의심하는 발언을 했지.

그런 박 이사의 태도를 장 부장도 알고 있었어. 어느 날 점심 시간에 그는 서윤에게 조심스럽게 말했지.

"서윤아, 박 이사가 너를 좋게 보지 않는 것 같아. 조심해야 할 것 같은데."

"괜찮아요, 부장님. 일로써 증명하면 되죠." 서윤은 담담했어. 하지만 속으로는 박 이사의 적대감을 느끼고 있었지. 그가 기회만 있으면 자신의 발목을 잡으려 한다는 것을 알았거든.


자료 삭제 사건, 그리고 위기

며칠 후, 상황을 점검하는 중간 보고회가 있었어. 각 부서의 임원들이 참석한 자리에서 장 부장과 서윤이 발표를 해야 했지. 이는 프로젝트의 향후 진행을 결정하는 중요한 순간이었어. 발표 전날 밤, 서윤은 자료를 마지막으로 점검하고 있었어. 그런데 갑자기 컴퓨터가 꺼지면서 모든 파일이 사라져 버렸지.

"이럴 수가!" 서윤은 당황했어. 백업 파일도 제대로 저장되지 않았었거든.

다음 날 아침, 장 부장은 창백한 얼굴의 서윤을 발견했어.

"무슨 일이야?" 서윤이 상황을 설명하자, 장 부장은 침착하게 말했어.

"괜찮아. 우리가 함께 만든 자료니까 기억하고 있어. 처음부터 다시 만들어 보자."

두 사람은 발표 시간까지 남은 4시간 동안 필사적으로 자료를 재작성했어. 장 부장의 경험과 서윤의 기억력이 합쳐져서 가능한 일이었지. 마침내 발표 자료가 완성되었을 때, 둘 다 지친 기색이 역력했어.

보고회가 시작되고, 장 부장과 서윤은 최선을 다해 발표했어. 하지만 급하게 만든 자료라서 완성도가 떨어졌고, 몇 가지 실수도 있었지. 임원들의 표정이 점점 굳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어. 박정현 이사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지.

"프로젝트 관리가 이렇게 허술해서 실제 사업을 진행할 수 있을까요?" 그의 날카로운 지적에 회의실 분위기가 싸늘해졌어. "자료 준비도 제대로 못하는 팀에게 중요한 프로젝트를 맡기는 것은 위험하다고 봅니다." 박 이사는 계속해서 공격했지. 다른 임원들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조하는 분위기였어.

장 부장은 자신의 실수를 변명하지 않았어.

"죄송합니다. 저희가 준비를 소홀히 했습니다." 그의 솔직한 사과에도 불구하고 회의실의 분위기는 좋지 않았어. 결국 프로젝트는 일시 중단되었고, 재검토 후 계속 진행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지.

보고회가 끝난 후, 장 부장과 서윤은 무거운 마음으로 자리를 떠났어.

"부장님, 죄송해요. 제가 실수해서..." 서윤이 자책하자, 장 부장은 고개를 저었어.

"아니야. 내가 더 주의 깊게 챙겼어야 했어. 너무 안일했나 봐."

그날 저녁, 서윤은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어. 하지만 오늘 일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지. 대신 장인호 부장에 대한 이야기를 했어.

"아빠, 정말 좋은 분이야. 이런 분이 더 인정받았으면 좋겠어."

프로젝트 중단 소식이 알려지자 회사 내에서는 다양한 반응이 나왔어. 일부는 "역시 만년 부장과 계약직으로는 한계가 있었다"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고, 다른 일부는 "한 번의 실수로 좋은 프로젝트를 포기하는 것은 아쉽다"는 의견을 내놓았지. 박정현 이사는 은근히 만족스러워했어.

"처음부터 예상했던 일이야. 실력도 없으면서 운만 좋았던 거지." 그는 동료들에게 자신의 예견이 맞았다고 자랑스럽게 말했지.

반면, 장인호 부장은 크게 위축되었어. 5년 전의 실패가 다시 떠올랐고, 이번에도 똑같은 결과가 반복된 것 같아서 자책감에 빠졌지.

"역시 내가 맡으면 안 되는 일이었나 봐."

서윤은 그런 장 부장의 모습을 보며 마음이 아팠어. 분명히 좋은 프로젝트였는데, 사소한 실수 하나로 모든 것이 무너져 버린 것 같았지. 하지만 그녀는 포기하지 않았어.

