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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색 벤치에서 내린 다섯 명의 남자들이 깊은 산 속에 있는 자비사로 성큼 성큼 걸어들어갔습니다. 모두 검은 정장을 입고 있었지만 험상 구은 얼굴과 목덜미에 드러난 문신들이 이들의 정체를 말해 주고 있었습니다. 가장 앞에 선 김태식이 담배를 입에 물고 말했습니다. 어이 땡충 우리가 간다. 그의 목 뒤로는 욕 모양의 검은 문신이 선명하게 드러나 있었습니다. "형님,이 절에서 보흡이 안 낸지 벌써 두 달째예요. " 옆에 있던 박성호가 침을 뱉으며 대답했습니다. 저번 주지는 꼬박꼬박 잘냈는데 뒤따라 오던 이동수가 낄낄거리며 말했습니다. "형님, 새로운 스님이 있는데 젊은 여자래요. " 김태식의 눈이 번뜩였습니다. 여자라고 그럼 더 재밌겠네. 다섯 명은 자비사 경례로 들어섰습니다. 고진하고 평화로웠던 사찰의 분위기가 이들의 등장과 함께 상막해졌습니다. 법당 앞에 도착한 김태식이 문을 거칠게 두드렸습니다. 법당 안에서는 60대의 해안 스님이 홀로 저녁 예부를 드리고 있었습니다. 하얀 수염과 주름진 얼굴에서 세월의 무게가 느껴졌지만 부처님을 향한 그의 마음만큼은 여전히 순수했습니다. 갑작스러운 소란의 놀란 해안 스님이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습니다. 누구십니까? 김태식이 담배 연기를 해안 스님의 얼굴에 뿜으며 말했습니다. 아시잖아요. 저희 용우파인 거. 해안 스님의 얼굴이 순간 창백해졌습니다. 이 지역에서 용우파가 어떤 조직인지 모르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재개발을 빌미로 상인들을 괴롭히고 보호비를 뜯어내는 악명 높은 조직이었습니다. 용업하여 저희 절은 상관없는 상관없다고 박성우가 비웃으며 해안 스님을 밀쳤습니다. 나이 많은 스님은 균형을 잃고 뒤로 비틀을거렸습니다. 보호흡이 내라고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듣겠어? 이동수가 법당 안으로 밀고 들어가며 말했습니다. 이 동네 우리가 관리하고 있으니까 당연히 관리비 내야지. 해안 스님이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습니다. 저희는 저희는 그런 돈이 없습니다. 이곳은 가난한 절이고 부처님의 집입니다. 부처님의 집. 김태식이 키ঠিক키거리며 웃었습니다. 부처님도 월세는 내셔야지. 안 그래? 다른 조직원들이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조직원 중 하나인 최민석이 법당 안을 둘러보며 말했습니다. 와,이 금불상 좀 보세요. 이거 하나만 팔아도 몇 달치 보호흡비는 나올 텐데. 그는 불쌍의 손을 데려 했습니다. 해안 스님이 급히 앞으로 나가며 말했습니다. 그건 안 됩니다. 부처님을 모독하시면 모두. 박성호가 해안 스님의 가슴팍을 거칠게 밀었습니다. 누가 누구를 모독한다고 해안 스님이 뒤로 넘어지며 바닥에 주저 앉았습니다. 무릎을 짚고 일어나려 하지만 몸이 떨려서 쉽게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아직도 상황 파악 못 했네. 김태식이 해안 스님 앞에 쪼그려 앉으며 목탁채를 집어들었습니다. 이걸로 돈 벌면 되잖아요. 그는 목탁채로 해안 스님의 머리를 통통 치기 시작했습니다. 그 그만하세요. 해안 스님의 눈에 눈물이 맺쳤습니다. 하지만 조직원들은 더욱 거색 법당을 어지럽히기 시작했습니다. 이동수가 재단 위에 촛불을 손으로 쳐서 뜨렸습니다. 법당이 어두워지자 더욱 음산한 분위기가 되었습니다. 최민석이 경전들을 바닥에 던졌습니다. 신성한 경전들이 바닥에 흩어지며 짓밟혔습니다. 또 다른 조직원인 정우진이 불쌍을 발로 찾습니다. 불쌍이 흔들리며 넘어질 뻔했습니다. 그만하세요. 제발. 해안 스님이 울부짖었지만 조직원들은 오히려 더욱 신나했습니다. 스님, 매달 50만 원이에요. 김태식이 목탁채로 해안 스님의 어깨를 내려쳤습니다. 으! 해안 스님이 고통으로 신음했습니다. 정말 정말 그런 돈이 없어요. 이곳은 신도도 몇 명 없는 가난한 절이라고요? 가난하다고. 박성우가 해안 스님의 뺨을 툭툭 치며 말했습니다. 그럼 극락 가고 싶으신가 보네. 그때 법당 밖에서 급한 발소리가 들려왔습니다. 해안 스님, 무슨 일이세요? 맑고 또렷한 여성의 목소리가 법당에 울려퍼졌습니다. 조직원들이 모두 입구 쪽을 바라보았습니다. 법당문이 열리며 한 여승이 서둘러 들어왔습니다.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그녀는 회색 승복을 입고 있었지만 그 옷단 안에 감춰진 아름다운 용모가 한 눈에 들어왔습니다. 긴 속눈썹의 큰 눈, 오뚝 콧날과 작은 입술, 승복을 입고 있지만 오히려 그 단정함이 그녀의 아름다움을 더욱 돋보이게 했습니다. 조직원들의 눈이 일제히 번뜩였습니다. 어. 김태식이 담배를 입에서 빼며 말했습니다. 이런 미인이 있었네. 박성호가 입을 해벌래 하며 지혜 스님을 위아래로 훔쳐 보았습니다. 스님 치고는 너무 예쁜데 이런 미인이 왜 절에 있어? 지혜 스님은 어지러진 법당과 바닥에 쓰러져 있는 해안 스님을 보고 순간 분노가 치밀었습니다. 하지만 감정을 억누르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도대체 무슨 일입니까? 이동수가 희죽거리며 지혜 스님에게 다가갔습니다. 아가씨도 스님이에요. 근데 왜 이렇게 예뻐요? 신성한 법당에서 무슨 짓을 하시는 거예요? 당장 나가세요. 지혜스님의 목소리에는 분노가 섞여 있었습니다. 오, 성격도 있네. 김태식이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담배를 바닥에 던졌습니다. 그런데 아가씨, 이런 미인이 왜 절에서 썩고 있어요? 최민석이 지혜 스님 주의를 빙빙 돌며 말했습니다. 아까워라, 정말. 이런 몸매가 스님보에 숨어 있다니. 무슨 소리예요? 지혜 스님이 뒤로 물러서며 외쳤습니다. 하지만 조직원들은 더욱 흥미를 보였습니다. 박성호가 지혜 스님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가며 말했습니다. 스님도 남자가 그리울 텐데 우리랑 재밌게 놀까요? 정우진이 지혜 스님의 팔을 잡으려 했습니다. 건드리지 마세요. 지혜 스님이 팔을 뿌리치며 소리쳤습니다. 하지만 조직원들은 점점 더 노골적으로 변했습니다. 겁먹지 마요. 스님도 남자 없이 어떻게 살아요? 김태식이 지혜스님의 다른 쪽 팔에 손을 뻗었습니다. 우리가 재밌게 놀아드릴게요. 그때 박성호가 지혜스님의 승복깃을 거칠게 잡아당겼습니다. 한번 보자. 이 예쁜 얼굴. 승복깃이 당겨지면서 지혜스님의 어깨 앞쪽 새골 근처가 드러났습니다. 그 순간 조직원들의 눈이 동시에 커졌습니다. 지혜스님의 어깨에는 손바닥만 한 크기의 백두산 호랑이 문신이 새겨져 있었습니다. 으르렁거리는 호랑이의 표정이 매우 생생하고 정교했으며 마치 지금이라도 튀어나올 것 같은 위약감이 있었습니다. 이거 뭐야? 이동수가 놀라며 말했습니다. 스님이 문신을 해? 최민석이 신기해 하며 지혜 스님의 문신을 더 자세히 보려 했습니다. 와, 이거 진짜 잘했네. 호랑이가 살아 있는 것 같아. 김태식이 더욱 흥미를 보이며 말했습니다. 이런 거친 문신을 하다니 더 마음에 드는 걸. 