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 의사 부부가 은퇴 후 강남 아파트 구매하며 겪은 충격적 진실!
40년 만에 한국 돌아왔다가 다시 미국으로 간 이야기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68살 된 이철로라고 해요. 아내랑 같이 미국 텍사스 휴스턴에서 40년 넘게 살면서 의사로 일하다가 은퇴하고 한국으로 돌아왔어요. 근데 한국 와서 살아보니 생각했던 거랑 좀 달라서, 혹시 저랑 비슷한 고민 하는 분들한테 도움이 될까 해서 제 이야기를 해볼게요.
미국에서 의사로 살았던 이야기
저는 1979년에 연세대학교 의대를 졸업했어요. 그때 한국은 경제적으로 힘들어서 의사라고 해도 대우받기 어려웠고, 저희 집 형편도 넉넉지 않아서 아버지가 논을 팔아서 학비를 대주셨을 정도예요.
그러다가 1981년에 미국에서 레지던트 하던 선배 권유로 미국으로 가게 됐어요. 아내는 저보다 먼저 미국 가서 일했고, 저는 1년 뒤인 1982년에 합류했죠. 처음 휴스턴에 정착했을 땐 말도 안 통하고 문화도 다르고, 한국에서의 경력도 인정 못 받아서 막막했어요.
다행히 휴스턴에 한국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어서 한인 커뮤니티가 잘 되어 있었어요. 저는 내과를 전공했고 아내는 수술실 간호사로 일했죠. 처음엔 작은 클리닉에서 시작했지만, 환자들이 늘어나면서 1990년에는 제 클리닉을 열 수 있었어요. 휴스턴 남쪽에 한인들이 많이 사는 곳이었는데, 저희 꿈이 이루어진 순간이었죠.
40년 동안 두 아들도 키웠어요. 큰아들은 변호사가 돼서 댈러스에서 일하고, 둘째 아들은 의사가 돼서 캘리포니아에서 레지던트 중이에요. 저희 클리닉도 휴스턴에서 꽤 알려져서 한인뿐 아니라 히스패닉, 백인 환자들도 많이 찾아주셨어요.
은퇴 후 한국으로 돌아온 이유
2020년에 코로나가 터졌을 때, 저는 이미 65세가 넘어서 의료진으로 일하는 게 부담스러웠어요. 그래서 은퇴를 진지하게 생각하게 됐죠. 아내랑 상의하면서 "이제 그만 쉬어도 되지 않을까? 40년 넘게 살았는데 이제 고향이 그리워지는 것 같아" 이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2022년 말에 은퇴를 결정했어요.
은퇴 준비하면서 가장 큰 고민은 어디서 살 것인가였어요. 아들들은 다 미국에 있으니 미국에 남는 게 자연스러웠죠. 미국에서 연금이랑 저축으로 편안하게 노후를 보낼 수도 있었고요.
하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한국에 대한 그리움이 컸어요. 40년 전과는 완전히 달라진 한국, 특히 K팝이랑 드라마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한국인이라는 자부심도 커졌거든요. 휴스턴에서도 한국 음식이나 문화를 접할 수 있었지만 뭔가 아쉬웠어요.
결정적인 계기는 2023년 여름 휴가 때 한국을 방문했을 때였어요. 40년 만에 본 한국은 정말 놀라웠어요. 인천공항부터 시작해서 지하철 시스템, 깨끗한 거리, 그리고 무엇보다 발달된 의료 시스템을 보면서 "여기서 살아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특히 강남 지역을 보면서 "미국에서 번 돈으로 여기서 아파트 하나 사면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당시 휴스턴 집값이 85만 달러 정도였고, 클리닉 매각 대금이랑 투자 수익을 합치면 한국 돈으로 약 25억 원 정도가 있었거든요. 그 돈이면 강남에서도 괜찮은 아파트를 살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대치동이나 도곡동에 20억 원 내외 아파트들이 많더라고요. 84제곱미터나 114제곱미터면 저희 둘이 살기 충분하다고 생각했죠.
한국 방문 마치고 휴스턴 돌아와서 아내랑 본격적으로 계획을 세웠어요. "우리 한국 가서 살아볼까?" 아들들한테 어떻게 이야기할지, 의료 보험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한 게 많았지만 일단 시도해보자는 마음이 컸어요.
한국에서의 새로운 시작과 예상치 못한 문제들
가장 먼저 확인한 건 의료 보험 문제였어요. 65세 이상이면 복수 국적 유지가 가능하고, 한국에서 6개월 이상 거주하면 건강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걸 알았죠. 소셜 시큐리티도 해외에서 받을 수 있고요.