"부장님, 이대로 끝낼 수는 없어요." 서윤이 간절히 말하자, 장 부장은 고개를 저었어.

"이미 끝난 일이야. 더 이상 기회는 없을 거야." 그의 목소리에는 깊은 절망감이 묻어 있었지.

하지만 서윤은 다른 방법을 생각하고 있었어. 며칠 후, 그녀는 회사 전체 직원들이 참석하는 원래 회식에 참가했어. 보통 계약직은 이런 자리에 잘 참석하지 않았지만, 서윤은 특별한 목적이 있었지.


회식 자리의 폭로

회식이 어느 정도 진행된 후, 박정현 이사가 술에 취해 말이 많아졌어. 그는 서윤을 향해 비아냥거리기 시작했지.

"계약직 주제에 너무 설치는 거 아니야? 분수를 알아야지."

"이사님, 그만하세요." 장 부장이 나서려 했지만, 박 이사는 멈추지 않았어.

"만년 부장이랑 어울리니까 딱 수준이 보이네. 둘 다 회사에 필요 없는 존재들이야."

회식 자리가 점점 어색해졌어. 다른 직원들도 박 이사의 과도한 발언에 당황하고 있었지만, 아무도 나서서 말리지 못했지. 박 이사의 직급과 권력 때문이었어.

"계약직이 무슨 중요한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 그냥 조용히 있으면 되는 거야." 박 이사의 모욕적인 말에 서윤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지.

그때 장인호 부장이 일어났어.

"이사님, 아무리 그래도 사람 대접은 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그의 목소리에는 분노가 섞여 있었어. "계약직이든 정규직이든 모두 같은 사람입니다."

"뭐? 만년 부장이 나한테 되들어?" 박 이사가 벌떡 일어났어. "내가 무슨 자격으로 나한테 훈계질이야?"

회식 자리는 순식간에 험악해졌어. 장 부장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어.

"자격이요. 25년간 이 회사에서 성실하게 일해온 사람으로서, 후배를 지키는 것이 자격입니다." 그의 말에는 평생 쌓아온 신념이 담겨 있었지.

"좋아. 그럼 내일 인사팀에 가서 얘기해 보자." 박 이사가 협박하듯 말했어. "계약직 하나 지키려다가 너까지 회사를 떠나게 될걸."

회식 자리는 완전히 얼어붙었어. 그 순간, 서윤이 일어났어.

"이사님." 그녀의 목소리는 놀랍도록 차분했어. "저에 대한 모욕은 참을 수 있지만, 장인호 부장님에 대한 모독은 용납할 수 없습니다."

"뭐라고?" 박 이사가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어. "계약직 주제에 감히 나한테!"

하지만 서윤은 계속 말했어.

"내일 아침 회장실로 오시기 바랍니다. 제가 누구인지 알려 드리겠습니다."

서윤의 말에 회식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당황했어. 계약직이 이사에게 회장실로 오라고 하다니,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거든.


회장실에서의 진실

다음 날 아침, 장인호 부장은 인사팀에 호출되었어. 그는 각오를 단단히 하고 회사에 출근했지. "어제 일로 사표를 내게 될 거야." 그는 서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어. 하지만 뜻밖에도 인사팀이 아닌 회장실로 호출되었지. 장 부장은 어리둥절한 마음으로 회장실 문을 두드렸어.

회장실 문이 열리자, 장인호 부장은 예상치 못한 광경을 목격했어. 이창호 회장이 자리에 앉아 있었고, 그 옆에는 서윤이 서 있었지. 하지만 더욱 놀라운 것은 박정현 이사도 함께 있다는 사실이었어.

"들어오세요, 장 부장님." 회장의 음성은 평상시와 다름없이 위엄 있었어. 장 부장은 긴장한 마음으로 회장실에 들어섰지. "혹시 어제 일 때문에 징계를 받는 건가?" 그는 최악의 상황을 각오했어.

"앉으세요." 회장이 의자를 가리키자, 장 부장은 조심스럽게 앉았어. 박 이사는 안색이 좋지 않았지.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거든.

이창호 회장이 입을 열었어.

"장 부장님, 어제 회식에서 무슨 일이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회장의 말에 장 부장은 고개를 숙였지. "죄송합니다. 제가 주제를 모르고..."