조직원들은 문신의 진짜 의미를 알지 못했습니다. 그들에게는 단순히 멋진 호랑이 문신 정도로만 보였습니다. 그들의 행동은 더욱 거세졌습니다. 박성우가 지혜 스님의 어깨를 더 드러내려 했습니다. 아무래도 가짜 스님 같은데 문신도 하고 정우진이 음융하게 웃으며 말했습니다. 그럼 더 재밌겠네. 진짜 스님이 아니라면 상관없잖아. 지혜스님의 눈빛이 점점 차가워졌습니다. 북한에서 받은 훈련이 몸속에서 꿈틀거리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이제 스님이었습니다. 폭력을 써서는 안 된다는 마음과이 모독을 당할 수 없다는 분노 사이에서 갈등했습니다. 지금이라도 그만하세요. 지혜스님의 목소리가 낮아졌습니다. 그 목소리에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차가운 기운이 담겨 있었습니다. 하지만 조직원들은 여전히 농담삼화되습니다. 김태식이 지혜스님의 다른 쪽 어깨도 드러내려고 승복을 더 잡아당겼습니다. 마지막 경고입니다. 그만하세요. 지혜스님은 더 낮은 목소리로 경고했습니다. 뭘 그만해? 가만히 있어 봐. 김태식은 지혜스님을 비웃으며 지혜스님의 얼굴에 손을 뻗었습니다. 예쁜 얼굴 만져나 보자. 그 순간이었습니다. 봉인되어 있던 지혜스님의 전투 본능이 되살아났습니다. 지혜스님의 손이 번개처럼 움직였습니다. 김태식의 손목을 정확히 잡아 비틀며 그를 바닥에 내동댕이 쳤습니다. 덩치 큰 남자가 한 순간에 바닥에 쓰러졌습니다. 어. 김태식이 고통스러운 비명을 질렀습니다. 다른 조직원들이 깜짝 놀라며 지혜 스님을 바라보았습니다. 뭐 뭐야? 박성우가 당황하며 지혜스님에게 주먹을 날렸습니다. 지혜스님은 차가운 표정으로 그의 주먹을 간단히 피한 뒤 손날로 그의 목을 정확하게 가격했습니다. 우. 박성우가 의식을 잃고 쓰러졌습니다. 이동수와 최민석이 동시에 달려들었지만 지혜스님의 움직임은 마치 바람과 같았습니다. 이동수의 다리를 걸어 넘어뜨린 뒤 최민석의 명치를 정확히 가격했습니다. 으악! 두 명이 동시에 바닥에 쓰러졌습니다. 마지막 남은 정우진이 겁에 질린 표정으로 도망치려 했지만 지혜스님이 그의 뒤통수를 가볍게 쳤습니다. 정우진도 그 자리에서 쓰러졌습니다. 3분도 채 지나지 않아 다섯 명의 조직원이 모두 바닥에 뻗어 있었습니다. 이 인연이 뭐야? 김태식이 간신이 일어나며 중얼거렸습니다. 손목이 아직도 아팠습니다. 지혜 스님이 차가운 눈빛으로 그들을 내려다 보았습니다. 평소에 자비로운 스님의 모습은 온데간데였고 마치 다른 사람 같았습니다. 지금 당장이 자리에서 사라지세요. 다신 이곳에 발을 들여놓지 마시고요. 스님의 목소리는 낮았지만 강력한 위약감이 있었습니다. 조직원들은 겁에 질린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았습니다. 박성호가 비틀거리며 일어나 말했습니다. 형님,이 여자 보통 여자가 아니에요. 닥쳐. 빨리 나가자. 김태식이 다른 조직원들을 제촉했습니다. 조직원들이 황급히 법당을 빠져나갔습니다. 조직원들이 사라진 후 법당에는 고유함이 찾아왔습니다. 지혜 스님은 즉시 바닥에 쓰러진 해안 스님에게 다가가 부축했습니다. 해안 스님 괜찮으세요? 많이 다치셨어요? 지혜 스님 고맙습니다. 당신 덕분에 해안 스님의 목소리는 아직 떨리고 있었습니다. 지혜 스님이 해안 스님을 법당 한쪽에 앉게 한 뒤 어지러진 법당을 둘러보았습니다. 불쌍은 넘어져 있고 경전들은 바닥에 흩어져 있었습니다. 촛불은 꺼져 있고 향로는 뒤엎어져 있었습니다. 이놈들이 정말 지혜스님의 입에서 북한 사투리가 살짝 나왔습니다. 하지만 곧 자신을 제어했습니다. 해안 스님, 저들이 자주 와서 이런 짓을 했나요? 두 달 전부터 매달 보호비를 내라고 와서 협박을 했어요. 전에는 이렇게 심하지 않았는데 해안 스님이 한 숨을 쉬며 말했습니다. 지혜 스님의 표정이 어두워졌습니다. 그녀의 마음속에는 불안함이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오늘 일로 끝날 리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다음에는 더 많은 사람을 데리고 올 것이고 그때는 더 큰 문제가 될 것이었습니다. 그날 밤 용우파 조직원들은 급히 행동 대장에게 보고했습니다. 뭐 여자 하나가 너희 다섯을 다 때려눕혔다고. 용오파 사무실에서 행동대장 강철민의 차가운 목소리가 올려퍼졌습니다. 30대 중반에 강철미는 키가 180cm가 넘는 큰 키의 단단한 근육질 몸매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얼굴 곳곳에는 칼자국과 상처들이 있었고 특히 왼쪽 눈 위로는 깊은 흉터가 있었습니다. 김태식이 부어오른 얼굴로 대답했습니다. 형님 죄송합니다. 하지만 그 여자 정말 이상합니다. 강철민이 담배를 입에 물며 말했습니다. 이상하다고. 박성우가 급히 끼어들었습니다. 움직임이 정말 빠르고 일반 사람 같지가 않았습니다. 마치 전투변기 같았어요. 이동수가 목을 문지르며 말했습니다. 그리고 예사롭지 않은 문신이 있었습니다. 문신 강철민의 눈빛이 번뜩였습니다. 어깨에 호랑이 문신이 새겨져 있었어요. 백두산 호랑이 같은 어깨 어디에 강철민의 목소리가 갑자기 날카로워졌습니다. 앞쪽이여 새골 근처에 강철민이 무의식 중에 자신의 어깨를 만졌습니다. 그의 어깨에도 똑같은 자리에 똑같은 백두산 호랑이 문신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설마 그럴리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내가 직접가 볼게. 다음날 검은색 벤치에 강철민과 조직원 여덟 명이 타고 자비사로 향했습니다. 강철민은 창밖을 바라보며 어제 부하들이 한 말을 되새겼습니다. 백두산 호랑이 어깨 앞쪽 여자. 하지만 곧 고개를 저었습니다. 말이 안 돼. 그럴 리 없어. 30분 후 자비사에 도착했습니다. 강철민 일행이 자비사 경내로 들어서자 고요했던 사찰의 분위기가 긴장감으로 바뀌었습니다. 강철민이 부하들에게 말했습니다. 내가 먼저 들어간다. 너희는 여기서 대기에 형님 혼자 들어가시는 거예요? 김태식이 걱정스럽게 물었습니다. 어제 그 여자가 얼마나 위험한지 여자 하나가 뭘 어떻게 하겠어? 강철민이 비웃으며 법당으로 향했습니다. 법당 앞에 도착한 그가 문을 똑똑 두드렸습니다. 잠깐 나와 보세요. 법당 안에서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해안 스님이었습니다. 누구십니까? 용오파 행동대장 강철민입니다. 어제 일로 왔습니다. 해안 스님의 얼굴이 창백해졌습니다. 우리 부하들에게 신뢰를 했다고 들었습니다. 좋은 말할 때 빨리 나오시죠. 그때 법당 안에서 다른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해안스님, 제가 나가겠습니다. 여성의 목소리였습니다. 강철민의 몸이 순간 굳어졌습니다. 그 목소리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은 법당 안에서 발소리가 들렸습니다. 점점 가까워지는 발소리. 강철민의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습니다. 법당문이 완전히 열렸습니다. 한 여승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아름다운 얼굴, 맑은 눈동자, 회색 승복을 입고 있었지만 그 속에 감춰진 강인남이 느껴졌습니다. 