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감정정화, 당신은 어느 단계에 있나요?
거울 명상과 감정 정화 이야기
요즘 거울 명상을 꾸준히 하고 있는데, 이상하게도 나를 함부로 대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어. 고객들은 이유 없이 소리를 지르고 짜증을 내고, 남편은 지나간 일까지 들춰내며 나를 괴롭히지. 처음 겪는 일이라 마음이 너무 답답해.
거울 명상을 하면서 억눌렸던 감정들이 올라오는 걸 느꼈는데, 아직 완전히 인정하지 못해서 몸 밖으로 다 빠져나가지 못했나 봐. 그런데 왜 자꾸 나를 괴롭히는 사람들이 내 눈앞에 나타나는 걸까? 왜 남편도, 고객들도 나를 괴롭히는 걸까?
일주일 전에도 비슷한 내용의 이메일을 받았어. "엄마, 나 딸이에요. 죽을까 봐 너무 무서워요. 제발 살려주세요. 저도 사랑받고 싶어요." 이렇게 외치며 울고 토하고 아파했더니 몸살 기운도 오고 가슴도 시원해졌어. 그런데 나를 모르는 사람들까지 나에게 복수하고 화를 내는 경우가 자꾸 생겨서, 예전보다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게 너무 무서워. 직장에서도 어긋나고 약속도 취소되는 일이 자꾸 생겨 힘들어.
거울 명상하면서 울음이 터지거나 토하거나 트림을 하거나 몸살 기운이 생기는 건, 내 무의식에 쌓였던 감정들이 올라온다는 신호래. 그런데 왜 이렇게 쌓였던 감정들이 올라올 때마다 나를 괴롭히는 사람들이 나타나는 걸까?
내 감정이 무의식에 가라앉아 있으면, 나와 감정을 공유하는 다른 사람들의 감정도 함께 가라앉아 멈춰있어. 그런데 내가 거울 명상으로 그 감정들을 끌어올리면, 내 감정이 출렁이게 되고 그 감정과 공명하는 다른 사람들의 감정도 함께 출렁이게 되는 거야. 그러면 우리는 서로를 탓하게 돼. "저 사람 때문에 내가 짜증이 나", "저 사람 때문에 내가 화가 나" 하고 말이야.
왜냐하면 무의식에 억눌린 감정은 내가 내 감정인지 모르기 때문에, 그 감정을 쏟아낼 곳을 찾다가 상대에게 감정을 투사하게 되는 거야. 상대가 나에게 자극을 줘서 내 무의식에 억눌렸던 감정이 올라오게 된 건데, 정작 나는 그 원인이 나에게 있는 게 아니라 상대에게 있다고 착각하는 거지.
하지만 나는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거울 명상을 했어. 한 달 정도 꾸준히 했더니 점점 편해졌어. 예전에는 고객이 이유 없이 화를 내면 가슴이 벌렁거렸는데, 이제는 아무렇지도 않아. 예전 같으면 고객을 진정시키려고 변명이나 위로를 했을 텐데, 이제는 아무 말 없이 "저 사람이 짜증 났구나" 하고 편안하게 지켜봐. 그러면 고객은 화낸 일이 부끄러운 듯 머쓱해져서 가버리곤 해. 얼마 전에는 화내고 돌아갔던 고객이 다시 찾아와서 일이 잘 풀리기도 했어. 내가 이렇게 바뀔 수도 있구나 싶어서 너무 기뻤지. 내 마음이 평온해지니 가족들도 평온해지고, 편안한 날들이 이어지니 정말 좋아.
우리는 이 경험을 통해 감정의 네 가지 단계를 볼 수 있어.
- 감정 공유 단계: 서로 비슷한 감정을 가진 사람들끼리 만나게 되는 단계야. 부모와 자식이 만나고, 남녀가 사랑에 빠지는 것도 감정을 공유하기 때문이지. 어떤 직장에 가고, 어떤 사람들과 가까이 지낼지도 모두 감정의 공명에 따라 결정되는 거야. 흔히 '인연'이라고 말하는 것도 바로 이런 감정의 주파수 때문이지.
- 남 탓 단계: 서로 비슷한 감정 때문에 만나게 되었지만, 우리는 이 사실을 모르고 상대 탓을 하게 돼. "상대 때문에 내가 고통스러워", "상대가 나를 괴롭혀" 하고 말이야. 사실 상대는 나와 같은 감정을 가지고 나에게 끌려온 것뿐인데, 내 감정을 자극해서 억눌렸던 감정을 올라오게 도와준 역할만 한 건데도 말이야.
- 받아들이는 단계: 남 탓, 세상 탓, 현실 탓을 하다 보면 마음이 더 고통스러워져. 그러다 보면 내 마음속을 들여다보게 되고, "아, 내 마음속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구나. 내 무의식에 이런 감정이 있어서 내가 고통스러운 거구나" 하고 받아들이게 돼. 그러면 그 감정이 녹아서 사라지게 되지.
- 관찰자 단계: 감정과 무의식이 정화되면, 나는 내 마음속에서 올라오는 감정을 관찰자의 눈으로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게 돼. 상대가 나에게 짜증을 내거나 화를 내더라도, 그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보는 거지. 관찰자가 되기 전에는 감정에 따라 기분이 좋았다 나빴다 롤러코스터를 탔는데, 이제는 감정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된 거야.
여러분은 어떤 마음 상태로 살아가고 있나요? 아직도 남 탓하는 마음 상태인가요? 아니면 마음속을 들여다보는 단계에 있나요? 아니면 관찰자의 눈으로 내 마음을 바라보는 단계에 있나요?
인생이 힘들고 고통스럽게 느껴진다면, 지나간 세월을 돌아보세요. 30년 전이든, 10년 전이든, 어제든, 지금 이 순간이든 모두 내 마음속에서 반짝하고 떠올랐다가 사라지는 이미지일 뿐이야. 인생 전체를 살고 눈을 감는 순간에도, 내 인생은 내 마음속에서 반짝하고 떠올랐다가 사라지는 이미지들의 연속이었다는 것을 알게 될 거야.
왜 이렇게 반짝하고 떠올랐다가 사라질까? 빛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야. 비추어 만들어진 인생 영화의 이미지도 마찬가지지. 돌아가신 할아버지, 할머니의 삶도 자세히 보면 내 마음속에서 반짝하고 떠올랐다가 사라지는 순간적인 이미지였을 거야.
그런데 왜 우리는 현실이 이렇게 어마어마하게 크고 생생하게 느껴지는 걸까? 내가 내 몸을 벗어나서 객관적으로 바라볼 때는 내 몸도, 현실 전체도 아주 작은 이미지로 보이거든. 그런데 지금 이 순간에는 내 마음이 내 몸 안에 갇혀 있어서, 생각대로 현실을 바라보기 때문에 어마어마하게 증폭된 이미지로 보이는 거야.
결국 현실은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속 생각이 꾸며낸 가상현실, 홀로그램 같은 것이지. 우리는 기껏해야 100년 남짓한 시간 동안 이 홀로그램 세계 속에서 무의식에 엉켜 있는 감정들을 풀어내는 거야.
마지막 눈을 감는 순간, 나는 어떤 마음 상태로 세상을 떠날 수 있을까? 아직도 남을 탓하는 마음 상태일까? 아니면 내가 지어야 할 모든 짐을 지고, 용서해야 할 사람을 모두 용서하고, 받은 상처를 다 치유하고 평화로운 마음 상태로 세상을 떠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