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후 작은 땅 농사 시작했더니 동네 어르신들의 예상 못한 반응!
68살 김현수 아저씨의 시골 귀농 이야기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68살 된 김현수라고 해요. 서울에서 30년 넘게 회사 다니다가 5년 전에 퇴직하고 시골로 내려왔어요. 처음엔 그냥 조용히 살려고 했는데, 지금은 작은 농사를 짓고 있답니다. 제 인생이 이렇게 바뀔 줄은 저도 몰랐어요.
왜 시골로 왔을까?
저는 회사에서 컴퓨터만 만지던 IT 관리자였어요. 그런데 제 아내가 자연을 정말 좋아했거든요. 서울 아파트 베란다에서도 상추랑 방울토마토를 키울 정도였어요. 그래서 제가 퇴직하니까 시골로 이사 가자고 설득했죠. 퇴직금으로 땅 사서 텃밭 농사나 짓자고요. 처음엔 좀 망설였는데, 결국 아내 말에 동의했어요.
- 퇴직금: 2억 3천만 원
- 국민연금: 저 153만 원 + 아내 98만 원 = 총 251만 원
- 시골집: 충청남도 작은 마을에 200평 집이랑 땅 700평을 1억 5천만 원에 샀어요.
- 나머지 돈: 8천만 원은 은행이랑 주식에 나눠서 투자했고요.
시골 생활, 처음엔 힘들었어
시골집에 처음 이사 온 날이 아직도 생생해요. 2월이라 춥고 집도 오래돼서 냉기가 돌았죠. 서울 따뜻한 아파트에 살다가 난방도 잘 안 되는 시골집에 오니 막막했어요.
그런데 다음 날 아침, 창문을 열었는데… 와! 앞마당 너머로 보이는 산이랑 들판, 맑은 공기! 서울에선 절대 볼 수 없는 풍경에 아내랑 저랑 둘 다 미소를 지었어요. '이사 잘 왔다!' 싶었죠.
마을 사람들도 처음엔 정말 잘 맞아주셨어요. 이장님이 직접 오셔서 마을 소개도 해주시고, 이웃들도 반찬이랑 김치를 들고 찾아와 주셨죠. 서울에선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고 살았는데, 정말 다른 세상 같았어요.
아내는 금방 동네 아주머니들이랑 친해졌고, 저는 집 고치고 정원 가꾸는 데 집중했어요. 처음엔 상추랑 고추만 심었는데, 아내가 가져온 책 보면서 토마토랑 가지도 심어봤어요. 서툴렀지만 수확도 꽤 잘 됐고, 특히 토마토 맛이 정말 좋았어요!
갈등의 시작, 그리고 해결
첫해는 무난하게 지나갔어요. 봄에 심어서 여름, 가을에 수확하는 기쁨을 맛봤죠. 겨울엔 집에서 책 읽거나 경로당 가서 어르신들이랑 이야기 나누며 지냈어요. 평생 농사지으신 어르신들한테 좋은 조언도 많이 들었고요.
그런데 이듬해부터 문제가 생겼어요. 첫해 성공에 자신감을 얻어서 더 많은 작물을 심기로 했거든요. 인터넷으로 유기농 재배법도 공부하고, 농업 기술 센터 교육도 듣기 시작했죠.
그러자 마을 어르신들 태도가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어요. 예전처럼 반갑게 인사하지 않으시고, 제 밭에 와서 "이렇게 하면 안 되는데" 하고 훈수를 두시기도 했어요.
결정적으로 두 번째 여름에 제 밭에 토마토랑 오이를 누가 망가뜨려 놓은 거예요. 처음엔 동물이 그랬나 싶었는데, 명백한 장난이었죠. 아내도 동네 모임에 가면 따돌림당하는 느낌을 받는다고 했고요.
우연히 마을 가게에서 어르신들 대화를 엿들었는데, 제 이야기를 하고 계시더라고요. "서울에서 돈 좀 있다고 농사 잘난 척한다", "유기농이니 뭐니 하면서 우리 농사법 무시한다"는 내용이었어요.
그제야 상황을 이해했어요. 제가 배우려는 자세로 한 행동들이 어르신들 눈에는 교만하게 보였던 거죠. 어르신들은 평생 농사지어도 땅 살 돈을 모으기 어려웠는데, 저는 퇴직금으로 쉽게 땅을 사서 농사짓는 모습이 부럽고 억울하게 느껴졌을 수도 있어요.
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
아내와 상의한 후, 마을 어르신들과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어요.
- 먼저 다가가기: 마을에서 제일 연세 많으신 김 할아버지께 조언을 구했어요. 어르신들께 신뢰를 얻지 못한 것 같다고 솔직하게 말씀드렸죠. 할아버지께서 "자네가 큰 돈 가지고 와서 땅 사는 걸 시기하는 사람도 있고, 새로운 농사 방식이 우리 방식을 무시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고 말씀해주셨어요.
- 마을 행사에 적극 참여: 마을 청소도 자원하고, 경로당에 자주 가서 어르신들과 이야기 나눴어요. 제 농사법 자랑 대신, 어르신들께 전통 농법을 배우는 자세를 보였죠. "이장님, 상추가 잘 안 자라는데 한번 봐주실 수 있나요?", "어머니, 김장 양념 비법 좀 알려주세요" 하고 먼저 손을 내밀었어요.
