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벨 눌렀는데 응답도 없어" 홍보 내용과 너무 다르다는 럭셔리 실버타운의 현실 | KBS 250725 방송
부산의 고급 실버타운, 꿈이 악몽이 되다
부산 기장군에 바다 바로 앞에 엄청난 규모의 실버타운이 생겼어. 실버타운뿐만 아니라 요양원, 의료센터까지 다 갖춰서 "여기가 바로 노인들의 천국!"이라며 유튜브에서도 엄청 홍보했지.
그런데 이 좋은 곳에 어렵게 입주한 김종숙 할머니가 "나 여기서 나가고 싶어요!"라며 1인 시위를 하고 있어.
꿈같은 홍보, 현실은?
할머니는 교직 생활을 마치고 편안한 노후를 보내려고 이곳에 입주했어. 그런데 두 달이 지나도록 짐도 제대로 풀지 못하고 임시방편으로 살고 있다고 해.
할머니가 이곳을 선택한 이유는 바로 '꿈같은 홍보' 때문이었어.
- 병원까지 단지 안에 뚝딱!: 보통 실버타운은 협력 병원이 있는데, 여기는 한방병원과 양의원이 단지 안에 생긴다고 했어.
- 롯데호텔급 서비스: 롯데호텔에서 제공하는 호텔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해서 기대가 컸지.
보증금만 6억 원이 넘는 비싼 금액이었지만, 유명 호텔 체인이 운영한다는 말에 망설이지 않았던 거야.
기대와 다른 현실
하지만 막상 입주해보니 현실은 달랐어.
- 식사는 엉망진창: 롯데호텔에서 운영한다면서 나오는 식사는 수준이 너무 낮았어. 단백질이나 고기 종류는 거의 없고, 매달 30끼 의무식인데 먹지 않아도 돈은 똑같이 내야 했지.
- 24시간 간호사? 뻥이었어: 24시간 간호사가 상주한다고 했는데, 이것도 지켜지지 않았어. 비상약도 제대로 구비되어 있지 않았고, 응급 상황에 전화해도 바로 오는 사람이 없었지.
- 병원도 아직 없어: 단지 안에 병원이 생긴다고 했는데, 병원이 들어설 자리는 텅 비어있었어.
생명의 위협까지
가장 충격적인 건 할머니가 쓰러졌을 때였어. 비상벨을 눌렀지만 30분 동안 아무도 오지 않았고, 겨우 정신을 차리고 관리실에 전화했지만 직원은 "비번인데 그냥 와서 모시고 왔다"며 할머니를 병원에 혼자 두고 가버렸어.
홈페이지에는 비상 상황 시 신속하게 대처하고 보호자에게 인계한다고 되어 있었지만, 현실은 정반대였던 거지.
계약 해지 요청, 하지만...
할머니는 홍보 내용과 다른 서비스에 실망해서 계약 해지를 요청했지만, "질병 등 불가피한 이유가 아니면 불가능하다"는 답변만 돌아왔어. 위약금을 물더라도 나가고 싶지만, 그것마저도 제대로 된 답변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야.
평생 모은 노후 자금으로 이곳에 들어왔지만, 가족도 없는 할머니에게 이곳은 든든한 안식처가 아닌 불안한 공간이 되어버렸어.
운영사의 입장
실버타운 운영사 담당자는 입주율이 낮으면 손해이기 때문에 계약 해지를 꺼린다고 말했어. 또한, 롯데호텔이 직접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운영 지원'만 하는 것이라고 해명했지. 병원 입점도 여러 가지 이유로 늦어지고 있다고 했어.
결국, 유명 호텔 이름을 내세운 고급 실버타운이 입소자들에게는 꿈이 아닌 악몽이 되어버린 안타까운 이야기였어.