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무너지는 깜깜한 순간, 극복 돕는 희망 메시지!
힘든 겨울을 이겨낸 이야기
내성적인 건물주라는 사람이 병원 실습 때 알던 형을 만났어. 형이 요즘 너무 힘들다고 하소연하는데, 건물주는 그냥 묵묵히 들어줬지. 왜냐하면 힘들 때 해결책보다는 그냥 내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는 사람이 필요할 때가 더 많거든.
밥 먹고 카페로 자리를 옮겨서 건물주가 자기 경험담을 들려주기 시작했어. 6년 전, 2020년 겨울이었대. 그때 건물주는 물리치료사로 일하면서 작은 빌라를 가지고 월세를 받고 있었는데, 세입자한테서 연락이 온 거야. 물이 안 나온다고.
그게 바로 수도 동파였던 거지. 한파가 심해서 수도가 얼어버린 거야. 처음에는 그냥 수도관 녹이면 되는 줄 알았는데, 이게 웬걸.
- 첫 번째: 수도관 녹이고 나니 다음 날 또 얼어버렸대.
- 두 번째: 전문가 불러서 또 녹이고 열선도 깔았는데, 얼마 안 가서 열선이 녹아버리고 물탱크 모터까지 고장 났대.
- 세 번째: 겨우 고쳐놨더니 이번엔 밖에 있는 수도관이 터져서 집 앞 골목이 빙판이 됐고, 이웃 주민들이 구청에 신고까지 했대.
이 모든 일이 한 달 사이에 벌어진 일이야. 건물주는 너무 힘들어서 "나한테 왜 이런 일이 생기지?"라는 생각만 계속 들었대. 처음 겪는 일이라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도 모르겠고, 정말 막막했지.
그때 건물주가 할 수 있었던 건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생각을 정리하는 거였어. 그러다가 문득 치료실에서 하던 생각이 떠올랐대. "원인 없는 통증은 없다."
무릎이 아픈데 사실은 발목이나 골반 문제일 수 있다는 거지. 눈앞에 보이는 동파만 해결하는 게 아니라,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봐야겠다고 생각했어.
알고 보니 그 집은 지하수를 사용하고 있었고, 그래서 겨울마다 동파에 취약했던 거야. 지하수 대신 상수도를 끌어오면 되는데, 그러려면 각 세대에서 돈을 좀 내야 했어. 근데 건물주를 제외한 다른 집주인들은 다 연세가 많으신 어르신들이라 선뜻 돈을 내려고 하지 않았지.
건물주는 이걸 어떻게 설득해야 할지 유튜브 영상 원고 쓰듯이 글로 생각을 정리했대.
- "지금 당장 돈이 많이 들어 보여도, 앞으로 계속해서 수리비가 나가는 것보다 이게 장기적으로는 더 이득이야."
- "내가 구청이랑 설비 업체, 공사 날짜까지 다 알아봐 줄게. 어머님들한테 잘 좀 얘기해줘."
- 심지어는 자기 돈을 조금 보태서라도 어르신들을 설득했대.
결국 길고 긴 설득 끝에 큰 공사를 마쳤고, 그 뒤로는 수도 때문에 연락 온 적이 한 번도 없었대.
이 이야기를 형에게 해주고 나서 건물주는 이렇게 말했어.
"신기한 게 뭔지 알아요? 지금은 그때 힘들었던 기억이 잘 안 나요. 그때 적어둔 걸 다시 보면 '아, 그때 힘들었지' 정도예요."
살다 보면 작은 문제도 많지만, 가끔은 앞이 캄캄해지는 큰 문제가 찾아오기도 하잖아. 그때는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고 왜 나한테 이런 일이 생기냐고 하늘을 원망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면 생각보다 별일 아니었던 경우가 많다는 거야.
나무에 있는 옹이 알지? 가지가 부러지거나 떨어진 자리가 나무 스스로를 감싸면서 생긴 흔적인데, 그 옹이가 오히려 주변 나뭇결보다 더 단단하고 촘촘하대. 상처가 났던 자리가 오히려 가장 단단해지는 거지.
건물주는 자기가 겪었던 힘든 일들이 자기를 해치지 않았고, 오히려 더 단단해지기 위해 지나가야 했던 길이었다고 생각해. 그 겨울이 없었다면 지금도 문제가 생길 때마다 아픈 자리만 보고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그때 건물주를 가장 힘들게 했던 건 터진 수도관보다 "왜 나한테?"라는 질문이었대. 이 질문에는 답이 없거든. 그런데 질문을 "그럼 이걸 어떻게 풀어 볼까?"로 바꾸는 순간, 같은 상황인데도 뭔가 보이기 시작했다는 거야. 막힌 걸 정보로 받아들이고 해결 방법을 찾는 거지.
그래서 건물주는 좌절스러운 일이 생기면 속으로 이렇게 말한대. "이걸 해결하면 또 얼마나 성장할까? 기대되네!"
그날 형은 이야기를 듣고 좀 낫다고 했고, 건물주는 형도 언젠가는 그 힘든 시간을 웃으며 넘길 수 있는 날이 올 거라고 믿는다고 했어.
지금 혹시 힘든 겨울을 지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오늘의 막막함도 언젠가는 몇 줄의 기록으로 남게 될 거라고 말해주고 싶대. 너무 초조해하지 말고, 할 수 있는 걸 찾아보고 하늘에 맡겨보라고.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나누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조금 가벼워질 수 있다고.
그리고 그 과정을 지나면서 사람은 조금씩 달라지고, 어쩌면 우리가 살면서 얻는 가장 큰 변화는 문제가 없어지는 게 아니라 문제를 바라보는 눈이 조금 달라지는 것인지도 모른다고. 그게 참 멋진 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