그래서 2023년 12월에 한국 이주 준비를 시작했어요. 휴스턴 집을 팔고 클리닉 인수자를 찾았죠. 다행히 한국계 의사가 클리닉 인수에 관심을 보여서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됐어요.
2024년 3월에 휴스턴 정리를 마치고 한국으로 왔어요. 잠실에 있는 아파트텔에 임시로 머물면서 본격적으로 집을 알아봤죠. 부동산 중개업소를 통해 강남 지역 아파트들을 봤는데, 인터넷 사진이랑은 또 다른 느낌이었어요.
그런데 막상 현장에서 보니 가격이 만만치 않더라고요. 114제곱미터 아파트가 25억 원에서 30억 원 사이였어요. 저희가 준비한 돈으로는 좀 빠듯했죠. 그래도 처음이니까 조금 무리해서라도 좋은 곳에 살자는 마음으로 도곡동 아파트를 28억 원에 계약했어요. 계약할 때까지만 해도 설렜어요. 40년 만에 한국 땅에 집을 사는 거니까요. 게다가 강남이라는 프리미엄 지역에 미국 친구들한테 자랑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요.
입주한 건 2024년 6월이었어요. 114제곱미터, 방 4개, 화장실 2개, 32층 건물에 20층이었는데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전망이 정말 좋았어요. "여보, 우리 잘 선택한 것 같아"라고 말하며 새로운 생활에 대한 기대에 부풀어 있었죠.
하지만 실제 생활이 시작되면서 하나 둘씩 예상치 못한 문제들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 관리비: 생각보다 많이 나왔어요. 월 관리비만 35만 원이었는데, 인터넷, 케이블, 난방비까지 합치면 월 고정 비용만 60만 원이 넘었어요. 휴스턴에서는 이런 관리비 개념이 없었거든요.
- 재산세: 28억 원짜리 아파트 재산세가 연간 약 280만 원이었어요. 월로 나누면 23만 원 정도인데 이것도 예상보다 부담스러웠죠.
- 물가: 특히 강남 지역 물가는 정말 비쌌어요. 마트에서 장을 보는데 미국에서 살 때보다 훨씬 비싸다는 느낌을 받았고, 외식비는 더 말할 것도 없었죠.
- 병원비: 건강 보험이 적용되긴 하지만 비급여 항목이 많아서 실제 부담금이 생각보다 컸어요. 특히 치과나 안과 같은 경우는 미국에서 메디케어로 받았던 혜택이 더 좋았던 것 같아요.
- 외로움: 40년을 미국에서 살다 보니 한국에서의 인간관계가 거의 단절되어 있었어요. 대학 동창들과 연락은 하고 있었지만, 다들 바빠서 자주 만나기 어려웠죠. 아파트 단지 내에서도 이웃들과 관계 형성이 쉽지 않았어요. 저희는 미국 생활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이웃들은 한국 정치나 경제 이야기를 하니까 자연스럽게 섞이기가 어려웠죠.
- 날씨: 휴스턴 더위에는 익숙했지만 서울 장마철 습도와 미세먼지는 정말 견디기 힘들었어요. 특히 아내가 호흡기가 약한 편인데 공기청정기를 여러 대 사도 시원치 않았어요.
- 교통: 미국에서는 어디든 차로 이동했는데, 서울에서는 주차 문제 때문에 차 사기가 망설여졌어요. 지하철을 이용하려고 했지만 68세 나이에 출퇴근 시간대 지하철 타기는 쉽지 않았죠.
이런 문제들이 하나 둘씩 쌓이면서 아내와 저는 점점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했어요. "여보, 우리가 너무 성급하게 결정한 건 아닐까?" "그래도 조금만 더 견뎌 보자. 적응하면 괜찮아질 거야." 이런 대화를 매일 같이 했죠.
결정적인 사건과 다시 미국으로
결정적인 사건은 2024년 9월에 일어났어요. 아내가 갑자기 심한 복통을 호소해서 응급실에 가게 됐는데, 그 과정에서 겪은 일들이 정말 충격적이었어요.
- 응급실 대기 시간: 4시간을 기다려서야 의사를 볼 수 있었고, 검사 결과를 듣기까지 또 3시간이 걸렸어요. 미국에서는 응급실에 가면 바로 중증도에 따라 신속하게 처리되는데, 한국은 대기 시간이 너무 길었어요.