강철민과 지혜스님이 서로의 눈을 마주보는 순간 시간이 멈췄습니다. 강철민의 눈이 커졌습니다. 입이 살짝 벌어졌습니다. 지혜스님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온몸이 순간 경직되었습니다.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며 말을 할 수 없었습니다. 5년 5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서로를 알아보는 데는 단 1초도 걸리지 않았습니다. 강철민의 머릿속이 하해졌습니다. 서라 정말 설라야 지혜스님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철민아 왜 여기에 왜 이런 모습으로 해안 스님이 두 사람의 이상한 반응을 눈치채고 말했습니다. 두 분이 서로를 아시는 건가요? 하지만 강철민과 지혜스님은 대답하지 못했습니다. 그저 서로를 바라보며 얼어 있을 뿐이었습니다. 강철민의 마음속에 수많은 감정이 교차했습니다. 반가움, 놀라움, 당황, 그리고 부끄러움. 자신이 조폭이 된 모습을 설라에게 보여 주게 된 것에 대한 부끄러움이었습니다. 지혜스님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리움, 충격, 슬픔, 그리고 의문. 철민아, 너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두 사람의 눈에는 각각 다른 감정들이 스쳐갔습니다. 그 순간 두 사람의 머릿속에 과거의 기억이 동시에 떠올랐습니다. 지금으로부터 10여년 전 북한 함경북도 산악지대 차가운 새벽 공기가 패를 찔렀습니다. 해발 1500m 고지에 위치한 비밀 훈련소에서는 30여명의 특수요원들이 혹독한 훈련을 받고 있었습니다. 빨리 뛰어. 느린 놈은 저녁 굽는다. 교관에 거친 고함소리가 상간에 울려퍼졌습니다. 그중에서도 유독 눈에 띄는 두 명이 있었습니다. 김서라와 박철민. 둘 다 20대 중반으로 어린 시절 부모를 잃고 국가에서 키워진 고아 출신이었습니다. 설라는 여성이지만 남성들을 압도하는 체력과 격투 실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철미는 냉정한 판단력과 뛰어난 사격 실력으로 유명했습니다. 축하한다. 너희 둘이 이번 기수 최고 성적이다. 훈련소 소장 리정국 대령이 서와 철민 앞에서 말했습니다. 특별한 임무를 위한 최정의 부대에 선발됐다.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았습니다. 3년간의 혹독한 훈련을 함께 견뎌온 동료였습니다. 임무는 남조선 침투와 중요 인물 제거다. 우리 대령이 두 사람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말했습니다. 너희는 이제 일반적인 군인이 아니다. 공화국의 검은 그림자가 되는 것이다. 그날 두 사람은 특별한 의식을 거쳤습니다. 어깨에 백두산 호랑이 문신을 새기는 것이었습니다. 이 문신은 최정의 암사료만이 가질 수 있는 영애다. 문신을 새기는 동안 설라와 철미는 서로의 손을 꽉 잡았습니다. 고통을 함께 견디며 더욱 끈끈한 동료가 되었습니다. 그런 두 사람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사람은 강명수 교관이었습니다. 40대 중반의 강 교관은 철민의 멘토였습니다. 철민이 고아원에 있을 때부터 돌봐준 아버지 같은 존재였습니다. 철민아, 너는 좋은 마음을 가진 아이다. 강교관이 철민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말했습니다. 그 마음을 잃지 마라. 어떤 상황에서도 말이다. 강교관의 눈빛에는 깊은 슬픔이 담겨 있었습니다. 서라도 강교관을 존경했습니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차별받을 때마다 강교관이 보호해 주었기 때문입니다. 설라야, 너는 특별한 아이다. 힘이 세다고 해서 약한 사람을 괴롭히는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된다. 네, 교관님. 그 후 5년 동안 두 사람은 함께 수많은 임무를 수행했습니다. 중국 국경 지역 감시, 탈북자 색출, 내보청 작업, 잔혹한 임무들이었지만 두 사람은 조국에 대한 충성심으로 버텨왔습니다. 어느 겨울밤 임무를 마치고 돌아온 두 사람이 막사에서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설라야, 가끔 이런 생각이 들어. 철민이 조심스럽게 말했습니다. 어떤 생각? 우리가 정말 옳은 일을 하고 있는 건가? 설라가 놀라며 철민을 바라보았습니다. 무슨 소리야? 우리는 조국을 위해 일하고 있어. 그래, 조국을 위해서지. 하지만 철민의 목소리에는 확신이 부족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2020년 가을. 그날은 평범한 가을날이었습니다. 설라와 철민에게 새로운 임무가 주어졌습니다. 국경 근처에서 탈북을 시도하는 반역자들이 있다. 상관의 브리핑이 시작되었습니다. 신호는 비밀이다. 현장에서 확인하고 즉시 제거하라. 몇 명입니까? 철민이 물었습니다. 질문 말고 명령만 따르면 된다. 상관에 차가운 대답이었습니다. 두 사람은 국경 지역으로 향했습니다. 국경 근처 산길에서 두 사람은 타겟들을 발견했습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무장한 반역자들이 아니었습니다. 한중년 남성과 여성 그리고 어린아이들이 짐을지고 조심스럽게 걷고 있었습니다. 적게 반역자들이야. 설라가 망원경으로 보며 중얼거렸습니다. 그냥 평범한 가족 같은데 철민도 당황했습니다. 그때 중년 남성이 뒤를 돌아보았습니다. 철민의 온몸이 얼어붙었습니다. 교관님, 그 중년 남성은 바로 강명수 교관이었습니다. 설마 교관님이 철민이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라도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들이 가장 존경하던 교관이 탈북을 시도하고 있었습니다. 두 사람은 조용히 강교관 가족에게 접근했습니다. 교관님 철민의 목소리에 강교관이 돌아보았습니다. 철민아 설라야 강교관의 얼굴에는 절망과 안타까움이 동시에 스쳤습니다. 왜 왜 여기에 임무어 왔습니다. 반역자를 쳐단하라고. 하지만 교관님이 여기 계실 줄은 어떻게 조국을 배신할 수 있습니까? 철민의 목소리가 떨렸습니다. 강교관이 두 제자를 바라보며 깊은 한숨을 쉬었습니다. 너희가 정말 원한다면 나를 죽여도 좋다. 하지만 내 얘기를 한번 들어봐줬으면 한다. 강교관이 무릎을 꿇더니 고개를 숙이고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북한은 거짓으로 가득찬 나라다. 우리가 지금까지 믿어온 모든 것은 다 거짓이야. 철민과 설라가 동시에 놀랐습니다. 무슨 뜻입니까? 북한이 우리에게 가르쳐 준 외부 세계. 그것은 모두 조작된 거야. 강교관의 목소리는 떨렸지만 확신에 차 있었습니다. 북한은 섞었고 나만은 살아 있다. 숨겨진 것이 없고 자유롭게 외칠 수 있고 원하는 꿈을 꿀 수 있는 곳이다. 그럴 리 없습니다. 