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온 소꿉친구

소꿉친구와 뜻밖의 재회, 그리고 사랑 이야기

친구가 우리 아파트에 살고 있었던 거야. 알고 보니 싱글맘으로 아들을 키우고 있었고. 처음엔 그냥 인사만 하는 사이였는데, 어느 날 집에서 게임하고 있는데 친구가 찾아온 거야.

"미안한데, 나 숨쉬기가 힘들어."

친구가 얼굴이 빨개져서 힘없는 목소리로 말했어.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나한테 도움을 청할 수밖에 없었다는 거야. 바로 구급차를 부르고 친구 집으로 가서 아들을 안심시켰지. 친구는 옆에서 덜덜 떨면서 울고 있었고, 나는 침착하게 상황을 수습했어.

다행히 큰 문제는 없었고, 친구는 입원했어. 밤늦게까지 병실에 같이 있다가 새벽에 집에 돌아왔지. 그날 이후로 친구한테 괜히 정이 들었나 봐. 퇴근길에 놀이터에서 친구랑 아들을 만나면 아들이 "삼촌!" 하고 달려오고, 친구는 멋쩍게 웃으면서 "고마워"라고 말하곤 했어.

어느 날 친구가 나한테 물었어.

"혹시 만나는 사람 있어?"

없다고 대답했더니 얼굴이 빨개지면서 고개를 숙이더라. 나도 마찬가지였을 거야. 그냥 궁금해서 물어봤다고 했지만, 뭔가 묘한 기류가 흘렀지.

그렇게 반년쯤 지나서 우리는 결혼했어. 지금은 아들이 나를 더 좋아하는 것 같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