- 입원 환경: 다행히 큰 병은 아니었지만 담석으로 인한 통증이었어요. 수술이 필요해서 입원했는데, 4인실에 입원했는데 다른 환자분들과의 생활이 쉽지 않았어요.
- 의료 서비스: 수술은 잘 되었지만 전체적인 의료 서비스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많았어요. 간호사분들은 친절했지만 시스템적으로는 미국의 의료 서비스가 더 체계적이라는 느낌을 받았어요.
- 언어 소통: 40년을 영어로 의료 용어를 사용하다 보니 한국어 의료 용어가 낯설더라고요. 의사 선생님과 대화할 때도 뭔가 정확하게 소통이 안 되는 느낌이었어요.
이 사건을 계기로 저희 부부는 진지하게 앞으로의 계획을 재검토하게 됐어요. 10월 어느 날 저녁, 한강을 바라보며 아내와 긴 대화를 나눴죠. "여보, 솔직히 어때?" "글쎄요. 좋은 점도 있지만 어려운 점이 더 많은 것 같아요." "나도 그런 생각이야. 우리가 너무 이상적으로 생각했나 봐."
그날 밤 저희는 냉정하게 현실을 점검해 봤어요.
- 경제적 상황: 28억 원에 산 아파트 때문에 준비해 온 돈의 대부분을 썼어요. 남은 돈으로는 월 생활비를 감당하기에 빠듯했죠. 소셜 시큐리티를 한국 돈으로 환산하면 월 280만 원 정도인데, 강남 생활비를 고려하면 부족했어요. 반면 미국에서는 집값이 85만 달러 정도였고 월 생활비도 3,000달러면 충분했어요. 메디케어랑 보험으로 의료비 걱정도 거의 없었고요.
- 사회적 관계: 휴스턴에는 40년간 쌓아온 인간관계가 있었고 한인 커뮤니티에서의 위치도 있었어요. 골프 모임, 교회 활동, 의사 협회 모임 등 다양한 사회 활동을 하고 있었죠. 하지만 한국에서는 이런 것들을 새로 만들어야 했어요. 68세 나이에 새로운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게 생각보다 어려웠어요.
- 가족 관계: 두 아들은 모두 미국에 있는데 저희만 한국에 있으니 손주들을 보기도 어려웠고, 아들들이 저희를 걱정하는 것도 부담스러웠어요. 큰아들은 휴가 때마다 한국에 와야 한다고 하고, 둘째 아들은 아예 돌아오라고 하더라고요.
- 의료 시스템: 미국의 메디케어 시스템이 더 체계적이라는 걸 알게 됐어요. 한국 건강보험도 좋지만 저희 나이대에는 미국 시스템이 더 유리했어요. 특히 장기 요양 서비스나 호스피스 케어 같은 부분에서는 미국이 훨씬 잘 되어 있었죠.
이런 여러 가지를 종합해서 고민한 결과, 11월에 중요한 결정을 내렸어요. "여보, 우리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자."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기로 결정하다
이 결정을 내리기까지 정말 많은 고민이 있었어요. 무엇보다 28억 원에 산 아파트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가 가장 큰 문제였죠. 부동산 중개업소에 문의해 보니 2024년 하반기 강남 아파트 시장이 예전만 못하다고 하더라고요. 저희가 산 아파트도 현재 시세가 26억 원 정도라고 했어요. 여섯 개월 만에 2억 원이 날아간 거죠.
그래도 손실을 감수하고라도 미국으로 돌아가는 게 맞다고 판단했어요. 나이를 생각하면 익숙한 환경에서 편안한 노후를 보내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거든요. 12월에 아파트 매매 계약을 체결했어요. 26억 원에 팔았으니 수수료 등을 제외하면 실제 손실은 2억 5천만 원 정도였어요. 아깝긴 했지만 공부라고 생각하며 마음을 달랬죠.
2025년 1월, 다시 휴스턴으로 돌아왔어요. 다행히 예전에 살던 동네에 비슷한 집이 매물로 나와 있어서 90만 달러에 집을 샀어요. 예전보다 조금 비싸졌지만 그래도 익숙한 동네, 익숙한 환경이라 마음이 편했어요.
한국에서의 경험을 통해 배운 것들
지금 돌이켜 보면 한국에서의 열 개월은 저희에게 많은 것을 알게 해 준 소중한 시간이었어요.