설라가 반박했습니다. 우리가 배운 건 그게 아니었어요. 나도 그렇게 생각했어. 하지만 내 눈으로 직접 확인했다. 그리고 북한은 너네가 상상할 수 없을만큼 끔찍한 곳이다. 강교관의 표정이 어두워졌습니다. 내 주변 사람들이 하나씩 사라지고 있다. 사라진다는게 철민이 물었습니다. 의심되는 사람들은 가차 없이 숙청하고 있어. 나도 이미 감시 대상이고 그래서 떠날 수밖에 없었다. 설라와 철민이 서로를 바라보았습니다. 김중대장도 이소령도 박교관도 모두 사고로 죽었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강교관이 말을 잊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가족들을 데리고 피하는 거야. 더 늦으면 우리 모두 죽어. 그 순간 철민의 마음이 흔들렸습니다. 철민은 이미 조금씩 북한에 대해 의심하고 있었던 상황이었고 평생 아버지처럼 여긴 교관의 말에 마지막 방화세가 눌려진 것입니다. 하지만 설라는 여전히 혼란스러워했습니다. 설라야 철미나 너희도 위험해. 이 나라는 더 이상 희망이 없어. 강교관이 두 사람의 손을 잡았습니다. 함께 가자. 새로운 세상에서 인간답게 살자. 철민이 설라를 바라보았습니다. 설라도 철민을 바라보았습니다. 두 사람의 마음속에는 수많은 생각이 교차했습니다. 철민이 먼저 총을 내려 놓았습니다. 교관님, 저희도 함께 가겠습니다. 서라도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네. 저도 그 순간 세 사람은 과거를 버리고 새로운 미래를 향해 발걸음을 내뒤졌습니다. 새벽 3시 드디어 국경선에 도달했습니다. 철조막 너머로 중국 땅이 보였습니다. 저기서부터는 자유야. 강교관이 가족들을 먼저 보내며 말했습니다. 설라와 철민이 철조망을 잘라 통로를 만들었습니다. 빨리 넘어가세요. 하지만 그때 멀리서 개짓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들켰다. 빨리. 여섯 명은 급하게 철조망을 넘기 시작했습니다. 뒤에서 경비병들의 고함 소리와 총소리가 들렸지만 다행히 모두 무사히 중국 땅에 발을 디렸습니다. 해냈어. 정말 해냈어. 강교관이 눈물을 흘리며 가족들을 끌어안았습니다. 설라와 철민도 서로를 바라보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습니다. 2개월 후 여섯 명은 중국을 거쳐 한국에 도착했습니다. 철민과 서라는 하나원에 입소했습니다. 하나원은 탈북자들이 한국 사회에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 정부 기관이었습니다. 이곳에서 3개월 동안 한국어 교육, 문화적 훈련, 직업 교육 등을 받았습니다. 여기는 정말 자유로워 설기해 하며 말했습니다. 정말 감시하는 사람이 없네. 철민도 조심스럽게 주변을 둘러보며 말했습니다. 하나원에서의 3개월은 두 사람에게 희망을 주었습니다. 친절한 교육생들과 상담사들이 한국 생활에 대해 자세히 알려 주었습니다. 곧 사회에 나가서 정말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을 거예요. 상담사가 격려해 주었습니다. 드디어 하나원 교육을 마친 철민과 설라는 작은 원룸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했습니다. 정부에서 지원해 준 정착금으로 간신히 보증금을 내고 구한 방이었습니다. 설라야 드디어 우리만의 집이야. 철민이 텅빈방을 둘러보며 말했습니다. 응. 비록 작지만 우리가 자유롭게 살 수 있는 곳이야. 두 사람은 손을 맞잡고 미래를 그려 보았습니다. 나는 공장에서 일하면서 기술을 배우고 싶어. 나는 식당에서 일하면서 요리를 배워 볼까? 모든 것이 희망적으로 보였습니다. 일주일 후 두 사람에게 희소식이 찾아왔습니다. 탈북자 전문 취업 지원 센터에서 연락이 왔어요. 하나원 담당자가 기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정말요? 설라가 눈을 빚내며 물었습니다. 네. 탈북자들을 전문적으로 도와주는 업체래요. 좋은 일자리를 보장한다고 하더군요. 철민과 설라는 서로를 바라보며 기뻐했습니다. 드디어 제대로 된 일자리를 구할 수 있겠어. 다음날 두 사람은 새이망 취업 지원 센터를 찾아갔습니다. 번화한 거리에 위치한 센터는 겉보기에 매우 번듯해 보였습니다. 어서 오세요. 박철민 씨. 김서라 씨 맞죠? 30대 중반에 정장을 입은 남자가 반갑게 맞이했습니다. 저는 이센터의 부장 김성진입니다. 그는 두 사람을 사무실로 안내했습니다. 사무실은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고 벽에는 탈북자 성공 취업 사례 같은 액자들이 걸려 있었습니다. 우리 센터는 탈북자분들만을 전문적으로 돕는 곳입니다. 김성진이 친근한 미소를 지으며 설명했습니다. 정부 지원을 받아 운영되고 있고 지금까지 95% 취업 성공률을 자랑합니다. 철민 씨는 체격도 좋고 성실해 보이시네요. 김성진이 철민을 보며 말했습니다. 물류 회사에서 관리직으로 일할 수 있도록 해 드리겠습니다. 월급도 300만 원 정도 철민의 눈이 커졌습니다. 북한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금액이었습니다. 설라 씨는 미모가 뛰어나시네요. 김성진이 설라를 보며 말했습니다. 호텔 프런트나 백화점 안내 업무는 어떠세요? 깔끔하고 품이 있는 일이죠. 정말 그런 일을 할 수 있을까요? 설라가 기대에 참 목소리로 물었습니다. 물론입니다. 우리가 책임지고 연결해 드리죠. 김성진이 자신있게 대답했습니다. 다만 일자리 연결에는 소정의 수수료가 있습니다. 첫 급여의 30% 정도 두 사람은 흔쾌히 동의했습니다. 너무나 좋은 조건이었기 때문입니다. 일주일 후 설라에게 첫 연락이 왔습니다. 설라 씨 일자리 구했어요. 강남의 고급 레스토랑입니다. 레스토랑이요? 네. 접대 업무예요. VIP 손님들과 대화하고 술 따라들이는 일이죠. 설라가 불안해했습니다. 그런 일은 하고 싶지 않은데요. 아, 걱정 마세요. 그냥 대화만 하는 거예요. 다른 건 없어요. 김성진이 안심시켰습니다. 호텔 프런트일은 아직 자리가 없어서요. 일단 여기서 경험을 쌓으시면 더 좋은 곳으로 옮겨 드릴게요. 결국 설라는 그 일을 시작했습니다. 첫날 밤 설라는 충격적인 현실과 마주했습니다. 새로운 애네. 이쁜애 술에 취한 중년 남자가 서라에게 손을 뻗었습니다. 저는 저는 그런 일 하는 사람이 아니에요. 설라가 뒤로 물러서며 말했습니다. 뭐 그런 일이 아니라고 업소 사장이 비웃으며 말했습니다. 여기가 어딘 줄 알고 왔어? 탈북자 주제에 까탈 떨어 저는 대화만 한다고 들었어요. 대화? 손님 비위 맞춰 주는게 대화야. 몸으로 하는 대화 말이야. 설라의 얼굴이 창백해졌습니다. 못 하겠어요. 나가겠어요. 나간다고. 내가 나가려면 위약금 500만 원 내야 해. 위약금이요? 취업 업체에서 너 소개해 주면서 받은 돈이야. 못 내면 계속 일해야지. 설라는 완전히 속은 것을 깨달았습니다. 며칠 후 철민에게도 연락이 왔습니다. 철민 씨, 물류회사 일자리 나왔어요. 정말요? 네. 그런데 처음에는 현장 경험부터 싸우셔야 해요. 김성진이 말했습니다. 오늘 당장 나가시면 됩니다. 쉬운 일이에요. 그냥서 있기만 하면 되거든요. 철민은 기쁜 마음으로 지정된 장소로 향했습니다. 철민이 도착한 곳은 낡은 상가 건물 앞이었습니다. 