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장례식에 해외여행 간 며느리…노년의 슬픈 선택과 가족 갈등 이야기

아내를 떠나보낸 슬픔과 며느리의 배신감

흐린 날 오전, 나는 아내가 세상을 떠났다는 전화를 받았다. 60년을 함께한 아내의 갑작스러운 부재에 머릿속이 하얗게 변했고, 가슴이 막히는 듯 숨쉬기조차 힘들었다. 겨우 정신을 차리고 아들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며느리 이야기는 들리지 않았다. 불안한 마음으로 아내가 쓰던 손수건을 쥐고 있자니, 어린 시절부터 서로 의지하며 살아온 아내와의 60년 세월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갔다.

며느리의 외면, 깊은 상처

아들이 병원에 도착했지만, 며느리는 해외여행 일정 때문에 올 수 없다고 했다. "어차피 사람들 많이 오잖아. 그러면 된 거 아니야? 나에겐 해외여행이 훨씬 중요해." 며느리의 차가운 목소리가 귓가에 맴돌았다. 60년을 함께한 아내의 마지막을 이렇게 가볍게 대하는 현실이 믿기지 않았다. 그날 밤, 병원 복도에서 혼자 앉아 아내와의 추억, 아들의 어린 모습, 그리고 며느리와의 첫 만남까지 떠올리며 깊은 상처를 느꼈다.

장례식장의 씁쓸함과 아들의 침묵

장례식 첫날, 많은 친척과 지인들이 아내를 기억하며 찾아왔지만, 며느리의 부재는 묘한 썰렁함을 자아냈다. 조문객들은 며느리에 대해 궁금해했고, 나는 "해외여행 갔다"는 짧은 대답만 할 수 있었다. 아들은 장례식장 구석에서 고개를 떨군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며느리를 두둔하는 아들의 모습에 답답함을 느꼈다.

소셜 미디어 속 며느리의 모습, 분노의 도화선

장례식 둘째 날, 작은 조카가 보여준 며느리의 소셜 미디어 사진은 충격 그 자체였다. 발리 해변에서 칵테일을 들고 웃고 있는 며느리의 모습과 "시어머니 장례식 아니었어?"라는 댓글에 "별로 안 친해서 상관없어요. 나도 내 인생 살아야죠."라고 답글을 단 며느리의 모습은 내 가슴을 찢어놓았다. 아들에게 사진을 보여주자, 아들은 며느리를 옹호하며 "원래 표현을 직설적으로 하는 편이라..."라고 말했다. 아들의 태도는 더 큰 상처로 다가왔다.

집을 팔기로 결심하다

며느리의 행동과 아들의 태도에 실망한 나는, 전직 변호사로서의 경험을 살려 집을 처분하기로 결심했다. 아내와의 추억이 깃든 집이었지만, 이제는 고통의 근원이 되어버린 것 같았다. 부동산 중개인에게 집을 시세보다 낮춰서라도 빨리 처분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고, 김 변호사 친구에게 법적인 문제점을 확인했다.

가족과의 갈등, 그리고 새로운 시작

며느리와 아들을 집으로 초대해 직접 갈비찜을 만들어 주며 이야기를 꺼냈다. "내일 너희 집에 사람들이 방문할 거야. 집을 사려는 사람들이지." 며느리는 분노했고, 아들은 당황했다. 며느리는 "시어머니 장례식 한번 안 갔다고 이렇게까지 하는 게 정당하다고요?"라며 소리쳤지만, 나는 단호하게 말했다. "네가 우리 아내를 그리고 우리 가족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미 알았으니까."

결국 집은 매각되었고, 아들과 며느리는 이혼하게 되었다. 아들은 원룸으로 이사했고, 며느리는 집을 나가 별거 중이었다. 아내를 떠나보낸 슬픔과 며느리에 대한 배신감, 그리고 아들에 대한 실망감으로 힘들었지만, 이제는 새로운 마음으로 살아가야 할 때였다. 아내의 사진을 보며 "너희 엄마가 지켜보고 있을 거야."라고 말하며 아들을 위로했다.

미래를 향한 다짐

아내를 잃은 슬픔과 며느리의 배신감으로 힘들었지만, 이제는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새로운 삶을 시작해야 한다. 아들이 새로운 인연을 만나 행복한 가정을 꾸릴 수 있도록, 그리고 나 또한 아내의 빈자리를 채우며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아내의 따뜻한 마음을 닮은 며느리를 만난다면, 그때는 다시 집을 사주며 든든한 뿌리가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