"주제를 모른다고요?" 회장이 반문했어. "25년간 성실하게 근무한 부장이 후배를 지키는 것이 주제를 모르는 일인가요?" 회장의 목소리에는 오히려 따뜻함이 묻어 있었지. 장 부장은 당황했어. 예상했던 질책이 아니었거든.

그때 서윤이 앞으로 나섰어.

"부장님, 제가 누구인지 이제 말씀드려야 할 것 같아요."

"서윤아, 너는 왜 여기에?" 장 부장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이창호 회장이 설명했어.

"장 부장님, 이 아이는 제 딸입니다. 서윤이는 회사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신분을 숨기고 계약직으로 입사한 거예요."

장인호 부장의 눈이 커졌어.

"네? 회장님의 따님이라고요?" 그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서윤을 바라봤지. 그동안 함께 점심을 먹고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그 계약직 신입사원이 회장의 딸이었다니.

서윤이 정중히 인사했어.

"부장님, 그동안 속여서 죄송해요. 하지만 부장님께서 저를 대해 주신 마음만큼은 진심이었잖아요. 그것이 정말 고마웠어요."

박정현 이사는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어. 자신이 그동안 회장의 딸을 모욕했다는 사실을 깨달았거든. 어제 회식에서의 발언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지.

회장이 계속 말했어.

"저는 딸에게 진정한 인재를 알아보는 눈을 기르게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현장에서 직접 경험해 보라고 했죠. 그리고 딸이 선택한 사람이 바로 장 부장님입니다."

"저를요?" 장 부장은 아직도 상황을 정리하지 못하고 있었어.

서윤이 설명했어.

"부장님은 저를 계약직이라고 무시하지 않으셨어요. 언제나 한 사람으로 대해 주셨죠. 그런 분이야말로 진정한 리더라고 생각해요."

이창호 회장이 박정현 이사를 바라봤어.

"박 이사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어제 회식에서 계약직은 필요 없는 존재라고 하셨던 것 같은데."

회장의 날카로운 시선에 박 이사는 식은땀을 흘렸어.

"그건 제가 실수했습니다." 박 이사는 간신히 말했지. 하지만 이미 늦었어. 회장은 그의 인품을 정확히 파악했거든.

회장이 장인호 부장을 향해 말했어.

"장 부장님, 회사에서는 당신 같은 사람을 찾고 있었습니다. 능력도 중요하지만 사람됨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의 말에 장 부장은 여전히 꿈인지 현실인지 확신하지 못했어.

"그래서 장 부장님을 신임 인사총괄로 임명하려고 합니다." 회장의 발표에 회장실이 조용해졌어. 만년 부장에서 임원으로, 그것도 인사를 총괄하는 자리였지. 장 부장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어.

"회장님, 저 같은 사람이 그런 중요한 자리를..."

"당신이야말로 그 자리에 가장 적합한 사람입니다." 회장이 단호하게 말했어. 서윤도 기뻐했어.

"부장님, 축하드려요. 정말 잘 어울리는 자리예요." 그녀의 진심 어린 축하에 장 부장은 더욱 감동했어.


새로운 시작, 그리고 변화

몇 달 후, 장인호 신임 인사총괄 임원의 취임식이 있었어. 기자 회견장에서 서윤이 마이크를 잡았지.

"저는 이 회사를 이해하기 위해 계약직으로 시작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진정한 리더가 무엇인지 배웠어요. 저를 한 사람으로 존중해 주신 분, 어려울 때 함께 해 주신 분이 바로 지금 제 옆에 계신 장인호 임원님입니다."

서윤의 말에 박수가 터져 나왔어. 취임식이 끝난 후, 장 임원과 서윤은 옛날처럼 함께 커피를 마셨지.

"부장님, 아니 임원님." 서윤이 장난스럽게 말하자, 장 임원은 웃었어.

"그냥 장삼촌이라고 불러. 이제 우리 진짜 가족 아니야?" 그의 말에 서윤도 환하게 웃었어.

"네. 장삼촌."

오늘도 출근 잘하셨어요? 그들의 이야기는 회사 전체에 큰 변화를 가져왔어. 신분이나 직급보다는 사람됨을 중시하는 문화가 자리 잡기 시작했지. 그리고 그 중심에는 진정한 마음으로 사람을 대했던 장인호 임원이 있었어. 세상에는 많은 능력자들이 있지만, 진짜 중요한 것은 사람을 사람으로 대하는 마음이라는 것을 모두가 깨달았어. 그리고 그런 마음을 가진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리더가 될 자격이 있다는 것도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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