새로온 사람이네. 건장한 남자가 철민에게 다가왔습니다. 네. 박철민입니다. 좋아. 오늘 일은 간단해. 저 할머니 집에 가서 돈 받아오는 거야. 돈요? 응. 밀린 월세 받으러 가는 거야. 너는 그냥 옆에서 있기만 하면 돼. 철미는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일단 따라갔습니다. 낡은 다세대 주택 앞에서 남자가 문을 두드렸습니다. 할머니, 돈 준비됐어요? 문이 열리자 70대 할머니가 나왔습니다. 아직 아직 준비가 안 됐어요. 뭐 또 안 됐다고? 남자의 목소리가 거세졌습니다. 일주일 전에도 같은 소리 했잖아요. 그때 철미는 깨달았습니다. 이것은 월세가 아니라 불법 사체업이었습니다. 할머니 이자까지 포함해서 500만 원이에요. 그런 돈이 어디 있어요? 제발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할머니가 울먹이며 말했습니다. 철민의 가슴이 아팠습니다. 북한에서 무고한 사람들을 해치고 싶지 않아서 탈북했는데 여기서도 똑같은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못 내면이 집 넘겨 받을 거예요. 남자가 협박했습니다. 철민이 견딜 수 없어서 말했습니다. 그만하세요. 할머니가 이렇게 힘들어 하시는데 뭐 너 누구 편이야? 남자가 철민을 째려 보았습니다. 돈이 그렇게 급하시면 다른 방법을 찾아보세요. 다른 방법?이 새끼가 지금 나한테 가르치려고 해. 남자가 철민의 가슴팍을 밀었습니다. 하지만 철민은 꿈쩍도 하지 않았습니다. 북한 특수부대 출신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만하고 돌아갑시다. 철민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그날 저녁 철민과 설라는 각자의 끔찍한 경험을 나누었습니다. 설라야, 우리 완전히 속았어. 나도 그래. 이게 뭐야? 두 사람은 다음날 취업 업체를 찾아갔습니다. 이게 무슨 일입니까? 철민이 김성진에게 따졌습니다. 약속과 완전히 다르잖아요. 김성진이 비웃으며 대답했습니다. 약속? 무슨 약속? 관리직이라고 하셨잖아요. 관리직 맞잖아. 할머니들 관리하는 거. 김성진이 조롱하듯 말했습니다. 서라도 분노했습니다. 저는 호텔 프런트라고 하셨어요. 호텔 맞네. 러브 호텔. 김성진과 다른 직원들이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당신들이 여기서 뭘 할 수 있겠어? 김성진이 두 사람을 없신여기며 말했습니다. 북한에서 온 주제의 까탈 떨어 무슨 소리예요? 철민이 화를 냈습니다. 소리 사실 아니야? 김성진이 더욱 노골적으로 모욕했습니다. 네까지께 한국에서 뭘 할 수 있겠어? 그냥 시키는 대로 해. 제발 다른 일자리를 소개해 주세요. 설라가 간청했습니다. 다른 일자리 너희 같은 북한 새끼들한테 줄 일자리가 어디 있어? 순간 사무실이 조용해졌습니다. 철민의 눈빛이 차갑게 변했습니다. 지금 뭐라고 하셨죠? 못 들었어. 북한 새끼라고 했어. 김성진이 도발적으로 말했습니다. 여기서 살려면 우리 말 들어야지. 불만 있으면 북한으로 다시 가든지. 이 이 자식이 철미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습니다. 북한 특수부대에서 받은 훈련이 몸속에서 꿈틀거렸습니다. 김성진의 멱사를 잡고 벽에 밀어붙였습니다. 감히 우리를 뭘로 보는 거야? 야야야 뭐해? 다른 직원들이 놀라서 소리쳤습니다. 하지만 철민의 분노는 멈출 수 없었습니다. 사무실 안을 완전히 뒤집어 엎었습니다. 책상을 뒤엎고 컴퓨터를 바닥에 내던졌습니다. 우리를 우롱하지 마. 경찰 불러. 빨리. 김성진이 비명을 질렸습니다. 30분 후이 도착했습니다. 누가 신고했습니까? 저 북한놈이 우리 사무실을 박살했어요. 김성진이 손가락질하며 말했습니다. 재물 피해가 심각합니다. 체포해 주세요. 철미는 체포되었습니다. 설라가 울면서 따라갔지만 어쩔 수 없었습니다. 철민아, 철민아. 하지만 철미는 뒤돌아보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분노를 후회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철미는 1년 동안 감옥에서 지냈습니다. 감옥에서도 탈북자라는 이유로 따돌림을 당했습니다. 야, 빨갱이. 다른 죄수들이 철민을 괴롭혔습니다. 감옥에서 철미는 더욱 차가운 사람이 되었습니다. 이 나라도 북한이랑 똑같아. 섞었어. 철민의 마음속에는 분노와 절망만 남았습니다. 철민이 감옥에 간 동안 설라는 혼자 버텨야 했습니다. 하지만 탈북자라는 낙인 때문에 어디서도 제대로 된 일을 구할 수 없었습니다. 탈북자요. 죄송해요. 자리가 없네요. 다른 곳 알아보세요. 어디를 가든 거절당했습니다. 결국 설라는 편의점에서 야간 알바를 하며 근히 버텼습니다. 하지만 그마저도 사장이 탈북자라는 것을 알고 나서 임금을 제대로 주지 않았습니다. 북한에서 온 주제에 돈 많이 달라고 일란만큼만 달라는 거예요. 싫으면 그만둬. 너 대신할 사람 많아. 설라는 완전히 절망했습니다. 어느 추운 겨울날 설라는 우연히 작은 절을 발견했습니다. 몸과 마음이 지쳐 절 마당에 주저앉아 울고 있는데 한 스님이 다가왔습니다. 왜 오시나요? 자애로운 목소리였습니다. 저는 저는 아무도 필요로 하지 않는 사람이에요. 설라가 흐느끼며 말했습니다. 아무도 필요로 하지 않는 사람은 없습니다. 스님이 서라 옆에 앉으며 말했습니다. 부처님은 모든 생명을 사랑하십니다. 그 따뜻한 말에 설라의 마음이 조금씩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그 후 설라는 자주 저를 찾았습니다. 스님들의 자비로운 마음과 평온한 생활에 점점 끌렸습니다. 세상이 너무 더러워요. 설라가 스님에게 털어 놓았습니다. 여기서만큼은 순수하게 살 수 있을 것 같아요. 출가를 생각하고 계신가요? 네. 세상과 등지고 살고 싶어요. 결국 설라는 출가를 결심했습니다. 머리를 깎고 승복을 입으며 세상과의 인연을 끊었습니다. 새로운 번명도 받았습니다. 지혜 1년 후 철민이 출소했을 때 설라는 이미 깊은 산속절에서 스님이 되어 있었습니다. 철미는 설라를 찾으려 했지만 찾을 수 없었습니다. 완전히 혼자가 된 철미는 더욱 절망했습니다. 설라마저 나를 버렸구나. 그때 용우파 조직에서 철민에게 접근했습니다. 어이 주먹 좀 쓰는 것 같은데 우리랑 같이 일하지? 감옥에서 철민의 실력을 본 조직원이 스카우트했습니다. 철미는 더 이상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좋아. 그렇게 철미는 조폭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두 사람이 한국에 온지 5년이 흘렀습니다. 서라는 깊은 산 속에서 지혜스님이 되어 평온한 삶을 살았고 철미는 도시에서 용파 행동 대장이 되어 거친 삶을 살았습니다. 같은 꿈을 꾸며 함께 탈북했던 두 사람이 완전히 다른 길을 걷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오늘 운명처럼 두 사람은 다시 만나게 됐습니다. 철민아 지혜 스님의 목소리에 강철민이 과거의 기억에서 벗어났습니다. 설라야 강철민의 목소리가 떨렸습니다. 5년 동안 5년 동안 너를 얼마나 찾았는지 알아? 지혜스님의 눈에 눈물이 고였습니다. 나도 나도 너를 그리워했어. 