- 고향은 단순히 태어난 곳이 아니다: 40년을 미국에서 살면서 저희의 생활 패턴, 인간관계, 사고 방식이 미국식으로 바뀌어 있었더라고요. 한국은 분명 제가 태어나고 자란 곳이지만, 40년이라는 시간 동안 너무 많이 변했고 저희도 너무 많이 변했어요. 언어는 통하지만 문화적 코드나 생활 방식은 이미 달라져 있었죠.
- 경제적 계산만으로는 인생을 결정할 수 없다: 표면적으로 보면 한국 생활이 더 경제적일 수도 있었어요. 아파트 가격 상승을 기대할 수도 있었고, 의료비도 더 저렴할 수 있었죠. 하지만 실제로는 생활의 질, 인간관계, 심리적 안정감 등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것들이 더 중요했어요. 68세라는 나이에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생각보다 훨씬 어려웠어요.
- 가족의 중요성: 아무리 좋은 집, 좋은 환경이라도 가족과 떨어져 있으면 의미가 없더라고요. 특히 손주들을 못 보는 것이 생각보다 큰 스트레스였어요.
지금 휴스턴에서 비교적 편안한 노후를 보내고 있어요. 연금으로 월수입이 5,000달러 정도 되고, 메디케어로 의료비 걱정도 크지 않아요. 무엇보다 40년간 쌓아온 인간관계 속에서 안정감을 느끼며 살고 있죠.
가끔 한국에서 아는 분들이 연락을 주시면 솔직하게 이야기해 드려요. 각자에게 맞는 선택이 있는 것 같다고요. 어떤 분들은 한국에서의 노후가 더 적합할 수도 있어요. 특히 자녀들이 모두 한국에 있고 한국 문화에 더 익숙한 분들은 한국에서 사는 게 더 좋을 수 있죠.
하지만 저희처럼 오랫동안 해외에서 살아온 분들은 단순히 경제적 계산이나 감정적 그리움만으로 섣불리 결정하지 않으시기를 조언하고 싶어요. 특히 부동산 투자 측면에서 접근하시는 분들께는 더욱 신중하시기를 권하고 싶어요. 강남 아파트가 장기적으로는 오를 수도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이 크고 무엇보다 실거주 목적으로는 여러 가지 고려할 사항이 많아요.
지금 돌이켜 보면 저희가 한국 아파트를 산 것은 현실적 판단보다는 감정적 결정이었던 것 같아요. 40년 만에 돌아가는 고향에서 성공한 재미교포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마음도 있었고, 강남 아파트라는 상징적 의미에 끌렸던 것도 사실이에요. 하지만 실제 생활에 보니 집값이 비싸다고 해서 생활의 질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더라고요. 오히려 높은 주거비 부담 때문에 다른 부분에서 제약이 생기는 경우도 많았어요.
예를 들어 휴스턴에서는 월 생활비 3,000달러로 여행도 다니고 취미 생활도 즐길 수 있었는데, 강남에서는 기본 생활비만으로도 400만 원 이상이 들어가니까 여유로운 생활을 하기 어려웠어요.
또 한 가지 중요한 깨달음은 의료 시스템에 대한 이해였어요. 한국의 건강보험이 보장성이 높다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비급여 항목이 많아서 중증 질환이나 장기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부담이 만만치 않더라고요. 특히 저희 나이대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한 치료비가 아니라 장기 요양이나 호스피스 케어 같은 부분인데, 이런 면에서는 미국의 메디케어 시스템이 더 체계적이고 포괄적이었어요.
언어 문제도 예상보다 컸어요. 일상 대화는 문제없지만, 의료진과의 소통이나 각종 서류 작업, 부동산 계약 등에서는 40년간 영어로 생활하던 습관 때문에 한국어가 어색할 때가 많았어요. 특히 의학 용어의 경우 영어로는 정확히 알고 있는 내용도 한국어로는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있었죠. 이런 것들이 쌓이면서 미묘한 스트레스가 되더라고요.
문화적 차이도 무시할 수 없었어요. 40년 전 한국과 지금의 한국은 완전히 다른 나라 같았어요. 좋은 의미로 발전한 부분도 많지만, 저희가 기억하고 있던 한국의 모습과는 많이 달랐어요. 예를 들어 아파트 단지 내에서의 생활 방식이나 이웃 간의 관계, 사회적 예의 같은 것들이 저희가 기억하고 있던 것과는 달랐어요. 더 개인주의적으로 변했다고 해야 할까요? 물론 이것이 나쁘다는 뜻은 아니에요. 사회가 발전하면서 자연스럽게 변화한 것이겠죠. 하지만 저희에게는 적응하기 어려운 부분이었습니다.