- IT 능력 활용: 제가 IT에 능통한 걸 살려서 어르신들 스마트폰 사용법을 도와드렸어요. 카카오톡, 보조금 신청, 농산물 직거래 앱 사용법까지 알려드렸죠. 마을 행사 때 어르신들 병원 모셔다드리기도 했고요.
- 아내의 적극적인 참여: 아내도 김치 담그기, 장 담그기, 마을 행사 음식 준비를 도왔어요. 아내가 만든 새로운 반찬이나 디저트를 나눠드리기도 했죠.
진정한 이웃이 되다
우리가 진심으로 마을에 녹아들려고 노력하자, 어르신들의 태도도 조금씩 바뀌었어요. 가장 큰 변화는 3년째 되던 해 여름이었어요. 갑자기 폭우로 마을 하천이 범람할 위기에 처했을 때, 저는 밤새 어르신들과 함께 모래주머니를 쌓고 물길을 돌리는 작업을 했어요. 그날 밤 허리가 끊어질 것 같은 고통을 느꼈지만, 마을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죠.
그 일을 계기로 마을 어르신들과 진정한 유대감이 형성됐어요. 그 후로는 제 밭에 와서 작물을 망가뜨리는 일도 없어졌고, 오히려 어르신들이 먼저 "현수 씨, 이렇게 하면 더 좋을 거야. 내가 60년 농사지으며 터득한 비법인데 한번 써 봐" 하고 조언해주시기 시작했어요.
어르신들의 조언 덕분에 저희 농사는 더욱 잘 됐어요. 토마토, 고추, 가지가 정말 잘 자랐죠. 수확한 농작물은 어르신들과 나누고, 일부는 직거래로 판매했어요. 아내의 도움으로 어르신들 농산물도 온라인에서 함께 판매하기 시작했고요. 서울 지인들에게 입소문이 나면서 친환경 농산물 수요가 꾸준히 늘었어요.
함께 성장하는 마을
이제는 마을 어르신들과 함께 다양한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있어요. 농촌 체험뿐만 아니라 전통 음식 만들기 체험도 추가하려고 해요. 어르신들의 지혜와 경험을 도시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아요. 마을 특산품 개발도 논의 중이고요.
모든 계획은 마을 어르신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함께 결정하는 과정을 거쳐요. 이게 제가 5년 동안 배운 가장 중요한 교훈이에요.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라도 지역 주민들과 함께하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렵다는 걸요.
지금은 마을에서 제법 인정받는 농부가 되었어요. 예전엔 텃밭만 가꾸었는데, 이제는 천 평 가까이 농사를 짓고 있죠. 마을 어르신들도 저를 '서울에서 내려온 사람'이 아닌 '우리 마을 현수'라고 불러주세요. 작년에는 마을 총회에서 부의장으로 추천받기도 했답니다.
요즘은 주말마다 도시에서 농촌 체험하러 오는 가족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어요. 아이들에게 흙 만지는 법, 채소 가꾸는 법을 알려주고 시골 자연을 경험하게 해주는 일이 정말 즐거워요.
시골 생활의 행복
서울 친구들이 저희 생활을 보고 부러워할 때가 많아요. "현수야, 너 정말 잘 산다. 서울에서 스트레스받으며 살았는데, 이렇게 자연 속에서 사는 게 부럽다"고요. 그럴 때마다 저는 웃으며 대답해요. "그냥 된 게 아니야. 마을 사람들과 갈등도 있었고 시행착오도 많았어."
시골 생활 5년 차, 이제 저는 이곳에 완전히 뿌리내렸다는 느낌이 들어요. 서울에서의 삶이 마치 다른 세상 이야기처럼 느껴질 때도 있어요. 아침에 새소리에 일어나 맑은 공기를 마시며 밭으로 나가는 이 일상이 저에게는 가장 행복한 시간이에요.
물론 불편한 점도 있어요. 큰 병원이나 대형 마트가 멀리 있고, 겨울엔 도로가 얼어 운전이 위험할 때도 있죠. 하지만 이런 불편함보다 얻는 것이 훨씬 많아요. 건강해진 몸과 마음, 그리고 따뜻한 이웃들과의 관계는 도시에서는 결코 얻을 수 없는 보물이에요.
제 아들도, 딸도 명절에 내려오면 저희를 보며 부러워해요. "아버지, 어머니 정말 잘 사시네요. 우리도 나중에 퇴직하면 이렇게 살고 싶어요"라고 말이죠.
처음 시골로 내려올 때 걱정도 많았어요. 의료 시설, 문화 생활, 적응 문제 등등. 실제로 처음 1년은 정말 힘들었어요. 낯선 환경에 우울감도 느끼고 서울이 그리울 때도 있었죠. 마을 어르신들과의 갈등도 있었고요.
하지만 이런 모든 과정을 거치며 저희는 진정한 시골 주민이 되었어요. 어르신들의 시기와 질투도 이해가 되고, 저희가 기존 마을 질서와 문화를 무시했던 점도 반성하게 되었죠. 이제는 서로 존중하며 함께 발전하는 방향을 찾았고, 그것이 모두에게 행복을 가져다주었어요.
퇴직을 앞둔 분들께 말씀드리고 싶어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건 쉽지 않지만, 진정성, 인내심, 그리고 존중하는 마음만 있다면 누구든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어요. 저희처럼 여러분도 행복한 제2의 인생을 만들어 가길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