그럼 왜 떠났어? 왜 아무 말도 없이? 강철민의 목소리에 원망이 섞여 있었습니다. 나는 나는 더 이상이 세상에서 살 수 없었어. 지혜스님이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습니다. 순수하게 살고 싶었어. 강철민이 쓰음을 지었습니다. 순수하게 철민아 넌 대체 왜 이렇게 변한 거니? 지혜스님이 간절하게 물었습니다. 강철민이 자신의 손을 바라보며 말했습니다. 이 나라도 북한이랑 똑같아 다 썩어 빠졌어. 강철민의 목소리가 차가워졌습니다. 힘 없으면 짓밟히고 약하면 무시당해. 지혜 스님이 강하게 반박했습니다. 그래 너의 마음은 이해해.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지금 너의 모습은 강철민이 비웃으며 말했습니다. 내가 감옥에서 1년 동안 뭘 배웠는지 알아. 강한 놈이 살아남는다는 거야. 착한 놈은 호구 취급 받는다는 거야. 강철민이 일어서며 법당을 둘러보았습니다. 너는 여기 숨어서 현실을 모르는 거야. 숨었다고 지혜 스님도 일어서며 말했습니다. 나는 도망친게 아니야. 다른 방법을 찾은 거야. 다른 방법이라고 강철민이 도전적으로 말했습니다. 스님이 되어서 염불이나 하는게 네가 찾은 방법이야. 너 처음 한국 올 때 이렇게 살려고 왔어? 지혜스님이 강철민에게 울먹이며 다가가 말했습니다. 철민아, 우리가 왜 북한을 떠났는지 기억해? 무구한 사람들을 죽이기 싫어서였잖아. 강철민의 표정이 잠깐 흔들렸습니다. 무고한 사람들을 해치지 않으려고 목숨 걸고 탈북했잖아. 그건 그런데 지금 너는 뭘 하고 있어? 지혜 스님의 목소리가 간절해졌습니다. 무고한 사람들을 협박하고 괴롭히고 죄없는 이런 절에 들어와 돈을 요구하고 강철민이 말문이 막혔습니다. 우리가 북한에서 거부했던 그 일을 네가 여기서 하고 있잖아. 강철민의 온몸이 굳어졌습니다. 그 말이 가슴 깊숙이 박혔습니다. 우리가 우리가 목숨 걸고 지키려던게 뭔지 잊었어? 지혜 스님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양심이야, 철민아. 무고한 사람을 해치지 않는 마음이야. 강철민이 주저앉으며 머리를 감쌌습니다. 나는 나는 어쩔 수 없었어. 한국 사람들이 우리를 무시했어. 북한 새끼라고 했어. 강철민이 괴로워하며 말했습니다. 그래서 힘을 길러야 한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무고한 사람들을 괴롭히는게 해답이야. 지혜 스님이 강철민 옆에 앉으며 말했습니다. 우리를 무시한 사람들과 똑같은 사람이 되는게 답이야. 그럼 어떻게 살아야 하는데? 강철민이 절규하듯 말했습니다. 약하게 살면서 계속 당하기만 해야 해. 약하다고? 지혜스님이 강철민을 바라보며 말했습니다. 철민아 진정한 강함이 뭔지 알아? 진정한 강함은 약한 사람을 보호하는 거야. 지혜스님의 목소리가 따뜻해졌습니다. 강명수 교관님이 우리에게 가르쳐 주신 거 기억해? 강철민이 고개를 들어 지혜스님을 바라보았습니다. 힘이 세다고 해서 약한 사람을 괴롭히면 안 된다고 하셨잖아. 지혜스님이 강철민의 손을 잡았습니다. 강철민의 눈에서도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설라야, 나는 정말 길을 잃었구나. 강철민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아직 늦지 않았어. 지혜스님이 강철민을 격려했습니다. 다시 시작할 수 있어. 다시 시작. 응. 우리가 북한에서 꿈꿨던 그 산말이야. 지혜스님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습니다. 무고한 사람들을 보호하고 정의롭게 사는 삶. 강철민이 지혜스님을 바라보며 말했습니다. 정말 가능할까? 물론이야. 내가 도와줄게. 지혜스님이 강철민의 두 손을 잡으며 말했습니다. 철민아 절로와 절로 여기서 새로운 삶을 시작해. 나와 함께 강철민이 당황하며 말했습니다. 나 같은 사람이 스님이 될 수 있을까? 스님이 되라는게 아니야. 지혜스님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습니다. 그냥 여기서 마음을 정리하고 진짜 내가 원하는 삶이 뭔지 생각해 봐. 내가 원하는 삶. 강철민의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설라야. 강철민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내가 조직을 떠나면 가만두지 않을 거야. 무슨 뜻이야? 조직에서는 한 번 들어온 사람은 죽을 때까지 조직원이어야 해. 지혜스님의 표정이 어두워졌습니다. 그럼 평생 그렇게 살아야 한다는 거야? 그런 것 같아. 강철민이 한숨을 쉬며 말했습니다. 그래도 시도해 봐야지. 지혜 스님이 용기를 북돋아 주었습니다. 방법이 있을 거야. 그때 법당 밖에서 김태식의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형님 너무 오래 계신데요. 괜찮으십니까? 저희가 들어갑니다. 강철민이 긴장하며 일어났습니다. 나가야 해. 더 있으면 의심받을 거야. 철민아 약속해. 지혜스님이 강철민의 팔을 잡았습니다. 뭘? 다시 생각해 보겠다고. 우리 대화 말이야. 강철민이 잠깐 망설리더니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알겠어. 생각해 볼게. 강철민이 법당문으로 향하며 뒤돌아보았습니다. 설라야. 응. 오늘 고마워. 강철민이 법당을 나서자 부하들이 에워쌌습니다. 형님 무슨 일 있으셨어요? 김태식이 물었습니다. 일단 돌아간다. 그냥 돌아가요. 어제 우리가 당했는데 시끄러워. 명령이야. 강철민의 목소리에는 평소와 다른 무언가가 있었습니다. 부하들은 의하해했지만 더 이상 묻지 않았습니다. 차에 타고 돌아가는 길에 강철민은 계속 생각했습니다. 나는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지? 법당에서 지혜 스님은 한참 동안서 있었습니다. 해안 스님이 조심스럽게 다가와 물었습니다. 지혜 스님 괜찮으세요? 네, 괜찮습니다. 하지만 지혜 스님의 마음은 복잡했습니다. 철미나, 제발 올바른 선택을 해 줘. 3일이 지났습니다. 마침내 강철민은 결심했습니다. 조직을 떠나기로. 하지만 쉽게 나갈 수 있을지는 의문이었습니다. 일단 설라에게 가서 상의해 보자. 강철민은 다시 자비사로 향했습니다. 이번에는 혼자서 법당 앞에서 강철민이 조심스럽게 문을 두드렸습니다. 설라야 나야 철민이야. 곧 문이 열리며 지혜 스님이 나타났습니다. 혼자 왔어? 응. 이번에는 정말 대화하러 왔어. 지혜스님의 얼굴에 희망이 번졌습니다. 들어와. 법당에 들어온 강철민이 지혜스님 앞에 앉았습니다. 설라야 3일 동안 계속 생각했어. 내 말이 맞아. 우리가 왜 탈북했는지. 지혜스님이 감동하며 강철민의 손을 잡았습니다. 정말 정말 그렇게 생각해. 응. 철민아 지혜스님의 눈에 눈물이 고였습니다. 그럼 이제 어떻게 할 거야? 강철민이 깊은 숨을 들이시며 말했습니다. 조직을 나가고 싶어. 정말? 응? 그리고 정말 가능하다면 여기서 새로운 시작을 하고 싶어 지혜 스님이 기뻐하며 일어났습니다. 정말 다행이야. 내가 도와줄게. 하지만 쉽지 않을 거야. 강철민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조직에서 쉽게 놓아주지 않을 거야. 