날씨와 환경 문제도 생각보다 컸어요. 휴스턴도 덥고 습하지만 서울의 미세먼지와 장마철 습도는 정말 견디기 힘들었어요. 특히 아내의 호흡기 건강에 영향을 미쳐서 여름 내내 실내에만 있어야 했어요. 교통 시스템은 정말 좋았지만, 저희 나이에는 이용하기가 쉽지 않았어요. 출퇴근 시간대 지하철은 너무 복잡했고, 버스는 노선을 이해하기 어려웠어요. 결국 택시를 많이 이용하게 되었는데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았죠.
결국 이런 여러 가지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점점 한국 생활에 대한 회의가 들기 시작했어요. 결정적인 계기는 11월에 있었던 일이었어요. 아내가 갑자기 우울감을 호소하기 시작한 거예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스트레스, 가족과 떨어져 있는 외로움, 경제적 부담에 대한 걱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 같았어요. 정신 건강 의학과를 찾아가서 상담을 받아보니 적응 장애라는 진단을 받았어요. 의사 선생님께서는 환경 변화로 인한 스트레스가 원인이라고 하시면서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해 주셨죠.
그때 저는 정말 심각하게 고민했어요. 내가 아내를 위해서라도 올바른 결정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68세와 65세라는 나이에 새로운 환경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며 사는 것보다는 익숙한 곳에서 편안하게 사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어요. 그래서 12월에 아파트 매각을 결정하고 미국으로 돌아가기로 했어요. 물론 경제적 손실은 컸지만 건강과 행복을 생각하면 당연한 선택이었어요. 미국으로 돌아온 지 이제 4개월 정도 되었는데, 아내의 우울감도 많이 좋아졌고 저희 두 사람 다 훨씬 편안해졌어요. 역시 40년간 살아온 곳이 저희에게는 더 맞는 것 같아요.
은퇴 후 거주지 선택에 대한 조언
지금 이 사연을 쓰면서 혹시 저희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계신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은퇴 후 거주지 선택은 정말 신중해야 할 문제인 것 같아요. 단순히 경제적 계산이나 감정적 그리움만으로는 올바른 판단을 하기 어렵습니다.
몇 가지 조언을 드리자면:
- 충분한 시간을 두고 결정하세요. 저희처럼 몇 개월 머물러 보고 결정하는 것보다는 1년 정도는 임대로 살아보면서 실제 생활이 어떤지 경험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부동산 매입은 그 다음에 결정해도 늦지 않아요.
- 의료 시스템을 꼼꼼히 비교해 보세요. 노후에는 건강 문제가 가장 중요한데, 각 나라의 의료 시스템이 자신에게 어떤 혜택을 주는지 구체적으로 알아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 가족과의 관계를 고려하세요. 아무리 좋은 환경이라도 가족과 떨어져 있으면 외로움을 느낄 수밖에 없어요. 특히 손주들과의 관계는 나이 들어서 정말 소중한 것 같아요.
- 현실적인 생활비를 계산해 보세요. 표면적인 물가뿐만 아니라 실제 생활하면서 들어가는 모든 비용을 꼼꼼히 따져 보시기 바랍니다. 특히 주거비, 의료비, 교통비 등은 예상보다 많이 나올 수 있어요.
- 사회적 관계를 고려하세요. 새로운 곳에서 인간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더 어려워지는 것 같아요.
- 완벽한 선택은 없다는 것을 받아들이세요. 어떤 선택을 하든 장단점은 있기 마련입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과 가족에게 가장 적합한 선택이 무엇인지를 찾는 것이죠.
저희는 비록 경제적 손실을 보았지만 소중한 경험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이 얼마나 발전했는지도 확인할 수 있었고, 동시에 저희에게는 미국이 더 맞는다는 것도 알게 되었어요.
지금은 휴스턴에서 평온한 노후를 보내고 있습니다. 골프도 치고 교회 활동도 하고 손주들도 자주 보러 와서 행복합니다. 1년에 한두 번은 한국 여행도 계획하고 있어요. 이제는 관광객으로 가는 거죠.
혹시 저희와 비슷한 상황에 계신 분들이 있다면 성급한 결정보다는 충분한 준비와 검토를 통해 현명한 선택을 하시기를 바랍니다. 인생의 황혼기에는 무엇보다 평온하고 건강한 생활이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저희의 경험이 여러분께 작은 도움이라도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