그래도 시도해 봐야지. 방법이 있을 거야. 그래, 일단 두목에게 직접 말해 볼게. 강철민이 결심에 찬정으로 말했습니다. 나가고 싶다고. 그때 해안 스님이 차를 끓여와서 두 사람에게 건냈습니다. 두 분의 대화를 들으니 정말 다행입니다. 해안 스님이 자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습니다. 사람은 언제든지 새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스님. 강철민이 정중히 인사했습니다. 저 같은 사람도 받아 주실 수 있을까요? 물론입니다. 부처님은 모든 중생을 품으십니다. 지혜스님이 강철민을 바라보며 말했습니다. 철민아, 우리 정말 새로운 시작을 해보자. 응. 설라야. 두 사람은 서로의 손을 잡고 미소를 지었습니다. 그때 법당 밖에서 거친 발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여러 명이 함께 오는 소리였습니다. 강철민의 표정이 굳어졌습니다. 법당문이 거칠게 열렸습니다. 용파 두목 박용호가 조직원 일곱 명과 함께 들어왔습니다. 40대 초반에 박용호는 키가 크고 눈빛이 매서웠습니다. 얼굴 전체에 흉터가 있었고 특히 임옆에 큰 흉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어이 철민아, 여기서 뭐 하고 있어? 박영호의 목소리는 차갑고 위협적이었습니다. 두목님 어떻게 여기를? 강철민이 당황하며 일어났습니다. 너를 못 믿겠어서 따라왔지. 박영호가 법당 안을 둘러보며 말했습니다. 얼마 전부터 이상했어? 절도 그냥 두지 않나? 딴 생각을 계속하지 않나? 그는 지혜 스님을 보며 음흉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이 예쁜 여승 때문이었구나. 두목님 그게 아니라 닥쳐이 자식아. 박영호가 강철민을 제지했습니다. 너이 여자랑 무슨 관계야? 사기 강철민이 말문이 막혔습니다. 설라와의 관계를 말할 수도 없고 거짓말을 할 수도 없었습니다. 답이 없네. 박영호가 강철민에게 다가가며 말했습니다. 너이 여자랑 뭔가 있지? 아닙니다. 두목님 거짓말하지 마. 내 표정 다 보여. 박영호가 지혜스님을 바라보며 말했습니다. 이 여자가 너를 꼬셨나? 그런게 아닙니다. 강철민이 급하게 말했습니다. 그럼 뭐야? 왜 이렇게 신경 쓰는데? 박용호의 의심은 점점 커져 갔습니다. 설마 너이 여자 때문에 조직을 배신하려는 건 아니지? 강철민이 더 이상 숨길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두목님, 저 조직을 그만두고 싶습니다. 법당 아닌 순간 조용해졌습니다. 박용호와 조직원들이 모두 강철민을 바라보았습니다. 뭐라고? 박용호의 목소리가 낮아졌습니다. 조직을 그만둔다고? 네. 다른 삶을 살고 싶습니다. 강철민이 무릎을 꿇으며 말했습니다. 제발 보내 주세요. 이 미친 새끼가 박영호가 강철민을 발로 찾습니다. 감히 어딜 나간다고 짓거려. 강철민이 바닥에 쓰러졌지만 일어나지 않고 계속 무릎을 꿇었습니다. 두목님 제발. 박영호가 계속 강철민을 발로 차며 말했습니다. 제발은 무슨 제발이야? 지혜스님이 견딜 수 없어서 앞으로 나섰습니다. 그만하세요. 박영호가 지혜스님을 째려 보았습니다. 어이 남의 일에 왜 끼어들어? 철민이가 그만두고 싶다는데 왜 강요하세요? 당신들이 무슨 권리로 사람의 자유를 빼앗요? 지혜스님이 용기를내어 말했습니다. 자유 박영호가 비웃었습니다. 이 여자가 정말 세상 물정을 모르네. 조직원들도 키ঠিক키거리며 웃었습니다. 스님, 여기는 절이 아니라 조직이야. 박영호가 지혜 스님에게 다가가며 말했습니다. 죽기 전엔 아무도 못 나간다고 강철민이 지혜스님 옆에서 다시 무릎을 꿇었습니다. 두목님, 제가 잘못했습니다. 지혜스님도 함께 무릎을 꿇었습니다. 제발 둘이 정말 한편네. 박영호가 두 사람을 번갈아보며 말했습니다. 역시 내 눈은 틀리지 않아. 조용히 살겠습니다. 강철민이 간절하게 말했습니다. 조용히. 박영호가 강철민의 머리를 발로 찾습니다. 내가 아는 걸 다 경찰에 불면 우리 조직이 어떻게 되는데? 이런 배신자는 죽여야 해. 박영호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그래야 다른 놈들도 함부로 다른 생각 못 하지. 조직원들이 강철민을 둘러쌌습니다. 지혜스님이 박영우 앞에 막아섰습니다. 안 돼요. 제발 제발 그만하세요. 그 순간 박영호가 지혜스님을 자세히 보더니 음흉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그럼 내가 한 가지 제안할까? 박영호가 지혜스님에게 다가갔습니다. 철민이를 놓아줄테니까 내 부탁 하나 들어 줄래? 무슨 무슨 부탁이요? 지혜스님이 뒤로 물러서며 말했습니다. 나랑 하룻밤 자자. 여기 법당에서 순간 법당 안이 조용해졌습니다. 강철민의 눈이 번뜩였습니다. 그만하시죠? 박영호는 강민철의 말을 무시하고 계속 지혜스님에게 다가갔습니다. 어때? 쉽잖아. 나랑 하룻밤만 자면 철민이도 살려주고 너도 여기서 행복하게 살 수 있어. 박영호가 지혜스님의 턱을 만지려 했습니다. 이 새끼가 그 순간 강철민이 폭발했습니다. 순간적으로 일어나서 박영호의 손목을 잡았습니다. 뭐 박영호가 당황했습니다. 그녀한테 손대지 마. 강철민의 눈에는 살기가 돌았습니다. 북한 특수부대에서 받은 훈련이 몸속에서 깨어났습니다. 박용호의 손목을 비틀어 바닥에 내동댕이 쳤습니다. 으악! 박영호가 바닥에 쓰러졌습니다. 형님, 조직원들이 일제히 강철민에게 달려들었습니다. 하지만 강철민은 이미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습니다. 북한 특수부대에서 받은 5년간의 혹독한 훈련이 몸속에서 깨어났습니다. 첫 번째로 달려든 김태식의 주먹이 강철민의 얼굴을 향해 날아왔습니다. 강철미는 고개를 살짝 옆으로 틀어 주먹을 피했습니다. 동시에 왼손으로 김태식의 손목을 잡고 오른손으로 그의 팔꿈치 관절을 역방향으로 밀었습니다. 으악! 뼈가 어긋나는 소리와 함께 김태식이 비명을 질렀습니다. 두 번째 조직원인 박성호가 뒤에서 강철민의 목을 조르려 했습니다. 강철민이 순간적으로 몸을 숙이며 박성호를 어깨 넘어러 업어쳤습니다. 박성호의 몸이 공중에서 한 바퀴 돌며 법당 바닥에 등부터 떨어졌습니다. 퍼 바닥이 울릴 정도로 큰 소리가 났습니다. 세 번째 조직원인 이동수가 오른쪽에서 발차기를 날렸습니다. 강철민이 왼팔로 그의 다리를 받아내며 동시에 오른손 손날로 이동수의 목엽 경열를 정확히 가격했습니다. 이동수가 눈을 뒤집으며 그 자리에서 쓰러졌습니다. 이런 미친 최민석이 법당 한쪽에 있던 목탁채를 집어들었습니다. 그것을 야구방망이처럼 휘두르며 강철민의 머리를 향해 내려쳤습니다. 강철민이 두 손을 교차해서 목탁채를 받아냈습니다. 순간적으로 최민석의 손목을 비틀어 목탁채를 빼앗았습니다. 빼앗은 목탁채로 최민석의 무릎을 정확히 가격했습니다. 아! 최민석이 무릎을 부여잡고 바닥에 굴렀습니다. 정우진이 주머니에서 접이시칼를 꺼내 강철민에게 돌지냈습니다. 죽어라! 칼날이 강철민의 옆구리를 향해 날아왔습니다. 그때 지혜 스님이 움직였습니다. 정우진의 뒤에서 조용히 접근한 그녀가 그의 칼든 손목을 정확히 잡았습니다. 동시에 다른 손으로 정우진의 어깨 뒤쪽 앞점을 눌렀습니다. 으어! 정우진의 손에서 힘이 빠지며 칼이 바닥에 떨어졌습니다. 지혜스님이 정우진의 팔을 비틀며 그를 바닥에 엎드리게 만들었습니다. 마치 경찰이 범인을 제압하는 것 같은 완벽한 기술이었습니다. 설라야 강철민이 놀라며 지혜 스님을 보았습니다. 5년이 지나도 실력은 그대로구나. 남은 두 조직원이 동시에 두 사람에게 달려들었습니다. 강철민과 지혜스님이 서로 눈빛을 교환했습니다. 마치 5년 전 북한에서 함께 훈련받던 때처럼 완벽한 호흡이었습니다. 왼쪽 조직원이 강철민에게 오른쪽 조직원이 지혜 스님에게 향했습니다. 강철민이 조직원의 주먹을 피하며 그의 배를 가격했습니다. 조직원이 몸을 구부리자 강철민이 무릎으로 그의 얼굴을 가격했습니다. 동시에 지혜 스님은 자신에게 오는 조직원의 발차기를 손으로 받아내며 그의 다리를 잡고 비틀어 넘어뜨렸습니다. 두 조직원이 동시에 바닥에 쓰러졌습니다. 박영호가 간신이 일어나서 주머니에서 칼을 꺼냈습니다. 이런 이런이 자식들이 그는 칼을 들고 지혜스님에게 달려들었습니다. 칼날이 지혜스님의 가슴을 향해 날아왔습니다. 지혜스님이 몸을 옆으로 돌려 칼을 피했습니다. 동시에 박용호의 손목을 잡고 그의 팔을 비틀었습니다. 하지만 박영호는 오랜 조폭 생활로 단련된 몸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반대편 주먹으로 지혜스님의 얼굴을 가격하려 했습니다. 설라야 강철민이 재빠르게 달려와 박용호의 주먹을 막았습니다. 두 남자가 격렬하게 몸싸움을 버렸습니다. 박영호가 무릎으로 강철민의 배를 차려 했지만 강철민이 다리로 막아냈습니다. 강철민이 박영호의 목을 잡고 그를 벽에 밀어붙였습니다. 끝났어 넌. 하지만 박영호가 마지막 바락으로 숨겨둔 작은 칼을 꺼내 강철민의 옆구리를 찔러 했습니다. 지혜 스님이 그것을 보고 박용호의 손목을 정확히 가격했습니다. 아 박용호의 손에서 칼이 떨어졌습니다. 강철민과 지혜스님이 동시에 박영호를 제압했습니다. 강철민이 박영호의 팔을 비틀어 등 뒤로 돌렸고 지혜스님이 그의 다리를 걸어 넘어뜨렸습니다. 박영호가 얼굴부터 바닥에 떨어졌습니다. 으! 박영호가 코에서 피를 흘리며 신음했습니다. 강철민이 박영호의 등에 무릎을 올리고 그를 완전히 제압했습니다. 이제 정말 끝이야. 법당 바닥에는 일곱 명의 조직원들이 모두 쓰러져 있었습니다. 어떤이는 의식을 잃었고 어떤이는 고통스럽게 신음하고 있었습니다. 강철민과 지혜스님은 나란히 서서 그들을 내려다 보았습니다. 두 사람 모두 숨이 약간 거칠러졌지만 다친 곳은 없었습니다. 다신 이곳에 발을 들여놓지 마. 강철민이 차가운 목소리로 경고했습니다. 그리고이 근처에서도 아예 꺼져 지혜스님도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만약이 근처에서 너희들을 다시 보게 되면 가만두지 않을 거야. 박영우와 조직원들이 비틀거리며 법당을 빠져나갔습니다. 그들의 차 시동 소리가 멀어져 갔습니다. 법당에는 다시 고유함이 찾아왔습니다. 강철민과 지혜스님이 서로를 바라보았습니다. 설라야. 응. 철민아 이제 정말 자유야. 두 사람은 서로를 끌어안았습니다. 5년 만에 찾은 진정한 자유였습니다. 해안 스님이 감동하며 두 사람을 바라보았습니다. 정말 다행입니다. 부처님이 도와주셨네요. 해안스님 감사합니다. 강철민이 깊이 고개를 숙이며 말했습니다. 저 같은 사람을 받아 주셔서 무슨 말씀을요? 부처님은 모든 중생을 품으십니다.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강철미는 그동안 자비사에서 지내며 마음을 정리했습니다. 지혜 스님과 해안 스님과 함께 일상을 보내며 진정한 평화가 무엇인지 깨달았습니다. 어느 저녁 강철민이 지혜 스님에게 말했습니다. 설라야 나도 스님이 되고 싶어. 정말? 지혜스님의 얼굴에 기쁨이 번졌습니다. 응. 너와 함께 여기서 새로운 삶을 살고 싶어. 하지만 철미나 스님이 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야. 알고 있어. 하지만 나는 진심이야. 강철민의 눈빛에는 확신이 담겨 있었습니다. 이곳에서 정말 깨끗하게 살고 싶어 며칠 후 강철민이 출가하는 날이 왔습니다. 해안 스님이 직접 강철민의 머리를 깎아 주었습니다. 가위소리가 법당에 조용히 울려퍼졌습니다. 검은 머리카락이 하나씩 바닥에 떨어졌습니다. 강철민이 거울을 보며 자신의 변해 가는 모습을 바라보았습니다. 지혜 스님이 옆에서 지켜보며 눈물을 글성이었습니다. 철민아, 후회하지 않아? 전혀. 강철민이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습니다. 이게 우리가 북한에서 꿈꿨던 진짜 자유야. 머리를 다 깎고 회색 승복을 입은 강철민이 지혜 스님과 나란히 앉았습니다. 설라야 솔직히 말하면 이게 우리가 꿈꿨던 한국 생활은 아니잖아. 강철민이 조심스럽게 말했습니다. 지혜스님이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러게 우리가 원한 건 이런게 아니었지. 평범하게 일하고 가정을 꾸리고 자유롭게 사는 것. 하지만 철민아 지혜스님이 강철민의 손을 잡으며 말했습니다. 원하는 삶은 아니었지만 옳은 삶을 살 수 있어. 강철민이 지혜스님의 말을 곰곰히 생각해 보았습니다. 옳은 삶이라. 그래. 지혜스님이 계속 말했습니다. 죄없는 사람들을 괴롭히지 않아도 되고 거짓으로 가득찬 세상에서 벗어날 수 있고 강철민이 지혜 스님의 말을 이어받았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니까 나쁘지 않네. 두 사람이 서로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습니다. 이제야 진짜 자유를 찾은 것 같아. 해안 스님이 강철민에게 새로운 법명을 지어 주었습니다. 앞으로는 잡이라고 부르겠습니다. 자비요? 네. 자비로운 마음으로 살라는 뜻입니다. 강철민. 이제는 자비 스님이 깊이 고개를 숙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자비. 좋은 이름이네요. 해가지고 법당에 은은한 촛불이 켜졌습니다. 지혜 스님과 자비 스님이 나란히 부처님 앞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두 사람이 함께 합장하며 깊이 절했습니다. 부처님 감사합니다. 지혜스님이 진심으로 말했습니다. 저희에게 진정한 평화를 찾을 수 있게 해 주셔서 자비 스님도 감격하며 말했습니다. 저희에게 새로운 기회를 주셔서 두 사람의 목소리가 법당에 올려퍼졌습니다. 서로를 바라보며 저를 마친 두 사람이 서로를 바라보았습니다. 촛불이 두 사람의 얼굴을 따뜻하게 비춰 주었습니다. 우리 정말 많이 돌아왔구나. 그러게. 하지만 결국 우리가 찾던 곳에 도착했어. 두 사람이 동시에 미소를 지었습니다. 그 미소에는 지난 5년간의 고통과 슬픔이 모두 녹아 있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의 희망도 함께 담겨 있었습니다. 오늘 이야기 마음에 드셨나요? 때로는 우리가 원하는 삶이 아닐지라도 옳은 길을 걸을 때 진정한 행복을 찾을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긴 이야기 들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오늘도 행복하고 건강한 하루 되세요. 지금까지 구름 같은 이야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